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우승 게임체인저로 우뚝 설까?
KIA 타이거즈 내야수 나성범(34)은 프로야구 FA 계약액 기준으로 역대 공동 3위이다.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 152억 원(6년), SSG 랜더스 에이스 김광현 151억 원(4년)에 이어 롯데 자이언츠에서 은퇴한 이대호 150억(4년)과 같은 금액에 계약했다. 계약기간 6년, 계약금 60억, 연봉 60억, 옵선 30억 원의 조건이었다.
KIA가 나성범을 영입한 이유는 단 하나, 우승을 위해서였다. FA 시장 최대어였다. KIA는 만나자마자 통 크게 제의했고 단발 사인을 받아냈다. FA 계약 소식이 들리자 당시 김종국 감독은 "게임체인저가 들어왔다"며 크게 환영했다. KIA는 이미 최형우를 100억 원(4년)에 영입해 2017년 우승을 일구었다. 최형우 효과에 이어 나성범 효과를 기대했다.
2022년 첫 시즌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3할2푼 21홈런 97타점 92득점 OPS(장타율+출루율) 0.910을 기록했다. 장타율이 5할8리로 살짝 떨어졌지만 출루율을 4할2리로 끌어올렸다. 제몫을 했지만 시너지 효과가 없었다. 주포 최형우가 전반기에 부진한데다 소크라테스 브리토도 7월 부상으로 주춤했다. 팀은 외인 투수들의 부진으로 인해승률 4할대 5위에 턱걸이했다.
2023시즌은 부상 이슈에 발목 잡혔다. 3월 WBC 5회 대회에 대표선수로 출전했으나 종아리 부상을 입어 제몫을 못했다. 시범경기부터 팀에 복귀해 개막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넣을 것으로 기대를 받았으나 예상외로 부상이 심화되면서 이탈했다. 근막 손상으로 두 달 넘게 타선에 돌아오지 못했다. 6월23일 드디어 복귀해 무시무시한 화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주루도중 허벅지 근육 손상을 입고 조기 마감했다. 팀은 5강 진출에 실패했다. 58경기에 출전해 253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3할6푼5리 18홈런 57타점 51득점 OPS 1.098의 성적을 남겼다. 1군 서비스 기간이 부상자 명단 등재 23일을 제외하면 87일에 불과했다. 종아리에 이어 허벅지까지 하체쪽 부상은 위험신호로 읽혀지고 있다. 100% 전력으로 뛰다보니 찾아온 부상이었다.
결국 2년째 우승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역대 FA 선수 가운데 100억 원 넘는 돈을 받고 이적한 선수는 두산 양의지, KIA 최형우, LG 김현수와 나성범까지 4명이다. 나성범을 제외하고 모두 우승에 기여했다. 양의지는 2019년 125억 원(4년)에 NC와 계약해 2020 창단 첫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최형우는 이적 첫 해 우승을 이끌었다. 김현수도 LG와 두 번째 115억 원(6년) 계약후 2년째인 2023 우승 기쁨을 누렸다.
나성범에게도 축배 희망이 피어오르고 있다. KIA의 선발 중간 등 마운드 전력이 역대급으로 강해졌다는 평가에 타선도 리그 최강수준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박찬호 김도영 최원준이 만드는 찬스를 나성범, 최형우, 소크라테스가 해결하는 구조가 되었다. 선수들은 우승의 적기로 보고 있다. 이범호 신임감독의 부임과 함께 팀 전체가 일체감이 형성되어 있다. 나성범이 해결사가 되어야 우승 타선을 가동할 수 있다. 팬들은 진정한 게임체인저로 우뚝 서기를 기대하고 있다. 부상 관리를 잘하면 그 희망은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