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텐 하흐는 몇 달 내로 잘릴 것이다."
'독설가' 로이 킨(53)이 에릭 텐 하흐(54)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경질을 확신했다.
텐 하흐 감독은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맨유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조 꼴찌로 탈락했고, 프리미어리그 8위에 그치고 있다. 특히 UCL에선 코펜하겐과 갈라타사라이라는 한 수 아래 팀을 상대로 덜미를 잡혔기에 더욱 충격이 크다.
여기에 팀 분위기도 좋지 않다. 제이든 산초는 공개적으로 텐 하흐 감독에게 반기를 든 뒤 1군에서 제외됐고, 라커룸이 분열됐다는 소식도 꾸준히 들려온다. 물론 텐 하흐 감독은 모두 부인 중이지만, 맨유 전설 앤디 콜은 선수단 내에 '두더지'가 있는 게 틀림없다며 분노했다.
이적시장에서 돈을 아낀 것도 아니다. 맨유는 텐 하흐 감독이 원하는 젊은 공격수 라스무스 회이룬을 비롯해 아약스 시절 함께했던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 메이슨 마운트, 소피앙 암라바트 등을 데려왔다. 회이룬과 오나나, 마운트 3명에게 쓴 돈만 3000억 원에 가깝다.
이미 1년 전 받던 박수갈채는 사라진 지 오래다. 텐 하흐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3위, 리그컵 우승을 기록하며 맨유를 재건할 적임자로 기대받았다. 드디어 알렉스 퍼거슨 경의 후계자를 찾았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그러나 2년 차에는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맨유. 이미 현지에서는 텐 하흐 감독의 시간이 곧 끝날 것이란 예상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짐 랫클리프 경이 맨유 지분을 일부 인수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는 지난달 맨유 구단 지분 25%를 인수하면서 구단 경영권을 갖게 됐다. 프리미어리그 승인이 끝나는 대로 데이브 브레일스포드 스포츠 디렉터가 텐 하흐 감독을 내칠 것이란 보도도 여럿 나왔다.
맨유에서 맹활약했던 킨도 같은 생각이었다. 맨유는 9일(한국시간)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랜드 FA컵 64강에서 3부리그 위건을 2-0으로 꺾고 32강에 올랐다. 디오구 달롯과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득점을 올렸다.
텐 하흐 감독은 승리 후 "랫클리프 경의 인수는 영감을 준다. 모두 낙관적이고, 할 일이 많다. 우린 많은 좌절을 겪었고, 여름에 좋은 방향으로 나아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여정이고 프로젝트다.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우리는 계속 살아남아서 반격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킨은 텐 하흐 감독의 발언에 콧방귀를 꼈다. 그는 'ITV'를 통해 "텐 하흐가 팀에 도입하려는 DNA가 있냐고? 아니, 그렇지 않다. 그게 바로 맨유의 문제"라며 "텐 하흐가 프로젝트를 언급했다. 이는 아마도 그가 앞으로 몇 달 안에 경질될 것이라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킨은 "프로젝트라는 말이 무섭다. 그 프로젝트는 오늘 밤 맨유에서 볼 수 없었고, 지난 몇 달 동안에도 볼 수 없었다. 다시 말하지만, 맨유는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다음 상대도 쉬운 대진이지만, 더 나은 수준의 경기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오늘 밤 만든 기회를 생각하면, 사람들은 언제나 더 많은 걸 원한다"라고 강조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