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기장, 조형래 기자] ‘마법의 땅’ 기장에서 ‘강철매직’ 3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 위즈는 1일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 야구장에서 2024시즌을 위한 스프링캠프에 돌입했다. 이강철 감독을 필두로 한 코칭스태프 10명과 선수단 44명 등 총 54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2웗1일부터 22일까지 3일 훈련-1일 휴식 일정으로 진행된다.
기장은 KT와 이강철 감독에게는 약속의 땅이자 마법의 땅이었다. 코로나19 시국에서 해외 캠프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KT는 기장-현대차 드림볼파크를 스프링캠프 훈련장으로 점찍었다. 인근의 5성급 호텔에서 숙박하면서 온화한 기후 속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렀다. 코로나19 시국에서도 KT는 만족스러운 캠프를 보냈고 이는 창단 첫 통합우승이라는 쾌거로 이어졌다. 이후 KT는 매년 포스트시즌에 오르고 우승까지 노릴 수 있는 탄탄한 팀으로 거듭났다.
2022년까지 기장 캠프를 활용한 뒤 지난해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으로 떠났지만 악천후가 거듭되는 기상 여건 속에서 훈련 준비를 제대로 못했다. 결국 선수단은 기장 캠프를 다시 원했고 KT 구단도 이에 동의하면서 다시 한 번 기장에 캠프를 차리게 됐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1차 캠프를 국내에서 진행하는 팀이다.
기장에서 스프링캠프를 하자는 선수단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은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강철 감독은 베테랑 중심의 선수단을 믿는다. 주장 박경수해 비롯한 박병호 황재균 장성우 김상수 고영표 등의 베테랑 선수들과 새롭게 합류한 우규민 등이 중심이다. 선수단 스스로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무언의 신뢰가 깔려있다.
이강철 감독의 집권 3기라고 볼 수 있는 올 시즌이다. 2019년 KT와 3년 12억원에 계약하면서 사령탑 자리에 오른 이 감독은 2020년 팀을 창단 첫 포스트시즌으로 끌어올렸다. 계약기간이 1년 남았지만 구단은 이강철 감독과 3년 20억원에 계약을 연장했다. 우승감독급 대우를 했고 이강철 감독은 실제로 우승 감독이 됐다. 2021년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마법을 부리며 명장 반열에 올라섰다.
그리고 지난해 두 번째 계약의 마지막 시즌, 한때 꼴찌까지 추락하면서 재계약이 힘들어 보였다. 그러나 이강철 감독은 팀을 잘 추스리고 수습하면서 순위를 차근차근 끌어올렸고 결국 정규시즌 2위까지 차지하는 기적과 마주했다. 그리고 KT와 이강철 감독은 3년 26억원에 계약을 연장했다. 이강철 감독의 집권 3기가 열리게 된 순간.
포스트시즌에서는 준우승을 했다.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는 NC에 2패로 먼저 끌려다녔지만 내리 3승을 하는 리버스 스윕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하지만 정규시즌 1위 LG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스프링캠프 첫 날인 1일, 오전에는 빗줄기가 뿌리면서 날씨는 다소 쌀쌀해졌지만 이 감독은 기장에서의 좋은 기억을 떠올렸다. 이 감독은 “여기(기장)는 바람만 안 불면 괜찮다. 날씨 상관 없이 바람이 안불면 괜찮고 나쁘지 않다”라면서 “미국 캠프를 할 때처럼 야구장 3개를 동시에 쓸 수 있으니까 괜찮다”라고 말했다.
오후부터 시작된 훈련, 이 감독은 캠프 첫 미팅에서 선수단에게 짧지만 깊이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 감독은 “캠프 첫 날이고 날씨가 나쁘지 않다. 부상 없이 캠프 기간 잘 보냈으면 좋겠다”라면서 “백업 선수들은 주전 선수들을 따라 잡으려면 스스로 캠프에서 훈련량을 잘 조절해야 한다. 고참들도 후배들 관리나 조언을 잘 해주리라고 믿는다. 새해 복 많이 받고 올 한해도 잘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고참 중심의 선수단이지만 백업 선수들에게도 자신을 어필할 수 있도록 페이스 조절을 잘 하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 감독은 직접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을 직접 소개했다. 2차 드래프트로 건너온 우규민(전 삼성), 이태규(전 KIA), FA로 삼성과 계약한 김재윤의 보상선수 문용익 등이 이 감독의 소개로 인사했다. 5년 107억원의 다년계약을 한 고영표, 2+2년 최대 16억원에 계약한 주권, 그리고 2020년 MVP를 수상하고 일본프로야구 도전을 택했다가 올해 다시 돌아온 멜 로하스 주니어도 이날 선수단 앞에서 다시 인사했다.
이어 김태균 수석코치는 “올해도 잘 부탁한다”라면서 “선수들 사건 사고 없이 한 시즌 쭉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해 아쉬움을 뒤로하고 올해는 캠프부터 준비 잘해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자”라고 의욕을 고취시켰다.
마지막으로 주장 박경수가 선수단에게 당부를 전했다. 그는 “캠프가 오늘부터 시작이다. 날씨 고려해서 선수 스스로 부상 신경쓰고 조심해야한다. 사우나 많이 하면 좋을 것 같다”라면서 호텔 숙소 생활에 대해서도 “KT 위즈 마크를 달고 있으니 방 정리나 행동 하나하나 신경써야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건의 사항이 있으면 눈치보지 말고 자유롭게 말하면 해결해주겠다. 캠프 기간 모두 함께 재미있게 준비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선수단은 첫 날부터 의욕적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당초 오후 훈련과 함께 가볍게 워밍업 정도만 할 것으로 보였지만 선수들은 오후 3시가 넘은 시간까지 구슬땀을 흘리며 캠프 시작을 알렸다.
KT는 오는 22일까지 기장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23일,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2차 캠프를 실시한다.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 등과 평가전을 통해 실전 경기 감각을 끌어 올리고 3월 6일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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