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성미산로] 배웅기 기자= 5년 만에 친정팀 울산 HD로 돌아온 문정인(26)의 마음가짐은 비장했다.
울산 유소년팀 현대중(U-15), 현대고(U-18) 출신 문정인은 2017년 졸업 후 곧장 울산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에 발을 내디뎠다. 어린 시절 연령별 국가대표팀을 두루 거친 만큼 적지 않은 기대를 모았으나 적응기는 쉽지 않았다.
주어진 자리에서 맡은 바 최선을 다한 문정인은 상하이 상강(現 상하이 하이강)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를 통해 2년 만에 첫선을 보였다. 결과는 0-5 패배. 이 경기는 문정인이 울산 소속으로 치른 처음이자 마지막 경기가 됐다.
"울산 팬분들이 저를 그 경기로 기억하시더라고요."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문정인에게는 여전히 '아픈 손가락'이다.
이후 문정인은 서울 이랜드 FC로 이적하며 울산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문정인은 그때 당시를 "몸 상태가 가장 좋았던 때"라고 회상했지만 이적 후에도 좀처럼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결국 눈을 한 칸 더 낮춰 K3리그 FC목포로 임대 이적했고, 점차 출전 시간을 늘려가기 시작했다.
복귀 후 2023시즌 기점으로 반전 국면을 맞았다. 박충균 전 감독 체제하 주전으로 낙점된 문정인은 눈부신 반사 신경을 선보이며 '믿을맨' 역할을 톡톡히 했다. 공식전 27경기에 나서 수비진을 든든히 이끌었고, 서울 이랜드 팬들이 직접 선정해 시상하는 2023 SEFC 어워즈에서 MVP를 수상하며 빛났다.
하이라이트는 지난 시즌이었다. 베테랑 골키퍼 윤보상을 제치고 주전으로 발돋움한 문정인은 서울 이랜드의 승강 플레이오프(PO) 진출을 견인했다. 비록 전북현대에 아쉽게 패하며 승격은 좌절됐지만 27경기 28실점 10클린시트를 기록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고, 5년 만에 친정팀 울산으로 금의환향(錦衣還鄕)하게 됐다.
스포탈코리아는 서울 마포구 모처에서 울산 이적을 확정 지은 문정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다.
▲ 이하 문정인 일문일답.
- 한 시즌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지난 시즌 개막전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2024년은) 참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 전북과 승강 PO 결과에 아쉬움이 남을 것 같은데.
이렇게 인터뷰를 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서울 이랜드 팬분들께 꼭 승격을 선물해 드리겠다고 약속했었다. 지키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다. 특히 (전남드래곤즈와) PO 때는 큰 실수를 저질러 제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났다. 승강 PO에 진출하면서 어느 정도 희석된 부분이 있었지만 그런 걸 떠나서 무조건 승격할 것이고, 해야만 한다는 승부욕이 불타올랐다. 결과적으로 여전히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 서울 이랜드가 창단 이래 최고 성적을 거둔 데 지분이 적지 않다.
팀 내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모두 하고자 하는 의지로 가득했고, 저 역시 덕을 본 것 같다. 특히 베테랑의 유무가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다. 오스마르와 (김)오규 형이 경기장 안팎에서 선수들에게 큰 도움을 주셨다. 어린 선수들 또한 두각을 드러내면서 시너지를 발휘했고, 자연스레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
- 이제는 울산의 새로운 수문장이 됐다.
어릴 때부터 보고 자라온 팀이고, 언젠가 돌아와 이루고 싶은 꿈이 있었다. 꿈에 한 발짝 다가선 것 같아 기쁘면서도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 일각에서 이적을 오래 고민했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선수로서 이적할 때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울산에서 저의 어떠한 부분을 봤고, 함께 그려나가고자 하는 비전이 무엇인지 명확히 설명해 주셨다. 울산이라는 큰 구단에서 제안을 받아 정말 영광스럽고, (조)현우 형을 보고 많이 배우고 싶다.
