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공항, 길준영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가 아버지 이종범의 KIA 타이거즈 감독 부임설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정후는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의 스프링 트레이닝이 열리는 애리조나로 이동할 계획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오는 16일(이하 한국시간) 투수와 포수가 먼저 스프링 트레이닝 캠프지에 모이고 야수는 21일 소집된다. 이정후가 캠프에 가야하는 일자는 많이 남아있지만 더 좋은 시설에서 시즌을 준비하고 적응을 하기 위해 일찍 미국으로 향한다.
2017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이정후는 데뷔 첫 해부터 신인상을 수상하며 화려한 커리어의 시작을 알렸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는 5년 연속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특히 2022년에는 142경기 타율 3할4푼9리(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OPS .996을 기록하고 타격 5관왕(타율, 출루율, 장타율, 타점, 최다안타)과 리그 MVP를 차지하며 방점을 찍었다.
지난해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뛰지 못한 이정후는 86경기 타율 3할1푼8리(330타수 105안타) 6홈런 45타점 OPS .861을 기록하는데 그쳤지만 시즌 종료 후 포스팅이 되자마자 메이저리그 FA 야수 최대어로 부상했다. KBO리그 통산 통산 884경기 타율 3할4푼(3476타수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OPS .898을 기록하며 한국 최고의 타자로 인정받았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507억원) 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선수 중 역대 최대 계약이다. 또한 버스터 포지(9년 1억6700만 달러), 자니 쿠에토(6년 1억3000만 달러), 맷 케인(6년 1억2750만 달러), 배리 지토(7년 1억2600만 달러)에 이어서 샌프란시스코 역대 계약 5위에 올랐다.
아직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지만 이정후를 향한 샌프란시스코의 기대는 상당하다. 샌프란시스코 밥 멜빈 감독은 이미 이정후에게 주전 중견수 겸 리드오프를 맡기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별명인 ‘바람의 손자’를 팬들에게 소개하며 이정후를 대대적으로 환영했다.
이정후의 아버지이자 ‘바람의 아들’ 이종범을 향한 관심도 최근 뜨겁다. 최근 김종국 전 감독이 금품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불명예 퇴진한 KIA의 신임 감독 후보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범은 현역시절 KBO리그에서는 KIA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통산 1706경기 타율 2할9푼7리(6060타수 1797안타) 194홈런 730타점 1100득점 510도루 OPS .828을 기록한 전설적인 선수로 지난해 주루코치로 LG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데 기여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아들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맞춰 지도자 연수를 위해 미국으로 향했다.
KIA는 팀을 맡아 빠르게 혼란을 수습할 지도자가 필요하다. 구단을 상징하는 레전드 선수인 이종범은 팬들과 선수단을 모두 납득시킬 수 있는 인물이다. 이 때문에 꾸준히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이 되고 있다.
이정후는 이에 대해 “(감독설에 대해) 굳이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내가 감히 한 팀의 감독 자리에 대해서 얘기 할 수는 없다. 사실 워낙 이런 상황이 될 때마다 이야기가 많이 나오신다. 그럴 때마다 직접적으로 뭔가 연락이 왔다던가 그런 적은 없는 것 같다. 이야기 하기가 조심스럽고 그 부분은 아버지의 인생이니까 아버지가 알아서 하실 것이다”라며 말을 아꼈다.
이정후와 이종범이 모두 미국으로 건너간 가운데 가족 전체가 미국으로 향할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정후의 여동생과 결혼한 고우석도 이번 겨울 샌디에이고와 2년 보장 450만 달러(약 60억원)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가게 됐기 때문이다.
“아직은 잘 모르겠다”라고 말한 이정후는 “일단 나는 미국에 가고 아버지도 연수가 계획되어 있기 때문에 넘어오신다. 내가 샌프란시스코에 아직 집이 안 정해졌는데 그런 일처리를 도와주시려고 한 번은 넘어오실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앞두고 있는 이정후는 “첫 시즌 목표는 적응이다. 적응을 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적응만 잘한다면 거기에 맞춰서 개인적인 목표를 세우려고 한다. 또 다른 도전을 하게 됐는데 많이 기대해주시는 만큼 그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내가 꼭 잘하겠다. 한국에서 보여드렸던 모습을 미국에서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은퇴하는 그날까지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다. 감사하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