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되더라도 부딪힐 것” 방황 끝낸 17승 에이스, 선발 경쟁 선언…5년 만에 국대 영광 재현하나
입력 : 2024.01.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두산 이영하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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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후광 기자] 17승을 거둔 뒤 방황에 방황을 거듭하던 이영하(27·두산)가 2024시즌 선발 로테이션 복귀를 노린다. 두산 선발진은 이미 3선발이 확정됐고, 4, 5선발에 도전하는 경쟁자들이 즐비하지만 “안 되더라도 부딪혀보겠다”라는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지난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선린인터넷고를 졸업하고 두산 베어스 1차 지명된 이영하는 2018년 데뷔 첫 10승을 거쳐 2019년 29경기 17승 4패 평균자책점 3.64로 전성기를 맞이했다. 당시 통합우승의 기쁨과 함께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승선하며 향후 한국야구를 이끌 우완 에이스로 큰 주목을 받았다. 

개인적으로도 경사가 많았다. 장기 대기에 따른 소집 면제 판정(4급 보충역)을 받아 병역 의무를 뜻하지 않게 해결한 그는 2020년 1월 결혼에 골인하며 가정을 꾸리는 축복까지 누렸다. 그야말로 야구인생의 꽃길이 열린 시기였다. 

그러나 이영하를 기다린 건 꽃길이 아닌 가시밭길이었다. 2020년부터 3년 동안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방황을 거듭했고, 홍건희와 함께 가을 필승조로 잠시 이름을 날리기도 했지만 2021년 스프링캠프 도중 학교폭력 미투 사태에 연루되며 야구에 전념하지 못했다. 

이영하는 결국 학교폭력 재판에 휘말리며 2023년 스프링캠프를 소화하지 못했다. 그러나 기나긴 법정 공방 끝 무죄 판결을 받았고, 작년 6월 1군에 복귀해 불펜진에서 롱릴리프, 추격조, 필승조 등 보직을 가리지 않는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재판 중에도 착실히 개인훈련을 진행한 덕분에 즉시 두산 불펜진에 합류할 수 있었다.

두산 이영하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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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방황을 끝낸 이영하는 2024시즌 선발 복귀라는 원대한 목표를 내걸었다. 그는 최근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보직은 감독님, 코치님이 정해주시지만 개인적으로 캠프 끝나고 시범경기를 할 때까지 무조건 선발투수를 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할 것이다. 경쟁해보고 안 되면 어쩔 수 없다. 안 되더라도 한 번 부딪혀보고 싶다”라는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두산 선발 로테이션은 현재 라울 알칸타라-브랜든 와델 원투펀치에 토종 에이스 곽빈까지 3명은 자리를 잡은 상황. 이들의 뒤를 이어 최승용, 최원준, 김동주, 박신지, 김민규, 이원재, 김유성 등의 경쟁 구도가 예상되는데 여기에 이영하가 전격 합류를 선언했다. 이영하의 마지막 선발 등판 경기는 2022년 8월 13일 잠실 SSG전(3이닝 5실점 패전)이다. 

두산 이영하 / OSEN DB

이영하는 이를 위해 바쁘고 힘든 오프시즌을 자청했다. 2023시즌와 종료와 함께 선린인터넷고 선배 이재영이 운영하는 야구 아카데미로 향해 개인 훈련을 실시했고, 지난 3일 같은 에이전시 소속 김범수(한화)와 함께 일본 미야자키로 출국, 현재 요미우리 자이언츠 미니캠프에 참가 중이다. 이영하는 미야자키 훈련이 끝난 뒤 이틀의 휴식을 거쳐 스프링캠프 선발대로 호주 시드니로 향할 계획이다. 

공교롭게도 이영하가 부활을 외친 2024년은 그가 전성기를 열었던 프리미어12가 다시 열리는 해다. 5년 전과 달리 대표팀에 젊고 유망한 우완투수들이 많아졌지만 한때 17승을 거뒀던 이영하가 경쟁력을 발휘한다면 연령대가 확 어려진 대표팀 마운드에 경험을 더할 수 있다. 이영하도 어느덧 1군 통산 223경기에 출전한 프로 9년차 선수가 됐다. 

이영하는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공을 던질 때 ‘괜히 일본에 간 게 아니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다. 다들 이런 생각을 하시게끔 열심히 던지겠다”라고 17승 에이스의 부활을 기대케 했다. 

/backlight@osen.co.kr

두산 이영하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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