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한때 은퇴 위기에 몰렸던 늦깎이 포수가 입단테스트 합격에 이어 2년 연속 연봉 인상을 이뤄냈다. 우승팀 방출포수에서 베어스 포수왕국의 당당한 일원으로 올라선 안승한(32·두산 베어스)의 반전스토리다.
지난 9일 두산이 발표한 2024년 선수단 연봉 현황에 따르면 백업포수 안승한은 지난해 4500만 원에서 22.2%(1000만 원) 인상된 5500만 원에 2024시즌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2022시즌을 앞두고 두산 입단테스트에 합격, 연봉 3700만 원에 계약한 그는 2023시즌 4500만 원에 이어 2년 연속 연봉이 인상되는 기쁨을 안았다.
최근 1차 스프링캠프지인 호주 시드니에서 만난 안승한은 “연봉 협상 때마다 구단에서 고과를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며 “올해는 이제 구단의 믿음에 보답해야 한다. 기대치를 완전히 충족시키진 못하겠지만 비슷하게라도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연봉 5500만 원의 무게감을 설명했다.
안승한은 신인 시절 전도유망한 포수 유망주로 불렸다. 충암고-동아대를 나와 2014년 신인드래프트서 KT 위즈의 신생팀 특별지명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첫해부터 부상을 당하며 날개가 꺾였다. 퓨처스리그에서 2루 송구 도중 어깨 상부 관절와순 손상인 슬랩 진단을 받았고, 재활 끝 이듬해 일본 스프링캠프에 합류했지만 어깨 통증이 재발하며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
2017년 10월 소집해제를 명받은 안승한은 이강철 감독 부임 첫해인 2019년 6월 14일 대구 삼성전에서 감격의 1군 데뷔전을 가졌다. 하지만 그해 36경기 1할3푼6리 5타점으로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고, 2년 동안 2군을 전전하다가 KT가 통합우승을 차지한 2021시즌을 마치고 방출 통보를 받았다.
안승한은 2021년 12월 두산 입단테스트에 합격하며 현역을 연장했다. 은퇴 위기에서 벗어나 연봉 3700만 원에 정식선수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여름 1군 콜업 이후 공수에서 안정감을 뽐내며 두산 팬들에게 이름 석 자를 알렸다. 안승한은 30경기라는 적은 기회 속에서 타율 3할3푼3리 8타점의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안승한은 두산 2년차인 지난해에는 22경기 출전에 그쳤다. 기록도 2할8리 1타점 1득점으로 저조했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성적이 전부는 아니었다. 2022년에도 그랬듯 팀 훈련과 더그아웃에서 목청껏 파이팅을 외치며 팀 사기 진작에 큰 역할을 했고, 수비에서 양의지, 장승현의 뒤를 받치는 제3의 포수로서 제 몫을 다했다. 안승한의 연봉이 저조한 기록에도 1000만 원 인상된 이유다.
안승한은 “매년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스프링캠프와 정규시즌에 임한다. 올해도 지금도 똑같다”라며 “또한 그라운드와 더그아웃에서 소리를 항상 크게 내려고 노력한다. 어떻게 보면 이런 부분도 내 장점이 될 수 있다. 구단에서 다 좋게 봐주시니 감사할 뿐이다”라고 2년 연속 연봉 인상의 비결을 전했다.
그러면서 “아내에게 항상 고맙고 감사하다. 힘든 시기가 많았는데 꿋꿋이 옆에서 힘이 돼준 고마운 사람이다. 아내 덕분에 이렇게 좋은 날이 온 것 같다. 아내를 참 잘 만났다”라며 두산 정착의 기쁨을 아내와 나눴다. 안승한은 8년 열애 끝 2022년 12월 결혼에 골인했다.
안승한은 올해 역시 양의지의 뒤를 받치는 제2의 포수 오디션 명단에 포함되며 장승현, 김기연과 경쟁 중이다. 그는 “(양)의지 형이 풀타임을 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장)승현이라는 좋은 포수가 있어서 경쟁이 쉽지 않겠지만 2번 포수가 안 되면 3번이라도 돼야 한다. 3번에서 시작해서 잘 되면 2번이 될 수도 있다. 다 같이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안승한은 두산 3년차를 맞아 1군 정착과 더불어 또 하나의 목표를 설정했다. 2014년 프로 지명 후 10년 동안 감감무소식인 마수걸이 홈런을 때려내는 것이다.
안승한은 “내가 아직 홈런이 없다. 그래서 호주에서 방망이를 많이 치고 있다. 코치님들도 형들도 올해는 홈런을 하나 꼭 쳤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해주신다”라며 “누군가에게는 쉬운 홈런 1개가 내게는 정말 소중하다. 그 1개를 위해 열심히 훈련 중이다. 2군에서는 하나씩 쳤는데 올해 1군에서 꼭 치고 싶다”라는 목표를 전했다.
잦은 부상과 부진, 그리고 방출을 딛고 마침내 두산 포수왕국의 당당한 일원으로 인정받은 안승한. 감격의 현역 연장과 함께 2년 연속 연봉이 인상됐지만 만족은 없다. 지금까지 늘 그랬듯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소속팀에 어떻게든 보탬이 되고 싶을뿐이다.
안승한은 “2년 전과 비교하면 인생 역전이다. 그러나 조금 더 역전해야 한다. 더 큰 점수 차이로 확실하게 역전하는 게 목표다”라고 힘줘 말하며 “올해도 1군에 붙어있고 싶다. 부상 없이 1군에서 많은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2024시즌 활약을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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