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한용섭 기자]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의 ‘괴물 투수’ 사사키 로키(22)는 비시즌 미운 털이 제대로 박힌 ‘금쪽이’가 됐다.
사사키는 지난해 12월 갑작스런 메이저리그 포스팅 신청을 요구하면서 구단과 불편한 관계가 됐다. 이후 대부분 일본 선수들이 12월말까지 연봉 계약을 하는데, 사사키는 해를 넘겼고 1월말까지 유이한 미계약 선수로 남아 있었다. 춘계 캠프 출발에 앞서 뒤늦게 연봉 계약을 하고, 팀 훈련에 참가했다. 요시이 마사토 지바롯데 감독은 사사키 관리에 들어갔다.
12월초 포스팅 마감 시간을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서 사사키는 갑자기 포스팅을 요구했다. 지바 롯데 구단은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다. 사사키는 입단 후 구단의 애지중지 관리를 받아왔고, 잔부상으로 아직 한 번도 풀타임 시즌을 뛰지 못했다.
무엇보다 25세 미만의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 국제아마추어 계약 규정에 따라 거액의 계약을 할 수 없다. 지바 롯데 구단에 이득을 볼 것이 하나도 없다. 요시이 마사토 감독도 “나라면 구단에 조금 더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사사키는 12월말까지 연봉 계약을 하지 않았다. 입단 후 처음이었다. 춘계 캠프 출발을 일주일 앞두고도 연봉 미계약인 상태가 되자, 일본 언론은 사상 초유의 ‘자비 훈련’도 거론했다. 165km 파이어볼러로 인기가 많았던 사사키를 향해 여론은 안 좋았다. 사사키가 일본프로야구선수회에서 탈퇴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져 비난 여론이 거셌다.
사사키는 결국 지난달 26일 연봉 8000만엔에 계약했다. 지난해와 같은 금액이다. 사사키는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연봉 협상, 메이저리그 진출 등에 답하며 춘계 캠프는 정상적으로 시작한다.
스포니치 아넥스에 따르면, 요시이 감독은 지난달 30일 지바 롯데의 춘계 캠프지 오키나와 이시가키섬으로 들어갔다. 요시이 감독은 일본 취재진에게 사사키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27일 사사키의 기자회견에서 요시이 감독은 함께 사진 촬영을 했는데, 특별한 대화는 하지 않고 ‘힘내자’라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요시이 감독은 “춘계 캠프에서 사사키의 조정은 어느 정도 선수 본인에게 맡길 것이다”고 했다. 이어 “사사키는 5년째다. 지난해 잘 던졌기에 조정은 어느 정도 맡기려고 한다. 시즌 개막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나에게 조언을 구하면 얘기해주겠다”고 말했다.
요시이 감독은 사사키에 대해 “선발 로테이션 투수는 1주일에 1번, 건강한 모습으로 마운드에 올라 경기의 절반 이상을 던져 주면 말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사사키는 고교 3학년 때 최고 163km 강속구를 던지며 큰 주목을 받았다. 2019년 드래프트에서 4개 팀의 1순위 지명을 받아 추첨으로 지바 롯데에 입단했다.
지바 롯데는 사사키를 특별 관리했다. 2020년 입단 첫 해에는 1군과 2군에서 단 1경기도 등판하지 않고 1년 동안 몸을 만드는 트레이닝만 했다.
2021년 1군에 데뷔했다. 1군 첫 해부터 투구수 제한, 이닝 제한으로 관리가 계속됐다. 2021년 11경기(63⅓이닝)에 등판해 3승 2패 평균자책점 2.27을 기록했다.
사사키는 2022년에는 20경기(129⅓이닝)에 등판해 9승 4패 평균자책점 2.02, 탈삼진 173개를 기록했다.
특히 2022년 4월 10일 오릭스 버팔로스 상대로 9이닝 19탈삼진 무실점으로 일본 최연소(20세5개월) 퍼펙트 게임을 달성했다. 19탈삼진은 일본 신기록, 세계 최초로 13타자 연속 탈삼진 기록까지 세웠다.
사사키는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일본 대표팀으로 선발돼 최고 101.9마일(164.0km), 평균 100.5마일(161.7km) 강속구로 메이저리그 구단들에 어필했다. 지난해 4월 28일 오릭스전에선 최고 구속 165km를 찍었다. 오타니 쇼헤이가 2016년 니혼햄 시절 기록한 일본 최고 구속 타이 기록을 세웠다.
사사키는 지난해 7승 4패 평균자책점 1.78를 기록했다. 하지만 손가락 물집, 옆구리 근육 부상 등으로 15경기(91이닝) 등판에 그쳤다. 1군 데뷔 후 3년간 규정 이닝을 한 번도 채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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