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안윤지 기자]

윤현준 PD /사진제공=티빙

'크라임씬' 시리즈가 7년 만에 귀환했다. 이미 오래전 종영했으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이 생기면서 탄탄한 팬층을 구축한 '크라임씬'이 리턴즈로 돌아오면서 더 큰 성공을 맛봤다.

윤현준 PD는 최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티빙 오리지널 예능 '크라임씬 리턴즈'와 관련해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크라임씬 리턴즈'는 용의자와 탐정이 된 참가자들이 그들 가운데 숨어있는 범인을 찾아내는 롤플레잉 추리 게임이다.

'크라임씬'은 지난 2014년 처음으로 방송된 시즌1을 시작으로 2015년 시즌2, 2017년 시즌3이 방송됐다. 이후 7년 만인 올해 2월 '크라임씬 리턴즈'로 돌아왔다. 윤 PD는 "(공개) 시간이 가까워지면 질수록 별생각이 없어졌다. 어떤 프로그램이 7년 만에 다시 하는 게 있을지 모르겠다. 어쩌다 이걸 왜 하게 됐나 생각했다"며 "10년 전에 처음 제작하고 시즌3까지 오면서 다시는 안 할 거라 다짐했는데 7년을 보내니 방송 환경이 많이 바뀌었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주변에서 ('크라임씬'을) OTT에서 하는 건 어떠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하게 됐다. 7년 만에 돌아오는데 설렘이 크냐, 두려움이 크냐고 하면 두려움이 크다. 어떻게 반응해주실지, 실망하진 않을지, 계속했으면 하는 반응일지 궁금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정말로 '크라임씬'을 다시 하게 될 거라 생각도 못 했다. 아쉬워하고 많은 분이 '크라임씬'을 여러 번 다시 보고 소비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약간의 제안도 있었고 주변 권유도 있었다. 이런 걸 보면서 '크라임씬'이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걸 느꼈다"라며 "그때 함께 했던 작가들을 찾았는데 이젠 다들 높은 곳에 있더라. 그렇게 제작진을 찾다가 당시 함께 했던 PD 한 명과 작가 한 명을 끌고 새로운 제작진으로 꾸렸다.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다들 '크라임씬'의 광팬이었다. 프로그램을 잘 알고 충분히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사진제공=티빙

'크라임씬'은 여전히 화제 되는 프로그램인데도 불구하고 왜 다시는 안 하려고 마음먹었던 걸까. 윤 PD는 방영 당시 상황을 언급했다. 그는 "너무나 명확했다. 반응에 비해 시청률도 1%대였고 돈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든다. 또 시청자들의 반응도 없었다. 거듭 말하지만, 투자 대비 효율이 없는 거다"라며 "지금 시청자 입장에서 바라보면 본 방송 시청을 왜 하나 싶다. 쉽게 따라갈 수 없으니까 다른 매체를 통해 다시 보는 현상이 생기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크라임씬 리턴즈' 공개 후 호평받는 점은 다름 아닌 스토리다. 이전보다 더 확대된 스토리인 만큼, 한 회차당 분량도 길어졌다. 윤 PD는 "모든 멤버의 성향을 파악해 대본을 만들어내진 못한다. 어떤 회차 에피소드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어려웠다. 그들의 동선도 고려해야 하고 캐릭터끼리 얽히는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이번엔 범인은 뽑지 않고 제작진이 부여했다. 대본을 작성한 다음, 해당 캐릭터에 어울리겠다 싶은 역을 준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한테 안 맞는데'란 고민을 덜 할 수 있었던 거 같다"라고 얘기했다.

또한 "시간도 늘어난 만큼 스토리 짜임새가 좋아졌고 탄탄하고 방대해졌다고 생각한다. 플레이어들이 모든 걸 다 풀어내진 못하고 그럴 수도 없다. 이건 모든 시즌이 마찬가지다. 시청자들이 이 부분을 찾아내는 재미도 있을 것"이며 "최선을 다해 스토리를 만들었으니 후반 작업을 하면서 만족했다"고 기뻐했다.

