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비록 스프링캠프 시작을 앞두고도 아직 소속팀을 구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류현진(37)은 메이저리그(MLB) 팀들에 어울리는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은 14일(한국시간) '현재 MLB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 남은 상위 10명의 선수'라는 주제를 언급하며 류현진의 이름을 꺼냈다. 이 칼럼을 작성한 짐 보든은 과거 신시내티 레즈와 워싱턴 내셔널스의 단장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메이저리그 대부분의 팀은 2월 중순부터 2024시즌을 위한 스프링 트레이닝을 실시한다. 캠프가 시작하기 전 소속팀을 구해야 시범경기를 통해 자신의 상태를 어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쯤 계약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소속팀을 찾지 못하는 선수들이 여럿 있다. 특히 올해는 FA 대어들도 팀을 구하지 못한 미아 상태인 사례가 여럿 나오고 있다.
이 랭킹에서 1위에 오른 좌완 선발 블레이크 스넬(32)이 그렇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하며 역대 7번째로 양대리그 사이영상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그는 2023시즌 샌디에이고에서 180이닝 동안 234탈삼진을 잡아내며 14승 9패 평균자책점 2.25로 호투했다. 하지만 8시즌 동안 규정이닝(162이닝)을 딱 2번만 충족했고, 최소 2억 4000만 달러(약 3170억 원)의 계약을 원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직 미계약 상태로 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재기선수상을 수상한 외야수 코디 벨린저(29)도 여전히 FA다. 2019년 MVP를 수상한 후 오랜 슬럼프에 빠졌던 그는 지난해 시카고 컵스 이적 후 130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7, 26홈런, 97타점 20도루로 활약했다. 벨린저는 보든이 선정한 랭킹에서 3위에 올랐다.
맷 채프먼(4위), JD 마르티네스(5위) 등 쟁쟁한 선수들이 순위에 오른 가운데, 류현진은 8위에 위치했다. 매체는 "류현진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로부터 지난해 8월 복귀했다. 총 11경기 중 9경기를 3실점 이하를 기록하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3실점 이하 선발 등판 9경기 중 6경기에서 5이닝을 던졌고 한 번은 시즌 최다인 6이닝을 던졌다. 류현진의 직구는 대부분 시속 87~89마일(약 140~143.2㎞)이었다. 상대 타자들은 그의 체인지업에 타율 0.276, 커터에 0.238을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부정적 평가도 있었다. 매체는 "류현진은 건강해 보이지만, 부상 위험이 있다. 그래서 1년 계약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그가 2023년 후반기처럼 올해 전반기에 투구한다면 트레이드 마감일에 그를 트레이드할 수 있는 포스트시즌 비경쟁팀과 계약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는 조언을 남겼다.
그래도 매체는 류현진에게 어울리는 팀으로 무려 7개 팀을 언급했다. 보든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워싱턴 내셔널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계약이 합리적이라고 봤다. 저 세 팀이 아니라면 현재 선발 로테이션에 부상 위험이 높거나 많은 나이 그리고 하향세에 접어든 투수가 많은 뉴욕 양키스, 밀워키 브루어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같은 팀이 어울릴 수 있다고 봤다.
밀워키를 제외하면 대부분 지난해 하위권 팀이다. 피츠버그와 세인트루이스는 각각 76승 86패와 71승 91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4, 5위를 한 팀이다. 워싱턴도 71승 91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최하위(5위)를 기록했고, 오클랜드는 50승 112패로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압도적인 꼴찌팀이었다. 뉴욕 양키스는 82승 80패로 그나마 성적이 낫지만,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로 경쟁력을 잃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 중 밀워키만이 92승 70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우승을 차지했으나, 포스트시즌 첫 라운드에서 광속 탈락하는 등 우승 경쟁력은 떨어지는 팀으로 꼽힌다. 여기에 에이스 코빈 번스가 올겨울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트레이드되면서 당장 하위권으로 향해도 이상하지 않은 전력이 됐다.
