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가' 천하의 오타니 연봉이 '먹튀' 은퇴 선수 '4분의 1' 수준이라니...도대체 왜?
입력 : 2025.03.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메이저리그(MLB) 현역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의 연봉이 4년 전 은퇴한 선수의 연봉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놀랍게도 사실이다. 오타니 연봉의 4배 이상을 받는 은퇴 선수는 홈런왕에서 MLB 최악의 먹튀로 추락한 크리스 데이비스(39)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은퇴했는데 오타니 연봉 4배인 14억 엔(약 135억 원) 충격...51세까지 계속 지급하는 꼼수'라는 제목을 통해 데이비스의 '디퍼(연봉 일부를 추후 지불)' 계약을 조명했다.

매체는 "MLB 최정상에 위치한 오타니의 올해 연봉은 200만 달러(약 29억 원)다. 그러나 이미 은퇴한 전직 빅리거들에게 추후 지불 계약으로 오타니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 지급된다는 사실이 알려져 다시 한번 충격을 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풀카운트'는 "미국 '야후 스포츠(Yahoo Sports)'의 SNS는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사실이다. 오타니는 올 시즌 일부 은퇴 선수들과 동등한 연봉을 추후 지불로 받고 있다'는 게시물을 올리며 6명의 은퇴 선수의 이름과 수령 금액을 오타니와 함께 나열했다"라고 전했다.


'야후 스포츠'가 올린 '주목할 만한 2025 MLB 급여'라는 순위표에서 오타니는 3위에 올랐다. 그보다 높은 순위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은퇴한 크리스 데이비스가 916만 달러(약 132억 원)로 1위, 보스턴 레드삭스 원클럽맨으로 선수 생활을 마친 더스틴 페드로이아가 250만 달러(약 36억 원)로 2위를 차지했다. 오타니가 올해 연봉 200만 달러는 데이비스가 받는 916만 달러의 약 22% 정도에 불과하다.

MLB 통산 555홈런을 기록한 매니 라미레즈가 오타니와 같은 200만 달러로 공동 3위에 올랐고, 2011년 내셔널리그(NL) MVP 출신 라이언 브론이 180만 달러(약 26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24년 전인 2001년 은퇴한 바비 보니야가 159만 달러(약 23억 원)로 6위, 2018년을 끝으로 은퇴한 맷 할러데이가 150만 달러(약 22억 원)로 7위를 차지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역시 데이비스다. 2006년 MLB 신인 드래프트서 5라운드 148순위로 텍사스 레인저스의 지명을 받은 데이비스는 2008년 데뷔 첫해 80경기서 타율 0.285 17홈런 55타점 OPS 0.880을 기록하며 차세대 거포로 주목받았다.

2년 차인 2009년 113경기서 21홈런을 터뜨렸으나 타율 0.238, 삼진 150개로 컨택 능력과 선구안에 문제점을 드러낸 데이비스는 2010년 45경기 타율 0.192 1홈런 4타점으로 바닥을 찍었다. 이후 2011년 볼티모어로 트레이드된 데이비스는 부활에 성공하며 리그 최고의 거포로 우뚝 섰다.

2012년 처음으로 30홈런 고지(33홈런)를 밟은 데이비스는 2013년 160경기 타율 0.286 53홈런 138타점 OPS 1.004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AL 홈런왕, 올스타, 실버슬러거를 휩쓸었고 MVP 투표에서도 3위에 오르는 등 그야말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2014년 홈런 수는 반토막(26홈런)이 나고 타율은 1할대(0.196)에 머무는 등 최악의 부진을 겪은 데이비스는 2015년 타율 0.262 47홈런 117타점 OPS 0.923의 성적을 거두며 곧바로 반등했다. 볼티모어는 데이베스의 '바닥'이 아닌 '고점'에 기대를 걸고 2016년 1월 7년 1억 6,100만 달러(약 2,322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안겼다.

결과적으로 이 계약을 맺은 데이비스는 MLB 역사에 남을 최악의 '먹튀'가 되고 말았다. 2016년 38홈런 84타점을 기록했으나 타율이 0.221로 추락한 데이비스는 2017년 타율 0.215 26홈런 61타점으로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3년 연속 1할대 타율(0.168-0.179-0.115)의 수모를 겪었고 홈런 수마저 급감했다(16-12-0).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데이비스는 결국 통산 1,417경기 타율 0.233 295홈런 780타점 OPS 0.774의 성적을 남기고 2021년 8월 은퇴를 선언했다.


데이비스는 2016년 7년짜리 장기 계약을 맺을 당시 2023년부터 20 37년까지 15년 동안 4,200만 달러의 금액을 나눠서 지급받는 '디퍼' 조항을 포함했다. 여기에 2022년 연봉 2,300만 달러 중 1,700만 달러를 지급을 연기해 총 5,900만 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은퇴 후에 받는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916만 달러, 2026년부터 2032년까지 350만 달러(약 51억 원), 2033년부터 2037년까지는 140만 달러(약 20억 원)를 매년 수령한다. 데이비스가 51세가 될 때까지 이어지는 역대급 '악성 계약'은 아직도 12년이나 남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야후 스포츠(Yahoo Sports) 공식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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