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9년 만에 밟은 한국시리즈 무대서 아쉽게 준우승으로 물러난 삼성 라이온즈가 꿈의 선발진을 구축하고 다시 한번 대권에 도전할까.
소강상태에 들어간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최근 가장 많이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구단은 삼성이다. FA 최대어로 꼽힌 토종 선발투수 최원태(27), 키움 히어로즈에서 자유의 몸으로 풀린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 머신' 아리엘 후라도(28)와 가까이 연결되어 있다는 소문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현실로 이뤄지기만 한다면 삼성은 10개 구단 중 가장 강력한 선발진 구성을 기대할 수 있다.
삼성은 이미 실력이 검증된 외국인 투수 데니 레예스(28)와 '공동 다승왕'을 차지한 국내 최고 수준의 선발투수 원태인(24)이라는 강력한 원투펀치를 보유하고 있다. 올 시즌 처음으로 KBO리그 무대를 밟은 레예스는 26경기에 등판해 11승 4패 평균자책점 3.81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레예스는 플레이오프 2경기 2승 평균자책점 0.66, 한국시리즈에서는 1경기 1승, 7이닝 1실점(비자책) 완벽투를 펼치며 '빅게임 피처'의 면모도 뽐냈다. 지난달 25일 삼성은 레예스와 총액 120만 달러의 계약을 맺으며 외국인 투수 한 자리를 채웠다.

원태인은 최근 4시즌 연속 3점대 평균자책점(3.06-3.92-3.24-3.66)을 기록한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토종 에이스'다. 올해는 커리어 하이이자 리그에서 가장 많은 15승을 수확하며 '푸른 피의 에이스'로 삼성 선발진을 이끌었다.
삼성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리그 3위(4.49)의 경쟁력 있는 선발진을 앞세워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11승(6패 평균자책점 3.43)을 책임진 코너 시볼드가 부상으로 가을야구 무대에 나서지 못하는 악재를 맞았다. 사실상 레예스, 원태인 2명의 선발투수로 포스트시즌을 치러야 했던 삼성은 플레이오프까지는 버텨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KIA 타이거즈의 벽을 넘지 못했다.

스토브리그 삼성은 불펜 강화를 노렸지만, 매력적인 구원투수들은 일찌감치 계약을 마무리했다. FA 시장에 남은 자원 중에서 대권 도전을 노리는 삼성의 구미를 당기게 할 만한 선수는 사실상 최원태밖에 남지 않았다.
최원태는 FA 최대어로 주목받았으나 직전 연도 연봉의 200%에 보호선수 20명 외 선수 1명 또는 전년도 연봉의 300%를 보상해야 하는 'A등급' 족쇄에 발목이 묶여 생각보다 많은 팀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통산 17경기 2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1.16으로 가을야구에서 유독 약했다는 점도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한다. 그러나 아직 만 27세에 불과한 젊은 나이, 풀타임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하면 두 자릿수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선발 자원이라는 점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삼성이 최원태를 영입한다면 원태인-최원태로 이어지는 토종 원투펀치를 구성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최근 2시즌 가장 많은 퀄리티 스타트(43회)를 기록한 '이닝 이터' 후라도까지 합류한다면 리그 최강 선발진도 꿈꿀 수 있다. 후라도는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무른 키움에서 2023년 11승 8패 평균자책점 2.65, 2024년 10승 8패 평균자책점 3.36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외로운 에이스 역할을 했다. 2시즌 연속 180이닝 이상(183⅔이닝-190⅓이닝)을 소화했고, 퀄리티 스타트도 20회 이상(20회-23회) 기록하는 등 리그 최정상급의 이닝 소화 능력을 뽐냈다.

최원태와 후라도 모두 관건은 '몸값'이다. 최원태는 비슷한 커리어를 지닌 엄상백이 한화 이글스와 4년 총액 78억 원의 계약을 맺으면서 가이드라인이 생겼다. 올 시즌을 앞두고 키움과 총액 13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던 후라도는 보류권이 풀려 다른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는 있지만, 100만 달러의 연봉 상한액 제한을 받는다. 구단과 선수 양측이 접점을 찾아야만 최종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삼성이 최원태와 후라도를 모두 영입한다면 레예스-후라도-원태인-최원태 4선발까지 모두 10승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판타스틱4' 선발진을 구성할 수 있다. 여기에 올 시즌 가능성을 보여준 좌완 이승현과 황동재, 부활을 노리는 백정현 등이 기대만큼 활약을 보여준다면 리그 최고의 선발진도 바라볼 수 있다. 과연 삼성이 꿈의 선발진을 완성하고 2년 연속 대권 도전에 나설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뉴시스, 뉴스1,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