비교적 저렴한 몸값 덕분에 운신의 폭이 넓은 건 긍정적이다. 앞서 디 애슬레틱은 "류현진이 인센티브를 포함해 계약 기간 1년, 총액 800만 달러 정도의 금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미국 매체 블리처리포트는 "류현진은 '저위험 고수익이 기대되는 베테랑'이다"고 말했다. 그가 1000만 달러(약 133억 원) 정도의 연봉으로, 긁어볼 만한 복권이기 때문이다.
토미 존 수술 후 지난해 8월 돌아온 류현진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꾸준히 5이닝을 소화하며 선발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시즌 11경기에 등판,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하며 건강한 복귀를 알렸다. 비록 패스트볼 평균 구속(88.6마일)은 수술 전인 2021년(89.9마일)에 비해 줄었지만, 노련한 투구를 펼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수술을 받은 만큼 과거처럼 180~190이닝씩 던지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5선발급 자리에서 매 경기 5이닝 정도만 소화해준다고 해도 영입하는 팀은 큰 도움이 된다. 저렴하면서도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할 투수가 드물기 때문이다. 이에 여전히 류현진은 빅리그 계약이 가능한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류현진은 2월 초 현재 FA 시장에서 몽고메리와 블레이크 스넬, '좌완 톱2' 다음 가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메이저리그 이적 소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는 3일 "FA 중 최고의 좌완투수인 블레이크 스넬과 조던 몽고메리를 제외하면 류현진과 마이클 로렌젠 정도가 차선책으로 남아있다"고 전했다. 경쟁자로 여겨졌던 션 머나야(뉴욕 메츠), 제임스 팩스턴(다저스), 알렉스 우드(오클랜드) 등이 소속팀을 찾았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소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SNS 계정인 MLB 데드라인 뉴스는 최근 시장에 남아있는 FA 투수 가치 순위를 소개했다. 야구통계사이트 팬그래프의 2024시즌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 예상을 기준으로 한 순위에서 류현진은 스넬(3.3)과 몽고메리(3.2) 다음 가는 1.8의 WAR이 기대되며 3위에 올랐다. 이는 최근 LA 다저스와 계약을 맺은 커쇼(1.7)보다도 높다.
구체적으로 팬그래프의 예상에 따르면 류현진은 2024시즌 26경기에서 136이닝을 소화하며 9승 8패 평균자책점 4.37, 1.8의 WAR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팬그래프는 평균적인 선발투수의 WAR이 2 정도가 된다고 보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류현진은 3~5선발급 투수라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다른 예상 시스템으로도 결과는 비슷했다. ZiPS(SZymborski Projection System)는 17경기 86⅓이닝에서 6승 5패 평균자책점 4.38, 스티머(Steamer)는 26경기 141이닝 동안 8승 9패 평균자책점 4.3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측 시스템에 따라 1.1에서 1.8 사이의 WAR이 산출됐다. 이 정도라면 붙박이 선발은 아니지만 하위 선발 경쟁에는 충분히 뛰어들 수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류현진에 대해 "확실히 전성기는 지났지만 그의 프로필엔 여전히 강력한 선발 투수에 대한 희망이 남아 있다. 류현진은 2022년 6월 토미존 수술 이후 지난해 8월 복귀해 11차례 탄탄한 투구를 펼쳤다. 2018~2020년(56경기 선발 ERA 2.30) 지배력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는 여전히 좋은 선발 투수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 안의 코끼리(중요한 문제를 뜻하는 비유적 표현)는 부상 이력이다. 류현진은 2022년 수술 외에도 왼쪽 어깨 수수로가 팔꿈치 건염으로 인해 2015시즌 전체와 2016시즌 대부분을 결장했다"며 "2017년 이후 그는 7시즌 중 3시즌 동안 100이닝을 넘기는 데 그쳤다. 개막일 전에 37세가 되며 포심 패스트볼 구속이 커리어 최저치인 88.4마일(142.3㎞)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현진은 건강만 유지한다면 2024년에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는 모든 툴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김하성(29)과 고우석(26)이 속한 샌디에이고가 류현진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미국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올스타 출신 선발 투수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다음 시즌을 위해 친숙한 선발 자원을 영입할 수 있을까"라고 보도했는데, 여기서 매체가 언급한 올스타 출신 선발 투수는 바로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은 LA 다저스에서 활약하던 시절인 2019년 내셔널리그 소속으로 올스타전에 출전했다. 당시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올스타전 무대에 선발 등판하는 새 역사를 썼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존 헤이먼을 인용, "헤이먼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선발 투수 시장에서 가장 영입에 적극적인 팀 중 하나라 했다. 또 그는 샌디에이고가 주시하고 있는 투수 중 한 명이 익숙한 투수라고 했는데, 이는 바로 좌완 투수 류현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류현진과 제임스 팩스턴, 마이클 로렌젠 등이 있는 2티어 시장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워싱턴 내셔널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시애틀 매리너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가장 활발하게 영입 활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류현진은 여전히 유능한 선발 자원이다. 또 샌디에이고의 로테이션을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베테랑으로서 더욱 많은 경험을 가져다줄 수 있는데, 이는 샌디에이고가 갈망하는 부분"이라고 재차 힘주어 말했다.