서울 이랜드 팬분들께도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솔직히 떠나는 선수로서 마음이 쓰이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팬분들과 정이 많이 들었고, 수년간 보내주신 성원 잊지 못할 것 같다. 이제는 선수가 아닌 같은 팬의 입장에서 서울 이랜드를 기다리겠다.
- 울산은 학창 시절을 보낸 친정팀이다.
좋은 추억이 정말 많다. 아마 같이한 선수들은 들으면 알 텐데 '김천의 기적'이라고 현대고 시절 광양제철고(전남 U-18)에 0-3으로 뒤지다 후반에 내리 네 골 넣고 우승한 경기가 있다. 프로 콜업 때는 (이)상헌(강원FC)이와 올라왔다.
지금은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다. 코칭스태프진과 선수단 싹 다 바뀌었기 때문에 전지훈련 기간에는 팀에 적응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김판곤) 감독님이 원하시는 전술에 제가 해야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잘 파악해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다행히도 (서울 이랜드에서) 같이 온 (박)민서가 있고, 연령별 대표팀에서 같이한 (윤)종규와 (엄)원상이가 있다. 아는 선수가 있다는 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 조현우와 경쟁구도를 이루게 됐는데.
현우 형이 계시지만 저는 저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걸출한 선수가 있다고 해서 후순위 골키퍼에만 머무르라는 법은 없다. 오히려 팀에도 좋지 않은 생각이다. 순위를 규정하기보다 주어진 자리에서 맡은 바 최선을 다해 건강한 경쟁구도를 만들고 싶다.
-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를 앞두고 있다.
말로만 들어본 대회라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모두 모여 경기를 하는 만큼 인생에 가장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누가 봐도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모이는 자리기 때문에 보고 배운다는 생각으로 임할 것이다.
- 5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된 울산 팬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어느덧 20대 후반이 돼 돌아왔다. 많이 환영하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팬분들께서 골키퍼라는 포지션에 얼마나 큰 기대를 거는지 잘 알고 있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현우 형께도 많이 배우고, 감독님이 보내주시는 믿음에도 보답하겠다. 지켜봐 달라.
사진=울산 HD,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유소년팀 현대중(U-15), 현대고(U-18) 출신 문정인은 2017년 졸업 후 곧장 울산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에 발을 내디뎠다. 어린 시절 연령별 국가대표팀을 두루 거친 만큼 적지 않은 기대를 모았으나 적응기는 쉽지 않았다.
주어진 자리에서 맡은 바 최선을 다한 문정인은 상하이 상강(現 상하이 하이강)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를 통해 2년 만에 첫선을 보였다. 결과는 0-5 패배. 이 경기는 문정인이 울산 소속으로 치른 처음이자 마지막 경기가 됐다.
"울산 팬분들이 저를 그 경기로 기억하시더라고요."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문정인에게는 여전히 '아픈 손가락'이다.
이후 문정인은 서울 이랜드 FC로 이적하며 울산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문정인은 그때 당시를 "몸 상태가 가장 좋았던 때"라고 회상했지만 이적 후에도 좀처럼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결국 눈을 한 칸 더 낮춰 K3리그 FC목포로 임대 이적했고, 점차 출전 시간을 늘려가기 시작했다.
복귀 후 2023시즌 기점으로 반전 국면을 맞았다. 박충균 전 감독 체제하 주전으로 낙점된 문정인은 눈부신 반사 신경을 선보이며 '믿을맨' 역할을 톡톡히 했다. 공식전 27경기에 나서 수비진을 든든히 이끌었고, 서울 이랜드 팬들이 직접 선정해 시상하는 2023 SEFC 어워즈에서 MVP를 수상하며 빛났다.
하이라이트는 지난 시즌이었다. 베테랑 골키퍼 윤보상을 제치고 주전으로 발돋움한 문정인은 서울 이랜드의 승강 플레이오프(PO) 진출을 견인했다. 비록 전북현대에 아쉽게 패하며 승격은 좌절됐지만 27경기 28실점 10클린시트를 기록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고, 5년 만에 친정팀 울산으로 금의환향(錦衣還鄕)하게 됐다.
