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원래 잘했던 선수니까요."
한화 이글스 새 캡틴 채은성(34)은 팀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선 더 잘해줘야 하는 선수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정은원(24)이다.
정은원은 한화에서 6시즌을 보냈다. 루키 시즌부터 많은 기회를 얻으며 될 성부른 떡잎임을 증명한 그는 성장을 거듭하더니 2021년 데뷔 4시즌 만에 2루수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그러나 지난해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냈다. 타율 0.222로 부진했고 고졸 루키 문현빈의 위협을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한화는 주 포지션이 2루인 자유계약선수(FA) 안치홍을 영입했다.
정은원은 군 입대를 미룬 채 절치부심하고 있다. 또 다른 생존의 길을 찾고 있다. 마무리 훈련부터 2루수뿐 아니라 외야 수비 훈련까지 나서고 있는 것.
호주 멜버른에서 만난 최원호 감독은 "(안)치홍이를 외야로 뺄 수는 없다. 그러면 (채)은성이도 라이트 연습을 같이 해두려고 하고 문현빈, 정은원도 외야 연습을 같이 해놔야 상황에 따라서는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다"며 "작년에 은원이를 외야로 내보내고 싶어도 아예 준비를 안 한 상태라 그럴 수가 없었다"고 외야 도전 배경을 전했다.
마무리 훈련에 이어 스프링 캠프에서도 외야 훈련으로 구슬땀을 흘린 정은원은 17일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열린 호주 국가대표팀과 평가전 첫 경기에서 1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선두 타자로 나선 정은원은 1회초부터 최원호 감독을 미소짓게 했다. 3-1로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날카로운 스윙으로 우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어 요나단 페라자의 중견수 앞 안타에 2루를 밟았고 문현빈의 내야 땅볼에 3루로 향하더니 노시환의 우익수 깊은 희생플라이에 손쉽게 선제 득점을 했다.
수비에서도 1회 첫 아웃카운트를 무난하게 잡아냈다. 한화 유튜브 채널 이글스TV에서 해설위원으로 나선 한화 레전드 김태균은 "타구가 드라이브가 걸렸다. 타구 판단이 쉽지 않은데 정은원 선수가 잘 처리했다"며 "처음 좌익수로 나가는 것 치고는 안정적인 포구를 보여줬다. 타구도 빨랐기에 쉽지 않았을텐데 한 발도 움직이지 않고 잡아냈다"고 칭찬했다.
공교롭게도 이 타구는 이날 정은원의 유일한 수비 장면이었다. 표본은 적지만 좌익수로서 가능성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그렇다고 2루를 놓은 것은 아니다. 최 감독은 "마무리 캠프 때부터 시켰는데 곧잘 타구를 따라가더라. 현빈이와 은원이, (김)태연이까지 같이 외야 훈련을 해서 그중에서 타격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들이 먼저 나갈 것"이라며 "타격 컨디션이 좋은 게 2명이면 그 중에 2루 수비를 더 잘하는 선수가 2루를 맡고 못 하는 선수는 외야에서 타격 능력을 비교해 경기에 나설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안치홍에게 2루 우선권이 돌아갈 확률이 크지만 공격과 달리 수비에선 검증이 필요하다. 지난해에도 롯데 자이언츠에서 1루수로 34경기, 211이닝을 뛰었다. 2루 수비가 기대이하라는 판단이 되면 1루수 혹은 지명타자를 번갈아가면서 뛸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정은원 혹은 문현빈이 2루수로 나서야 한다.
주장 채은성은 올 시즌 한화에 대해 "잘할 것 같다. 매년 이 맘때는 설레는 시기다. 모든 선수들이 준비를 잘 해왔다"며 잘할 것 같은 선수를 꼽아달라는 요청에 "잘해야 하는 선수가 있다. 개인적으로 은원이가 잘했으면 좋겠다. (하)주석이도 마찬가지다. 잘 했던 선수들인데 좋지 않았고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팀 위치에서도 잘해줘야 하는 선수들이다. 나머지는 다 준비를 잘했고 잘해줄 것 같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은원이와 주석이"라고 말했다.
이날 가능성을 보인 것처럼 외야에서도 큰 문제 없이 믿고 맡길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 그러면서도 타격이 살아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 감독의 말처럼 비슷한 조건이라면 타격이 좋은 선수가 우선권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채은성의 말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뎁스가 좋은 팀은 누구 하나가 빠졌을 때 티가 나지 않는 팀"이라며 "그 둘도 밀려났을 때 다시 그 자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더 많이 움직이고 분발하면 잘 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믿음을 나타냈다.
안치홍, 김강민, 이재원 등 베테랑 트리오에 새 외국인 타자 페라자, 지난해 놀라운 반등을 한 노시환과 문동주, 신인상 후보로 내부 경쟁을 벌일 황준서와 김서현 등 기대를 모으는 선수들이 차고 넘친다.
