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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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은 고우석. /사진=리코스포츠에이전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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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 /사진=리코스포츠에이전시 제공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을 고우석(26)의 등 뒤엔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내내 달고 뛰었던 19번이 아닌 21번이 새겨진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10일(한국시간) 2024시즌 선수들의 등번호를 공개했다. 고우석은 21번이 마킹된 유니폼을 입게 됐다.
고우석은 19번에 대한 애착을 나타냈지만 그의 바람은 이뤄지지 못했다. 고우석에게만 가혹한 일은 아니다. 샌디에이고에서 더 이상 19번을 달고 뛸 수 있는 선수는 없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전설적 타자 토니 그윈의 번호로 영구 결번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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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윈은 통산 타율 0.338에 3141안타 135홈런 1138타점 1383득점 출루율 0.388, 장타율 0.459, OPS(출루율+장타율) 0.847을 기록했다. 무려 15년 연속 규정 타석 3할 타자로 활약할 만큼 교타자였다. 현역 시절 내내 20년 동안 샌디에이고에서만 뛰며 '미스터 파드리스'라는 애칭으로 불린 그는 1994년 타율 0.394로 현대 야구에서 가장 4할에 근접했던 MLB 타자로 꼽힌다. 타격왕도 무려 8차례나 차지했다.
샌디에이고의 홈구장 펫코 파크를 지나는 도로의 이름은 '토니 그윈 드라이브'로 그가 샌디에이고에서 지니는 상징성이 얼마나 큰지 잘 알려주는 대목이다. 구장 앞엔 그의 동상도 세워져 있다. 후두암으로 고생하다가 2014년 향년 54세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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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시절 19번을 달고 뛰었던 고우석(오른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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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은 대표팀에서도 19번을 달고 뛰었다. |
2017년 LG 트윈스의 1차 지명을 받은 뒤부터 19번을 달고 뛴 고우석은 KBO리그에서 보낸 7시즌 동안 모두 이 번호만 사용했다. 2022년 42세이브로 구원왕에 오를 때도, 2023년 우승 감격을 누렸을 때도 모두 이 번호였다.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이 번호를 달고 뛰어 한국의 대회 4연패를 이끌었고 지난해 3월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게 양보를 받을 만큼 애착이 큰 번호였다.
고우석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절친한 친구이자 이젠 처남-매제 관계가 된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함께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언했다.
이정후가 먼저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1489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데뷔 시즌부터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리그를 정복한 통산 타율(0.340) 1위 이정후이기에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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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이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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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왼쪽)와 고우석. /사진=박찬호 SNS 갈무리 |
그러나 고우석은 다소 상황이 달랐다. 한국을 대표하는 클로저임은 분명하지만 직전 시즌 부상과 부진 등이 겹치며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ERA) 3.68로 아쉬움을 남겼기 때문이다. 이정후와 달리 미리 빅리그 진출을 공언한 것도 아니었기에 MLB 팀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불 같은 강속구를 뿌리는 고우석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존해했고 김하성의 소속팀인 샌디에이고가 2+1년 계약에 고우석을 영입했다. 2년 450만 달러 보장에 3년 차엔 상호 동의(뮤추얼) 옵션을 발동하면 300만 달러 연봉을 더 받는 조건이다.
현지에서도 기대감이 부풀고 있는 가운데 김하성의 도움으로 한층 더 빠르게 빅리그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따른다.
지난해 맹활약하며 내셔널리그(NL)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가 된 김하성은 올 시즌에도 7번을 달고 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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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 공식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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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도 7번을 달고 활약할 김하.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 공식 SNS |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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