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은 감독 마무리 구상에 없었나…KBO 최고 마무리도 처음부터 다시 증명해야 한다
입력 : 2024.02.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리코스포츠에이전시 [사진]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OSEN=조형래 기자] 극적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고우석은 국내 최고의 마무리 투수의 지위를 내려놓고 처음부터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샌디에이고 마이크 쉴트 감독은 샌디에이고 지역 매체인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2024시즌 구상을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떠난 밥 멜빈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은 쉴트 감독은 잰더 보가츠와 김하성의 포지션 정리, 매니 마차도 다르빗슈 유, 조 머스그로브 등 지난해 막판 부상에 신음했던 베테랑 선수들의 상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우익수 고정,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부활 여부 등의 질문에 차분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공석 상태인 마무리 투수 경쟁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1년 반 동안 마무리 보직을 맡았던 조쉬 헤이더를 떠나 보냈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고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5년 95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지난해부터 자금난에 시달리며 긴축 경영을 펼치고 있었다. 대부분의 FA 선수들과는 시장 개장과 동시에 결별 수순을 밟았다. 

헤이더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보강이 전혀 없었던 게 아니다. 기존의 로버트 수아레즈를 비롯해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를 노크한 일본프로야구의 세이브왕 마쓰이 유키와 5년 28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KBO리그의 대표 마무리 고우석도 2년 450만 달러에 데려왔다.[사진] 로버트 수아레즈.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사진] 로버트 수아레즈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모두 저마다 마무리 투수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커리어를 갖고 있다. 수아레즈는 2016~2021년까지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한신 타이거즈에서 활약했다. 2020년 한신으로 이적해 25세이브를 올린 뒤 지난해 62경기 1승 1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16의 특급 성적을 거뒀고  2021년 12월 1년 700만 달러에 샌디에이고와 계약했다. 2021년 47경기 5승1패 1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2.27의 호투를 펼쳤고 5년 4600만 달러의 다년계약을 맺기도 했다. 지난해 부상으로 신음했지만 건강하게 복귀한 수아레즈는 마무리 투수 경쟁에서 가장 앞선에 서 있는 투수다. 

마쓰이는 2014년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데뷔해 일본프로야구 10시즌 통산 501경기 25승 46패 236세이브 76홀드 평균자책점 2.40을 남겼다. 지난해 59경기 2승 3패 8홀드 39세이브 평균자책점 1.57로 호투하며 구원왕을 차지했다. 2019년(38세이브), 2022년(32세이브)에 이은 개인 통산 3번째 구원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사진] 마쓰이 유키.ⓒ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리고 한국의 고우석도 만만치 않은 커리어를 자랑한다. 2017년 1차 지명으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뒤 2019년부터 팀의 붙박이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다. 7시즌 통산 354경기 19승 26패 139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2022년 평균자책점 1.48과 42세이브로 구원왕을 처음 차지하며 리그 최고 마무리로 등극했다.  

하지만 쉴트 감독은 마무리 투수 구상에서 수아레즈와 마쓰이를 먼저 언급했다. 그리고 고우석의 이름은 거론되지 않았다. 쉴트 감독은 “우리에게 엄청난 후보들이 있다는 것은 분명 좋은 소식이다”라면서 “수아레즈는 마무리 투수 역할을 해본적이 있고 마무리 투수를 할 수 있는 구위와 멘탈리티를 갖고 있다. 마쓰이도 일본에서 수년 동안 마무리 투수 역할을 해왔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고우석의 이름이 아닌 최근 영입한 완디 페랄타를 언급했다. 쉴트 감독은 “몇년 동안 하이 레버리지 상황에서 투구했던 완디 페랄타까지 영입했다”라고 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1일, 페랄타와 4년 165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2016년 신시내티에서 데뷔한 페랄타는 메이저리그 통산 385경기 19승18패 13세이브 61홀드 평균자책점 3.88의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63경기 4승2패 4세이브 18홀드 평균자책점 2.83의 성적을 거두면서 좌완 셋업맨 역할을 해왔다.

[사진] 완디 페랄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러면서 쉴트 감독은 마무리 투수에 대해 “확실한 대답을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날 컨디션에 따라서, 상대 매치업에 따라서 또 누가 던질 수 있는지에 따라서 누구나 마무리 투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면서 “우리는 근거를 찾기 위해 스프링트레이닝을 가진다.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평가할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 상대적으로 마무리 투수를 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고의 불펜진은 다양한 상황에서 던질 수 있는 선수들이 많은 팀이다. 2월 초에 특정 선수를 정하는 것은 힘들다”라고 설명하면서 마무리 투수를 콕 찝어 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쉴트 감독의 말은 집단 마무리 체제로 갈 수도 있다고 단순히 해석할 수 있다. 나아간다면 스프링캠프에서 마무리 투수 경쟁을 통해서 적합한 선수를 찾겠다는 의미로도 풀이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쉴트 감독은 고우석의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페랄타는 풀타임 마무리 투수 경력은 없지만 이제 메이저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셋업맨으로 자리 잡았다. 수아레즈와 마쓰이는 KBO보다는 수준이 높은 일본프로야구에서 마무리 투수로서 활약한 경험을 높이 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고우석이 언급되지 않은 것은 향후 고우석이 처음부터 다시 검증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고우석 역시 쉴트 감독이 언급한 투수들 못지 않은 경험과 경력을 갖추고 있다. 고우석은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을 다시 어필하면서 마무리 투수 경쟁에 불을 지필 수 있을까.

샌디에이고 SNSOSEN DB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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