계속해서 "류현진은 예전과 (기량을 갖춘) 같은 투수는 아니다. 그래도 류현진은 샌디에이고 선발진의 마지막 부분 중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 같다.(While he isn't the same pitcher he once was, Ryu likely could slot in at the back end of the San Diego rotation)"고 치켜세운 뒤 "류현진과 계약하는 건 큰 비용이 들지 않을 것이다. 그는 남은 겨울 동안 계속해서 주의 깊게 봐야 할 이름"이라고 썼다. 김하성 역시 류현진과 함께 뛰는 것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김하성은 20일 출국 현장에서 아직 FA 시장에 남아있는 류현진과 샌디에이고가 연결되고 있는 것에 관해 "(류)현진이 형과 정말 같이 뛰고 싶다. 함께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영광이다. 현진이 형 같은 경우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베테랑 선수다. 샌디에이고에도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팀 뉴욕 양키스 역시 류현진이 어울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키스를 주로 다루는 커뮤니티 '핀스트라이프앨리'는 "베테랑 좌완 투수(류현진)는 양키스의 5선발 역할을 놓고 경쟁할 수 있다"며 새로운 타깃으로 삼았다. '핀스트라이프앨리'는 "양키스는 시즌을 앞두고 몇 가지 물음표가 있는 선발 로테이션의 깊이를 끌어올리는 걸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양키스는 선발 투수 5명을 로테이션에 넣었지만, 그 뒤로는 무게감이 급격히 떨어진다. 루크 위버, 루이스 길 등이 기존의 선발 5명 중 한 명이 나가떨어지면 그 자리를 대신한다"며 "양키스는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을 거두고 더 좋은 이력을 지닌 선수를 데려오려 할 것이다. 로돈과 코르테스가 어떻게 반등할지 불확실한 이때에 류현진은 매력적인 뎁스용 선수로 보이기 시작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텍사스 역시 류현진이 필요한 팀이다. 미국 매체 스포츠키다는 "텍사스 레인저스행 가능성이 있었던 커쇼가 LA 다저스 컴백을 선택했다"며 "류현진은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텍사스)에는 이상적인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텍사스는 다음 시즌 류현진과 단기 계약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2022년 토미 존 수술을 받은 이력을 소개한 매체는 "그는 한국에서 정상적으로 몸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고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어 "2024년 새로운 팀을 만들려고 하는 텍사스에게 류현진은 이상적인 핏이 될 수 있다"며 "현재 정규시즌 로테이션에서 좌완 투수가 한 명(히니)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 텍사스 입장에서는 선발진의 밸런스를 잡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적극 추천했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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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AFPBBNews=뉴스1 |
류현진.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SNS |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은 14일(한국시간) '현재 MLB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 남은 상위 10명의 선수'라는 주제를 언급하며 류현진의 이름을 꺼냈다. 이 칼럼을 작성한 짐 보든은 과거 신시내티 레즈와 워싱턴 내셔널스의 단장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메이저리그 대부분의 팀은 2월 중순부터 2024시즌을 위한 스프링 트레이닝을 실시한다. 캠프가 시작하기 전 소속팀을 구해야 시범경기를 통해 자신의 상태를 어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쯤 계약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소속팀을 찾지 못하는 선수들이 여럿 있다. 특히 올해는 FA 대어들도 팀을 구하지 못한 미아 상태인 사례가 여럿 나오고 있다.
