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수가' 육성선수 출신 신인에도 밀렸다...'FA 잔류→스캠 명단 제외' 하주석의 겨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입력 : 2025.03.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자유계약(FA) 시장에서 미아가 될 위기는 넘겼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주석(31)은 2025시즌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만 신구장 그라운드에서 뛸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한화는 지난 21일 2025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9명, 트레이닝코치 6명, 선수 45명 등 총 61명으로 꾸려진 이번 1차 캠프는 오는 25일부터 2월 19일까지 호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진행된다. 1차 캠프에서는 초반 훈련을 진행한 뒤 2월 14~16일 호주 국가대표 야구팀과 3연전으로 실전 대비에 돌입한다.

2월 21일부터 3월 3일까지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캠프를 진행한다. 일본 프로야구(NPB) 지바 롯데 마린즈 1군, 한신 타이거즈 2군과의 연습경기를 비롯해 국내 팀 등 총 7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모든 훈련을 마친 선수단은 3월 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계획이다.

다른 팀에 비해 큰 규모로 꾸려진 1차 캠프 명단에는 FA로 합류한 엄상백, 심우준을 비롯해 2025년 신인 투수 정우주, 권민규, 박부성, 포수 한지윤, 내야수 이승현, 외야수 이민재 등도 포함됐다. 하지만 FA 계약을 맺고 한화에 잔류한 하주석의 이름은 찾을 수 없었다.



신일고 시절 '제2의 이종범'이라 불리며 메이저리그 다수 구단의 관심을 받은 초대형 유격수 유망주였던 하주석은 2012 신인 드래프트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하주석은 상무에서 병역 의무를 해결하고 돌아온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1군서 주전 자리를 꿰찼다. 입단 당시의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2할 중후반의 타율과 10개 내외의 홈런, 두 자릿수 도루를 기대할 수 있는 준수한 유격수 자원으로 성장했다.

2021년 138경기 타율 0.272 10홈런 68타점 23도루 OPS 0.738을 기록하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하주석은 2022년 처음으로 연봉 2억 원(2억 90만 원)의 벽을 넘으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팀의 주장까지 맡았던 하주석은 그해 헬멧 투척 논란으로 1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어 2022시즌 종료 후에는 음주운전 적발로 70경기 출장정지 징계까지 받으며 추락을 거듭했다.

2023년 징계를 소화하고 1군에 복귀한 하주석은 25경기 타율 0.114(35타수 4안타)의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에는 4월 초까지 11경기서 타율 0.324(34타수 11안타)의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다 햄스트링 부상 악재를 만났다.


하주석이 부상으로 1군서 자리를 비운 사이 이도윤과 황영묵이 핵심 내야 자원으로 도약했다. 경쟁을 뚫지 못한 하주석은 결국 64경기 출전에 그치며 타율 0.292 1홈런 11타점 OPS 0.743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2024시즌 종료 후 생애 첫 FA 자격을 얻은 하주석은 과감하게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현실은 차가웠다. 한화는 일찌감치 KT 위즈에서 FA로 풀린 심우준을 4년 50억 원에 영입해 유격수 자리를 보강했다. B등급 FA에 최근 부진했던 성적, 음주운전 전력과 태도 논란 등 부정적인 꼬리표가 붙은 30대 유격수에게 선뜻 손을 내미는 구단은 없었다.

결국 FA 시장에서 갈 곳을 찾지 못하고 2025년을 맞은 하주석는 지난 8일 1년 총액 1억 1,000만 원(보장 9,000만 원, 옵션 2,000만 원)의 계약을 맺고 한화에 잔류했다. 지난해 연봉이 7,000만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FA 효과는 거의 보지 못하고 연봉 계약을 맺은 셈이 됐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한화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됐지만, 하주석은 여전히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내야수 10명이 포함된 1차 캠프 명단에 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핵심 선수인 채은성, 안치홍, 심우준, 노시환 4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6명의 자리는 이도윤, 김건, 권광민, 문현빈, 황영묵, 이승현이 차지했다.

내야수로 분류됐으나 사실상 외야수(겸 1루수)로 볼 수 있는 권광민, 주전 유격수로 활약한 이도윤, 신인왕 투표 2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킨 황영묵, 팀 내 핵심 유망주인 문현빈은 지난해 1군서 존재감을 발휘했던 선수들이다.


결국 하주석은 지난해 1군 출전 기록이 없는 김건, 2025 육성선수로 한화에 입단한 신인 이승현에게도 밀려 1군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이 그리는 올 시즌 한화 내야진에는 아직 하주석의 자리가 없다고 미뤄 짐작할 수 있다.

한때 당연하게 느껴졌던 '한화 주전 유격수'의 자리는 더 이상 하주석의 것이 아니다. 이제는 백업 자리마저 장담할 수 없다. 원클럽맨으로 프로 14년 차를 맞는 하주석은 추운 겨울을 지나 험난한 경쟁을 뚫고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를 찾은 팬들 앞에서 멋진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까.


사진=OSEN, 뉴시스,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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