스포탈코리아는 서울 마포구 모처에서 울산 이적을 확정 지은 문정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다.
▲ 이하 문정인 일문일답.
- 한 시즌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지난 시즌 개막전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2024년은) 참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 전북과 승강 PO 결과에 아쉬움이 남을 것 같은데.
이렇게 인터뷰를 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서울 이랜드 팬분들께 꼭 승격을 선물해 드리겠다고 약속했었다. 지키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다. 특히 (전남드래곤즈와) PO 때는 큰 실수를 저질러 제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났다. 승강 PO에 진출하면서 어느 정도 희석된 부분이 있었지만 그런 걸 떠나서 무조건 승격할 것이고, 해야만 한다는 승부욕이 불타올랐다. 결과적으로 여전히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 서울 이랜드가 창단 이래 최고 성적을 거둔 데 지분이 적지 않다.
팀 내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모두 하고자 하는 의지로 가득했고, 저 역시 덕을 본 것 같다. 특히 베테랑의 유무가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다. 오스마르와 (김)오규 형이 경기장 안팎에서 선수들에게 큰 도움을 주셨다. 어린 선수들 또한 두각을 드러내면서 시너지를 발휘했고, 자연스레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
- 이제는 울산의 새로운 수문장이 됐다.
어릴 때부터 보고 자라온 팀이고, 언젠가 돌아와 이루고 싶은 꿈이 있었다. 꿈에 한 발짝 다가선 것 같아 기쁘면서도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 일각에서 이적을 오래 고민했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선수로서 이적할 때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울산에서 저의 어떠한 부분을 봤고, 함께 그려나가고자 하는 비전이 무엇인지 명확히 설명해 주셨다. 울산이라는 큰 구단에서 제안을 받아 정말 영광스럽고, (조)현우 형을 보고 많이 배우고 싶다.
서울 이랜드 팬분들께도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솔직히 떠나는 선수로서 마음이 쓰이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팬분들과 정이 많이 들었고, 수년간 보내주신 성원 잊지 못할 것 같다. 이제는 선수가 아닌 같은 팬의 입장에서 서울 이랜드를 기다리겠다.
- 울산은 학창 시절을 보낸 친정팀이다.
좋은 추억이 정말 많다. 아마 같이한 선수들은 들으면 알 텐데 '김천의 기적'이라고 현대고 시절 광양제철고(전남 U-18)에 0-3으로 뒤지다 후반에 내리 네 골 넣고 우승한 경기가 있다. 프로 콜업 때는 (이)상헌(강원FC)이와 올라왔다.
지금은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다. 코칭스태프진과 선수단 싹 다 바뀌었기 때문에 전지훈련 기간에는 팀에 적응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김판곤) 감독님이 원하시는 전술에 제가 해야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잘 파악해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다행히도 (서울 이랜드에서) 같이 온 (박)민서가 있고, 연령별 대표팀에서 같이한 (윤)종규와 (엄)원상이가 있다. 아는 선수가 있다는 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 조현우와 경쟁구도를 이루게 됐는데.
현우 형이 계시지만 저는 저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걸출한 선수가 있다고 해서 후순위 골키퍼에만 머무르라는 법은 없다. 오히려 팀에도 좋지 않은 생각이다. 순위를 규정하기보다 주어진 자리에서 맡은 바 최선을 다해 건강한 경쟁구도를 만들고 싶다.
-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를 앞두고 있다.
말로만 들어본 대회라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모두 모여 경기를 하는 만큼 인생에 가장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누가 봐도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모이는 자리기 때문에 보고 배운다는 생각으로 임할 것이다.
- 5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된 울산 팬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어느덧 20대 후반이 돼 돌아왔다. 많이 환영하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팬분들께서 골키퍼라는 포지션에 얼마나 큰 기대를 거는지 잘 알고 있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현우 형께도 많이 배우고, 감독님이 보내주시는 믿음에도 보답하겠다. 지켜봐 달라.
사진=울산 HD, 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