이번 시즌엔 기존 멤버인 장진 감독, 방송인 박지윤, 개그맨 장동민이 합류했으며 새 멤버로 그룹 샤이니 멤버 키, 그룹 아이브 멤버 안유진 그리고 배우 주현영이 참여했다. 윤 PD는 기존 멤버에 대해 "'크라임씬' 하면 생각나는 사람은 박지윤이었다. 연기도 하고 정리도 되고 플레이도 된다. 아나운서 출신이기도 했다. 연기를 그렇게 하는 게 높이 평가했다. 크라임씬에 있어야 하는 사람이었다. 당연히 잘 이끌고 나갈 것"이라며 "장진 감독의 추리를 빼면 얼마나 서운해하실까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 번째 자리는 (홍)진호, (장)동민, 하니 등이 있는데 다들 너무 아깝더라. 다만 새 멤버가 3명이다 보니 재밌게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 누굴까 싶었다. 그걸 좀 더 생각했던 거 같다. 다들 잘 해주겠지만 동민이가 그러지 않았나 싶다"며 "(다른 출연진은) 앞으로 시즌이 거듭된다면 언제든 다시 만날 인물"이라고 전했다.

윤현준 PD /사진제공=티빙

과거 하니의 출연은 안유진의 캐스팅으로 이어졌다. 윤 PD는 "(안)유진이 같은 경우는 (과거 출연자인) 하니가 너무 좋았다. 여자 아이돌인데 가리는 거 없이 몰입을 잘 해주더라. 이렇게 연기 베이스가 아닌 젊은 사람이 필요했다. 그때 유진이를 유심히 봤고 tvN '뿅뿅 지구오락실' 보고 (제안)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똘똘하고 집요한 면이 있더라. 단서도 잘 찾아내고 열심히 찾아냈다. 내가 틀리지 않았구나 싶다"라고 확신했다.

그간 쿠팡플레이 예능 'SNL 코리아'에 출연해 코미디 연기를 보인 주현영의 모습은 롤플레잉에 필요한 인물로 보여졌다. 그는 "주현영은 '크라임씬' 하면 생각하는 인물이다. 이런 연기면 크라임씬에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근데 캐내고 그런 걸 안 좋아한다고 하더라. 추리를 잘하지 못한다기보다는 캐내는 성격이 아니었던 거다. 한 번 만나서 얘기하는데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캐릭터 플레이뿐만 아니라 추리도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범인을 하면 너무나 잘할 사람이더라"고 전했다.

또한 "키는 작가들 추천이 많았다. tvN 예능 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을 보면 만능 캐릭터이지 않나 추리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고 모든 걸 다 너무나 플레이와 연기를 잘할 수 있는 거였다. 기대치가 있겠다는 게 있었다. 이번에 연기도 잘하고 중간 고리 역할을 잘했다. 새 멤버의 어떤 맏형, 맏오빠 같은 느낌이었다"라고 얘기했다.

윤 PD는 프로그램 취지상 처음 출연하는 사람은 적응하기가 어렵다고. 이 점 때문에 새 멤버들을 섞는 것 역시 고민되는 부분이었다. 그는 "촬영 전 2~3주 전에 대본을 주고 해석한 뒤 첫 녹화를 진행했다. 처음엔 완벽하진 않았지만 생각하는 것 보단 잘해줬는데 두 번째는 진짜 잘하더라"며 "다들 '크라임씬' 광팬이었다. '크라임씬'에 대해서 잘 알고 항상 보면서 시뮬레이션을 해봤다고 했다"라고 칭찬했다.

끝으로 그는 "7년 만에 돌아왔지만 '왜 돌아왔냐'고 할 수도 있는 거다. '크라임씬'은 '크라임씬'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면 또 최선을 다해 만들겠다"라며 "부담감도 있고 기대도 있어서 좋지만 즐거운 상황만은 아니다. 이 모든 건 공개된 후 달라지겠지만 결과가 무척 궁금하다"라고 기대했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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