이 랭킹에서 1위에 오른 좌완 선발 블레이크 스넬(32)이 그렇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하며 역대 7번째로 양대리그 사이영상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그는 2023시즌 샌디에이고에서 180이닝 동안 234탈삼진을 잡아내며 14승 9패 평균자책점 2.25로 호투했다. 하지만 8시즌 동안 규정이닝(162이닝)을 딱 2번만 충족했고, 최소 2억 4000만 달러(약 3170억 원)의 계약을 원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직 미계약 상태로 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재기선수상을 수상한 외야수 코디 벨린저(29)도 여전히 FA다. 2019년 MVP를 수상한 후 오랜 슬럼프에 빠졌던 그는 지난해 시카고 컵스 이적 후 130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7, 26홈런, 97타점 20도루로 활약했다. 벨린저는 보든이 선정한 랭킹에서 3위에 올랐다.
류현진. /AFPBBNews=뉴스1 |
부정적 평가도 있었다. 매체는 "류현진은 건강해 보이지만, 부상 위험이 있다. 그래서 1년 계약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그가 2023년 후반기처럼 올해 전반기에 투구한다면 트레이드 마감일에 그를 트레이드할 수 있는 포스트시즌 비경쟁팀과 계약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는 조언을 남겼다.
그래도 매체는 류현진에게 어울리는 팀으로 무려 7개 팀을 언급했다. 보든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워싱턴 내셔널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계약이 합리적이라고 봤다. 저 세 팀이 아니라면 현재 선발 로테이션에 부상 위험이 높거나 많은 나이 그리고 하향세에 접어든 투수가 많은 뉴욕 양키스, 밀워키 브루어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같은 팀이 어울릴 수 있다고 봤다.
류현진.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SNS |
비교적 저렴한 몸값 덕분에 운신의 폭이 넓은 건 긍정적이다. 앞서 디 애슬레틱은 "류현진이 인센티브를 포함해 계약 기간 1년, 총액 800만 달러 정도의 금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미국 매체 블리처리포트는 "류현진은 '저위험 고수익이 기대되는 베테랑'이다"고 말했다. 그가 1000만 달러(약 133억 원) 정도의 연봉으로, 긁어볼 만한 복권이기 때문이다.
류현진. /AFPBBNews=뉴스1 |
30대 중반의 나이에 수술을 받은 만큼 과거처럼 180~190이닝씩 던지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5선발급 자리에서 매 경기 5이닝 정도만 소화해준다고 해도 영입하는 팀은 큰 도움이 된다. 저렴하면서도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할 투수가 드물기 때문이다. 이에 여전히 류현진은 빅리그 계약이 가능한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류현진은 2월 초 현재 FA 시장에서 몽고메리와 블레이크 스넬, '좌완 톱2' 다음 가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메이저리그 이적 소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는 3일 "FA 중 최고의 좌완투수인 블레이크 스넬과 조던 몽고메리를 제외하면 류현진과 마이클 로렌젠 정도가 차선책으로 남아있다"고 전했다. 경쟁자로 여겨졌던 션 머나야(뉴욕 메츠), 제임스 팩스턴(다저스), 알렉스 우드(오클랜드) 등이 소속팀을 찾았기 때문이다.
