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거란전쟁' 측, 탄생 비화 전격 공개..원작자 비판·역사왜곡 이중고 정면 돌파 [종합]
입력 : 2024.01.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장우영 기자] ‘고려거란전쟁’ 측이 쏟아지는 비판에 탄생기를 공개하며 진화에 나섰다. ‘고려거란전쟁’ 탄생기로 급한 불을 끄고 귀주대첩까지의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까.

공영방송 50주년 특별 기획 KBS2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 김한솔 서용수, 제작 몬스터유니온, 비브스튜디오스)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김동준)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최고 시청률 10.2%(15회)를 기록하고, 2023 KBS 연기대상에서도 대상(최수종)을 포함한 7관왕에 오르며 대하 드라마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전개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양규(지승현), 김숙흥(주연우)이 전사한 애전 전투로 뭉클하고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지만 이후 현종의 호족 혁파 과정에서 역사 고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과 원작자 길승수 작가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지난 20일 방송된 19회는 시청률 7.9%로 추락하기도 했다. 20회 방송에서 10.1%를 나타내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이에 ‘고려거란전쟁’ 측은 탄생기를 되짚어 보며 오해를 풀고자 나섰다. ‘고려거란전쟁’ 측에 따르면 2020년 하반기 대하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던 전우성 감독의 기획에서 시작됐고, 시청자들이 즐길 수 있으면서도 당대에 유효한 시사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야기를 찾던 중 11세기 초 고려와 거란과의 전쟁 시기에 주목했다. 당시 고려는 최대 패권국이던 거란을 꺾고 동아시아 전역에 200년간 평화와 번영의 시기를 열어냈기에 전우성 감독은 고려 황제 현종과 귀주대첩 영웅 강감찬을 중심으로 거란과 전쟁 10년 간의 이야기를 극화하기로 하고 기획을 시작했다.

전우성 감독은 “현종의 즉위부터 10년간은 전쟁과 정변이 연달아 벌어진 격변의 시기였다. 승리와 성취의 시기이기도 하지만 그 속에 살아야 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삶은 고달펐을 것”이라며 “주인공은 황제이고 장군이라 그를 본격적으로 담아내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백성의 입장에서 전쟁과 정변은 어떤 것이었을지를 빠뜨리지 않고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종을 주인공으로 한 거란과 10년 전쟁을 드라마화하겠다는 간략한 기획안을 작성한 뒤 본격 개발에 착수, 이후 자료 검색 중 길승수 작가의 소설 ‘고려거란전기’를 검토하게 됐다고. 이후 2022년 상반기 판권 획득 및 자문 계약을 맺고 이후 전 감독은 제작 과정에서 드라마에 등장하는 전쟁 씬 및 전투 장면의 디테일을 소설 ‘고려거란전기’에서 참조했다.

1회부터 지금까지 소설과 전혀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이게 된 이유는 이정우 작가가 ‘고려거란전쟁’에 본격적으로 합류한 뒤 자신이 생각한 이야기의 방향성과는 맞지 않다고 판단했고, 전우성 감독 역시 이 의견에 공감해서였다. 전우성 감독은 드라마 자문 경험이 풍부한 조경란 박사를 중심으로 자문팀을 새로 꾸렸고, 이정우 작가는 1회부터 스토리 라인 및 씬별 디테일을 촘촘하게 자문팀의 의견을 수렴해 대본을 집필 중이다.

특히 역사서에 남아 있는 기록들이 조선시대보다 현저히 적은 고려 시대를 드라마로 만들기 위해서는 주요 사건들의 틈새를 이어줄 이야기가 필요했고, 특히 드라마의 경우 고유한 영역을 갖고 있는 또 다른 창작물이기에 제작진은 역사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보다 상황을 극대화하고 감동을 끌어낼 수 있는 ‘고려거란전쟁’만의 스토리를 구현하고 있다.

‘고려거란전쟁’은 최근 원작 스토리를 요구하는 시청자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한 상태다. 일부 시청자들은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원작 스토리로 가기를 청원합니다’라는 글을 통해 의견을 밝혔다. 글쓴이는 “원작 작가와 계약본 이후로 스토리가 엉망이다. 정말 오랜만에 나온 정통 대하사극인데 양규 장군 전사와 함께 드라마도 무덤 가고 있다. 요즘은 2000년대 초반 퀄리티다. 넷플릭스까지 올라와서 전 세계가 다 볼 텐데 너무나 창피하다”며 “대한민국 사극의 체면을 위해서라도 원작 작가님과 계약 추가해서 종방까지 가길 바란다. 원작 작가가 계약본 이후 스토리 전개도 적어놨는데 현종의 낙마신 따위는 없더라”고 주장했다.

시청자 청원과 원작자 비판이라는 벽에 부딪힌 ‘고려거란전쟁’ 측은 드라마의 탄생기와 하께 1화부터 원작과 다를 수밖에 없던 이유를 밝히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해명이 성난 시청자들을 설득하고 납득시킬 수 있을까.

‘고려거란전쟁’ 제작진은 “고려의 황제 현종이 그의 정치 스승 강감찬과 고려를 하나로 모으기 위해 어떤 리더십을 펼쳐나갈지 기대해 달라. 또한 귀주대첩이 발발하기까지의 고려와 거란의 외교정책과 이를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의 갈등과 대립까지 다채로운 스토리로 찾아뵐 테니 많은 기대와 응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공영방송 50주년 특별 기획 KBS2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은 매주 토, 일 밤 9시 25분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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