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0년 만에 마주한 체력부담→나이 속일 수 없었던 '42세 끝판왕', 마무리 자리 지킬 수 있을까
입력 : 2024.12.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역시 세월 앞엔 장사 없었다. 그토록 무너지지 않았던 '끝판왕' 오승환(42)도 결국 나이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오승환은 누구나 인정하는 대한민국 역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이다. 2005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지명으로 삼성 라이온즈의 유니폼을 입은 오승환은 올해까지 한국에서만 통산 726경기 44승 33패 427세이브 19홀드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KBO에서 뛴 14시즌 동안 신인상, 6번의 구원왕 타이틀(역대 최다), KBO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47세이브), 리그 최초 400세이브, 역대 최고령 세이브(42세 12일)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로 수많은 기록을 쌓아 올렸다. 39세였던 2021시즌 44세이브를 올리며 구원왕을 차지했고 40세가 넘은 나이에도 리그의 젊고 유망한 마무리 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뿐만 아니다. 2014년 한신 타이거즈 시절 클라이맥스 시리즈 6경기에서 4세이브를 올리며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고, 일본시리즈까지 총 9경기 1홀드 4세이브 활약을 펼쳐 팀의 준우승에 공헌했다. 이후 2016년 미국 무대를 밟은 오승환은 2019년까지 빅리그 통산 232경기에서 16승 13패 42세이브 45홀드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했다.




하지만 오승환은 올해 초 삼성과의 재계약 과정에서부터 마찰을 빚었다. 2023시즌 30세이브를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구단으로선 오승환의 평균자책점과 피안타가 조금씩 늘어나는 등 나이로 인한 불안도 감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세부적인 계약 규모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결국 해를 넘긴 2024년 1월 16일, 2년 총액 22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올해 삼성이 우려하던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오승환은 올해 리그에서 가장 먼저 20세이브 고지를 밟고, 6월까지 1승 4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하며 전반기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날씨가 더워지는 7월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7월 9경기에서 1승 2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12.15, 8월에 7경기 1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0.50을 기록하며 급격한 내리막을 걸었다.

결국 마무리 자리를 김재윤에게 내주고 2군으로 내려가 재정비 시간을 가진 오승환은 1군 복귀 후에도 10경기(9이닝)에서 2패 2홀드 2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7.00으로 흔들렸다. 포스트시즌까지 구위 회복을 목표로 다시 2군으로 향했지만, 그는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시련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삼성이 지난 6일 영입한 FA 최원태의 보상선수 후보로 입방아에 오른 것이다. 이에 대한 팬들의 갑론을박이 거세지자, 삼성 구단은 오승환을 20인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하겠다는 입장을 대외적으로 밝히며 논란을 일축하기도 했다.

과거부터 몸 관리가 철저하기로 유명한 오승환이지만 세월의 흐름을 비껴갈 수는 없었다. 또한 삼성엔 '통산 180세이브' 김재윤이라는 또 다른 마무리 옵션도 있다. 김재윤은 이번 시즌 후반 오승환 대신 마무리로 출전한 경기에서 이전보다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계약 마지막 해를 앞두고 최악의 한 해를 보낸 오승환이 부활에 성공해 평생 지켜왔던 마무리 자리를 끝까지 차지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OSEN, 뉴스1,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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