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결산①] '시민구단' 바라보는 김천상무의 올 한 해, '성적+관중' 잠재력 확인했다
입력 : 2024.12.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배웅기 기자= 올 한 해 김천상무는 역사에 길이 남을 시즌을 보냈다. 하나은행 K리그1 2024 3위(18승 9무 11패·승점 63)를 기록하며 상무 창단 이래 최고 성적을 거뒀다. 종전 기록은 김천의 전신 상주상무의 2020시즌 4위(13승 5무 9패·승점 44)다. 당시 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이 감축된 것을 감안하면 이번 시즌은 가히 '역대급'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천은 시즌 개막 전만 해도 강등 1순위 후보로 꼽혔다. 지난 시즌 극적인 승격을 이룬 것은 물론 군팀 특성상 핵심 자원들의 전역에 따른 과도기가 불가피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정정용 감독은 무려 17명의 전역자가 발생하는 것을 대비해 일·이병 선수를 과감히 기용해 전력화를 꾀했고, 시즌 막바지까지 우승 경쟁을 이어가며 '상무는 어차피 내려간다'는 편견을 타파했다.

정정용 감독을 비롯한 몇몇 선수는 개인적인 영예를 품에 안았다. 정정용 감독은 지난달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 K리그1 감독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박승욱·김봉수·이동경은 베스트일레븐 후보에 선정됐고, 이 중 박승욱과 이동경이 각각 센터백과 최전방 공격수 부문을 수상했다. 특히 박승욱과 김봉수는 올해 국가대표팀 최초 발탁이라는 영광을 누린 바 있다.


자연스레 성적과 관중 두 마리 토끼가 따라왔다. 김천은 K리그 300만 관중 시대에 평균 관중 3,445명을 유치했다. 단순 수치로만 보면 K리그1에서 가장 낮은 축에 속하지만 인구(135,685명·2024년 10월 기준) 대비로 따질 경우 무려 1위다. '대한민국 스포츠 중심도시'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열기를 불러일으켰다.

시민들 역시 김천의 전례 없는 스포츠 붐을 함께하며 삶의 질을 개선했다. 김천은 팬 밀착 마케팅을 통해 시민들로 하여금 '나의 팀', '고향팀'이라는 생각을 고취시키는가 하면 저출산 등 사회 문제를 반영한 티켓 정책으로 다양한 사회 구성원을 한데 모으기 위해 힘썼다. 시 소재 유치원, 장애인회관 등 협력기관들과 손을 잡은 사회공헌활동은 덤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이바지했다. 김천 관계자는 "2024시즌 전체 유료 관중 7.2%가 구미시민"이라고 귀띔했다. 김천이 시를 넘어 경북에서도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했음을 알 수 있는 방증이다.




이제 김천에 주어진 과제는 시민구단 창단이다. 김천과 국군체육부대의 연고 협약은 2025년을 끝으로 종료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정상 상무를 창단하는 연고지는 향후 프로구단을 만들어야 한다.

김천은 10일 구단 임직원 대상으로 2024년도 제2차 임시총회를 개최해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천시에 따르면 최순고 구단주 권한대행, 배낙호 대표이사, 최한동 김천시체육회장, 이재하 단장, 여영각 후원회장을 비롯한 대의원과 이사들이 참석해 '시민구단 전환의 확고한 기반 조성'을 주제로 의견을 개진했다. 이 자리에서는 2025년도 사업계획 및 예산안과 2024년도 제2차 추가경정 예산안에 대한 의결이 이뤄졌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김천의 '홀로서기'는 순탄치 않을 공산이 크다. 2011년 창단한 상주의 경우 2020년 당시 강영석 상주시장이 끝내 시민구단 창단을 포기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김천 입장에서는 광주FC, 충남아산FC 등 군경팀들이 시민구단으로서 성공적인 전환을 꾀한 사례를 교보재 삼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가 적지 않다. 어찌 보면 최고 성적을 거두고도 존폐 여부를 걱정해야 할지 모르는 실정이다. 결산 2편에서는 여느 때보다 뜨거웠던 축구 열기 속 이면에 도사리는 위기를 다룬다.


사진=김천상무프로축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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