다만 분명한 건 수비 활용도가 높은 정은원이 반등하면 팀이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더구나 올 시즌엔 투수의 견제가 제한되고 베이스 크기도 커졌다. 출전 기회가 늘어난다면 224도루를 기록한 빠른 발은 한 베이스를 더 차지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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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정은원. |
한화 이글스 새 캡틴 채은성(34)은 팀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선 더 잘해줘야 하는 선수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정은원(24)이다.
정은원은 한화에서 6시즌을 보냈다. 루키 시즌부터 많은 기회를 얻으며 될 성부른 떡잎임을 증명한 그는 성장을 거듭하더니 2021년 데뷔 4시즌 만에 2루수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그러나 지난해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냈다. 타율 0.222로 부진했고 고졸 루키 문현빈의 위협을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한화는 주 포지션이 2루인 자유계약선수(FA) 안치홍을 영입했다.
정은원은 군 입대를 미룬 채 절치부심하고 있다. 또 다른 생존의 길을 찾고 있다. 마무리 훈련부터 2루수뿐 아니라 외야 수비 훈련까지 나서고 있는 것.
호주 멜버른에서 만난 최원호 감독은 "(안)치홍이를 외야로 뺄 수는 없다. 그러면 (채)은성이도 라이트 연습을 같이 해두려고 하고 문현빈, 정은원도 외야 연습을 같이 해놔야 상황에 따라서는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다"며 "작년에 은원이를 외야로 내보내고 싶어도 아예 준비를 안 한 상태라 그럴 수가 없었다"고 외야 도전 배경을 전했다.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에서 내야수들이 모여 김우석 수비코치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
선두 타자로 나선 정은원은 1회초부터 최원호 감독을 미소짓게 했다. 3-1로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날카로운 스윙으로 우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어 요나단 페라자의 중견수 앞 안타에 2루를 밟았고 문현빈의 내야 땅볼에 3루로 향하더니 노시환의 우익수 깊은 희생플라이에 손쉽게 선제 득점을 했다.
수비에서도 1회 첫 아웃카운트를 무난하게 잡아냈다. 한화 유튜브 채널 이글스TV에서 해설위원으로 나선 한화 레전드 김태균은 "타구가 드라이브가 걸렸다. 타구 판단이 쉽지 않은데 정은원 선수가 잘 처리했다"며 "처음 좌익수로 나가는 것 치고는 안정적인 포구를 보여줬다. 타구도 빨랐기에 쉽지 않았을텐데 한 발도 움직이지 않고 잡아냈다"고 칭찬했다.
공교롭게도 이 타구는 이날 정은원의 유일한 수비 장면이었다. 표본은 적지만 좌익수로서 가능성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그렇다고 2루를 놓은 것은 아니다. 최 감독은 "마무리 캠프 때부터 시켰는데 곧잘 타구를 따라가더라. 현빈이와 은원이, (김)태연이까지 같이 외야 훈련을 해서 그중에서 타격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들이 먼저 나갈 것"이라며 "타격 컨디션이 좋은 게 2명이면 그 중에 2루 수비를 더 잘하는 선수가 2루를 맡고 못 하는 선수는 외야에서 타격 능력을 비교해 경기에 나설 수도 있다"고 전했다.
2루 수비를 하는 정은원. |
주장 채은성은 올 시즌 한화에 대해 "잘할 것 같다. 매년 이 맘때는 설레는 시기다. 모든 선수들이 준비를 잘 해왔다"며 잘할 것 같은 선수를 꼽아달라는 요청에 "잘해야 하는 선수가 있다. 개인적으로 은원이가 잘했으면 좋겠다. (하)주석이도 마찬가지다. 잘 했던 선수들인데 좋지 않았고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팀 위치에서도 잘해줘야 하는 선수들이다. 나머지는 다 준비를 잘했고 잘해줄 것 같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은원이와 주석이"라고 말했다.
이날 가능성을 보인 것처럼 외야에서도 큰 문제 없이 믿고 맡길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 그러면서도 타격이 살아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 감독의 말처럼 비슷한 조건이라면 타격이 좋은 선수가 우선권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채은성의 말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뎁스가 좋은 팀은 누구 하나가 빠졌을 때 티가 나지 않는 팀"이라며 "그 둘도 밀려났을 때 다시 그 자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더 많이 움직이고 분발하면 잘 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믿음을 나타냈다.
안치홍, 김강민, 이재원 등 베테랑 트리오에 새 외국인 타자 페라자, 지난해 놀라운 반등을 한 노시환과 문동주, 신인상 후보로 내부 경쟁을 벌일 황준서와 김서현 등 기대를 모으는 선수들이 차고 넘친다.
다만 분명한 건 수비 활용도가 높은 정은원이 반등하면 팀이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더구나 올 시즌엔 투수의 견제가 제한되고 베이스 크기도 커졌다. 출전 기회가 늘어난다면 224도루를 기록한 빠른 발은 한 베이스를 더 차지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정은원이 호주 멜버른 선수단 숙소 내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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