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기장, 조형래 기자] 매년 스프링캠프에서는 최고의 기대주였다. 하지만 정규시즌에 돌입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제는 보여줘야 할 때. KT 위즈 박세진(27)은 다시 한 번 자신을 어필하고 있다.
KT의 스프링캠프가 열리고 있는 기장 현대차-드림볼파크. 투수 중 유일하게 불펜 피칭장으로 향한 투수가 있었다. 2016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해 어느덧 9년차 시즌에 접어드는 좌완 투수 박세진이었다. 이날 박세진은 자진해서 불펜 피칭을 펼치며 20개의 공을 뿌렸다. 100%의 힘은 아니었지만 비시즌 개인 훈련을 하면서 준비했던 것들을 코칭스태프 앞에서 선보였다.
박세진은 형인 박세웅(롯데)과 고향인 대구에서 비시즌 개인훈련을 했다. 이제 국가대표 에이스로 발돋움 하고 있는 형인 박세웅의 인정도 받았다. 박세웅은 최근 “(박)세진이에게 아직 운대가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기 보다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라면서 “제 동생이라고 그런 게 아니라 정말 열심히 한다. 캐치볼을 해봐도 좋아진 게 느껴진다”라고 동생의 어깨에 힘을 실었다.
박세진으로서는 이제 자신을 보여줘야 한다. 매년 스프링캠프 때마다 기대주였다. 그러나 잠재력을 완전히 꽃피우지 못했다. 군 복무 기간이 있지만 1군에서 36경기 74⅔이닝 1승10패 평균자책점 8.32의 성적에 그쳤다. 이강철 감독도 박세진을 향한 기대를 매년 숨기지 않았지만 박세진은 끝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곤 했다.
현재 KT 불펜은 질적 양적으로 모두 훌륭하다. 마무리 투수 보직을 맡았던 김재윤이 FA 자격을 취득한 뒤 4년 58억원에 삼성과 계약하며 떠났지만 홀드왕 박영현을 필두로 손동현 이상동 김민수 주권 우규민 문용익 박시영 등이 불펜진을 구성할 예정이다. 하지만 모두 우완 투수다. 현재 1군 구상에 마땅한 좌완 투수가 없다. 이강철 감독은 “모두 우완 투수다. 능력치가 안되면 왼손 투수 없이 갈 수밖에 없다”라면서 “어디 트레이드를 한 번 해봐야 하나”라고 고민을 드러냈다. 박세진 스스로가 보여주지 못하고 증명하지 못하면 기회는 없을 수 있다.
그렇기에 박세진은 스스로 마운드에 올랐다. 박세진은 “기존에 습관적으로 오른쪽 어깨까 빠지면서 공도 빠지는 경우가 있었다. 비시즌 동안 전병두 코치님과 몸통을 세워서 팔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에 중점을 두고 훈련했다. 다음주 예정된 불펜 피칭에서도 이런 점들과 감독님께서 첫 훈련 때 지적해주신 팔을 낮추는 부분에 집중해 투구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박세진의 피칭을 지켜본 제춘모 투수코치는 “팀에 좌완 불펜이 절실한만큼 더 집중해서 가르치고 있다”라면서 “ 본인이 가지고 있는 것이 훌륭하기에 몇 가지 부분들을 짚어줬다. 몸통을 세워 던지니 확실히 힘도 붙고 좌타자 상대로 좋을 것 같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지만 마운드 캐치볼 할 때 컨디션 보니 기대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어디까지나 아직 스프링캠프다. 박세진의 재능 자체가 훌륭하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이강철 감독은 매년 박세진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놓지 못하고 있다. 과연 박세진은 정말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KT는 다시 한 번 박세진에게 속아본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