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연휘선 기자] "정서적 학대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판단된다". 웹툰작가 주호민과 아내가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특수교사 A씨의 혐의가 일부 인정됐다. 단, 200만원의 벌금형에 대한 선고는 유예됐다. 

주호민 부부는 오늘(1일) 오전 수원지방법원에서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로부터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등의 혐의로 고소했던 특수교사 A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의 선고 유예 판결을 받았다. 유죄는 인정되나 선고된 벌금 자체에 대해서는 유예돼 2년이 지나면 없던 일로 해주는 것이다. 

주호민 부부와 A씨 사이 사건은 지난 2022년 9월 13일 시작됐다. 주호민 부부는 아들이 A씨로부터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싫어 죽겠어" 등의 발언을 들었다며 그를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했다. 증거는 당시 아들의 가방에 주호민 가족이 넣어둔 녹음기에 담긴 녹취 파일. 재판부는 이를 증거로 채택했고, 주호민 부부가 문제 삼은 일부 발언들에 미필적 고의로 인한 정서적 학대도 인정했다. 

주호민 가족의 사건은 지난해 7월 '서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보도돼 언론은 물론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교사 사망이라는 비보 이후 '교권 침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던 상황. 일반적으로 피해 아동의 정서에 무게가 쏠리는 아동학대 사건과 달리 주호민 가족의 사건에서는 A씨를 비호하는 목소리가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게다가 주호민 부부의 아들이 일반 학급에서 동급생 여학생 앞에서 속옷을 내리며 특수학급으로 변경됐던 일이 뒤늦게 조명됐다. 이에 아들의 문제 행동에 대한 반성 없이 특수학급 교사에 대해 아동학대 혐의를 제기했다는 주호민 부부에게 비난이 집중됐다. 주호민은 이후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사과문을 공개하고 재차 해명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그러나 성난 여론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고, 오히려 자기 변호를 한다는 비난까지 더해졌다. 

결국 주호민은 활동을 중단했다. 당시 주호민의 촬영분 공개를 앞두고 있던 '라면꼰대', '주기는 여행중' 등과 같은 예능 프로그램들도 중단됐다. 주호민은 개인 유튜브 활동도 중단했으며 선고 이후 심경을 밝히겠다고 했다. 

그로부터 반년 여 만인 오늘, 해당 사건에 대한 1심 선고가 이뤄졌다. 선고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주호민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고 이후 생방송 계획을 통해 심경을 털어놓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다수의 이목이 다시금 쏠린 상황, 재판고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일부 유죄를 인정하되 '선고 유예'라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선고 이후 주호민은 현장에 몰린 취재진에게 무거운 마음을 털어놓으며 법원의 판단을 존중했다. 다만 특수교사, 특수학급 운영에 대한 교육 행정의 문제를 지적하며 "특수교사 선생님의 사정을 보면 혼자서 많은 일을 처리해야 하는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수반도 과밀학급이어서 제도적 미비함이 겹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된다. 사건 발생시에도 학교나 교육청에서 마땅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 못하고 학생과 교사를 분리하는 방법은 고소밖에 없다는 답변밖에 듣지 못했다"라고도 털어놨다. 

다만 A씨 측은 '즉각 항소' 입장을 밝히며 반박을 준비하고 있다. 증거로 채택된 주호민 부부가 제시한 녹음 파일이 교사의 동의 없이 몰래 녹취된 것임을 강조하며 항소심 준비 계획을 밝힌 것이다. 이로써 햇수로 2년 만에 주호민 부부와 특수교사 A씨 사이에 있던 아동학대 혐의 사건이 일단락 됐으나, 항소 여부에 따라 사건의 향배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그런가 하면 주호민의 입에도 시선이 쏠린다. 여전히 여론의 분위기는 주호민 부부에게 비판적인 상황. 사건 이후 처음으로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시청자들을 대면할 그가 어떤 심경을 밝힐까. 유명 웹툰작가이자 유튜버로서 동시에 자녀를 둔 아버지로서 주호민의 발언에 귀추가 주목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DB, 주호민 SNS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