류현진.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SNS |
구체적으로 팬그래프의 예상에 따르면 류현진은 2024시즌 26경기에서 136이닝을 소화하며 9승 8패 평균자책점 4.37, 1.8의 WAR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팬그래프는 평균적인 선발투수의 WAR이 2 정도가 된다고 보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류현진은 3~5선발급 투수라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다른 예상 시스템으로도 결과는 비슷했다. ZiPS(SZymborski Projection System)는 17경기 86⅓이닝에서 6승 5패 평균자책점 4.38, 스티머(Steamer)는 26경기 141이닝 동안 8승 9패 평균자책점 4.3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측 시스템에 따라 1.1에서 1.8 사이의 WAR이 산출됐다. 이 정도라면 붙박이 선발은 아니지만 하위 선발 경쟁에는 충분히 뛰어들 수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류현진에 대해 "확실히 전성기는 지났지만 그의 프로필엔 여전히 강력한 선발 투수에 대한 희망이 남아 있다. 류현진은 2022년 6월 토미존 수술 이후 지난해 8월 복귀해 11차례 탄탄한 투구를 펼쳤다. 2018~2020년(56경기 선발 ERA 2.30) 지배력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는 여전히 좋은 선발 투수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 안의 코끼리(중요한 문제를 뜻하는 비유적 표현)는 부상 이력이다. 류현진은 2022년 수술 외에도 왼쪽 어깨 수수로가 팔꿈치 건염으로 인해 2015시즌 전체와 2016시즌 대부분을 결장했다"며 "2017년 이후 그는 7시즌 중 3시즌 동안 100이닝을 넘기는 데 그쳤다. 개막일 전에 37세가 되며 포심 패스트볼 구속이 커리어 최저치인 88.4마일(142.3㎞)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현진은 건강만 유지한다면 2024년에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는 모든 툴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류현진. /AFPBBNews=뉴스1 |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존 헤이먼을 인용, "헤이먼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선발 투수 시장에서 가장 영입에 적극적인 팀 중 하나라 했다. 또 그는 샌디에이고가 주시하고 있는 투수 중 한 명이 익숙한 투수라고 했는데, 이는 바로 좌완 투수 류현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류현진과 제임스 팩스턴, 마이클 로렌젠 등이 있는 2티어 시장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워싱턴 내셔널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시애틀 매리너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가장 활발하게 영입 활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류현진은 여전히 유능한 선발 자원이다. 또 샌디에이고의 로테이션을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베테랑으로서 더욱 많은 경험을 가져다줄 수 있는데, 이는 샌디에이고가 갈망하는 부분"이라고 재차 힘주어 말했다.
계속해서 "류현진은 예전과 (기량을 갖춘) 같은 투수는 아니다. 그래도 류현진은 샌디에이고 선발진의 마지막 부분 중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 같다.(While he isn't the same pitcher he once was, Ryu likely could slot in at the back end of the San Diego rotation)"고 치켜세운 뒤 "류현진과 계약하는 건 큰 비용이 들지 않을 것이다. 그는 남은 겨울 동안 계속해서 주의 깊게 봐야 할 이름"이라고 썼다. 김하성 역시 류현진과 함께 뛰는 것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김하성은 20일 출국 현장에서 아직 FA 시장에 남아있는 류현진과 샌디에이고가 연결되고 있는 것에 관해 "(류)현진이 형과 정말 같이 뛰고 싶다. 함께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영광이다. 현진이 형 같은 경우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베테랑 선수다. 샌디에이고에도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진. /AFPBBNews=뉴스1 |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텍사스 역시 류현진이 필요한 팀이다. 미국 매체 스포츠키다는 "텍사스 레인저스행 가능성이 있었던 커쇼가 LA 다저스 컴백을 선택했다"며 "류현진은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텍사스)에는 이상적인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텍사스는 다음 시즌 류현진과 단기 계약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2022년 토미 존 수술을 받은 이력을 소개한 매체는 "그는 한국에서 정상적으로 몸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고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어 "2024년 새로운 팀을 만들려고 하는 텍사스에게 류현진은 이상적인 핏이 될 수 있다"며 "현재 정규시즌 로테이션에서 좌완 투수가 한 명(히니)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 텍사스 입장에서는 선발진의 밸런스를 잡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적극 추천했다.
류현진. |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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