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홈런 타자가 최소 5명? '성담장 철거' 나비효과...'소총부대→대포 군단' 변신 준비하는 롯데
입력 : 2024.12.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이대호(42) 은퇴 이후 아무도 20홈런 고지를 밟지 못하며 매년 팀 홈런 하위권에 머물렀던 롯데 자이언츠가 다음 시즌 '대포 군단'으로 변신할 수 있을까.

롯데는 최근 심각한 홈런 가뭄에 시달렸다. 2022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대호가 그해 때린 23홈런 이후 단 한 명의 20홈런 타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포스트 이대호'로 주목받던 한동희는 2021년 17홈런, 2022년 14홈런을 때려내며 잠재력을 만개하려는 듯했으나 2023시즌 부진을 겪으며 5홈런을 기록하는 데 그쳤고 올해 상무 입대를 결정했다.

과거 화끈한 공격이 팀컬러였던 롯데는 지난해 팀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타자가 전준우(17홈런), 유강남(10홈런)뿐일 정도로 어느 순간 소총부대로 변모했다.




하지만 올해 롯데의 타선 분위기가 바뀌었다. 유망주였던 고승민과 윤동희가 각각 14홈런씩을 때려내며 장타력에서도 잠재력을 드러냈다. 베테랑 전준우가 17홈런,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15홈런을 기록했고 시즌 초 트레이드로 합류한 손호영은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하고도 18홈런을 때려내는 등 폭발력을 보여줬다.




롯데는 과거 성민규 단장 체제에서 2022시즌을 앞두고 사직구장 펜스를 4.8m에서 6m까지 증축했다. 덕분에 투수들의 피홈런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지만, 롯데 타자들의 홈런 감소도 피할 수 없었다.

롯데는 이번 시즌 잠재력을 터트린 젊은 중장거리형 타자들의 성장을 돕기 위해 2022시즌을 앞두고 6m까지 증축했던 사직구장 펜스를 다시 원상 복구하는 결단을 내렸다. 올해 잠재력을 드러낸 유망주들의 성장과 과거 잠실구장을 사용하며 5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던 유강남이 풀타임 시즌을 치를 수 있다고 가정하면 '성담장'이 철거됐을 때 한 시즌에 20홈런 타자가 '최소 5명'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가능해진 것이다.



한 팀에서 20홈런 타자가 5명이 나온 건 2018시즌 KIA 타이거즈가 마지막이다. 당시 나지완 26홈런, 최형우 25홈런, 안치홍 23홈런, 로저 버나디나와 이범호가 20홈런씩을 때려내면서 5명의 20홈런 타자를 배출했다. 올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내며 '홈런 군단'으로 변신한 삼성은 구자욱, 김영웅, 이성규, 박병호가 20홈런 이상을 때려냈으나 강민호가 19홈런에 그치면서 20홈런 타자 5명 배출엔 실패했다.

올해 리그에서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21명으로 한 팀에 두 명꼴이다. 한 타자가 많은 홈런을 때려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올해 삼성을 보면 알 수 있듯 타선에 언제든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가 여럿 배치되어 있는 것만으로도 상대에게 큰 압박감을 줄 수 있다. 최근 장타력 가뭄으로 매년 리그 하위권을 맴돌았던 롯데가 '성담장 철거'를 통해 화끈한 홈런 군단으로 변모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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