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장우영 기자] ‘용두사미’ 결말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용두용미’ 결말을 낸 ‘밤에 피는 꽃’처럼 될 수 있을까. 남은 2회차에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17일, 16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MBC 금토드라마 ‘밤에 피는 꽃’은 시청률 18.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밤에 피는 꽃’은 12부작임에도 MBC 금토드라마 역대 1위 신기록을 달성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을 넘어선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아시안컵 중계와 설 명절 연휴로 인해 잠시 주춤했을 뿐, 꾸준한 시청률 상승세를 기록하며 금토드라마 최강자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이날 방송에서는 최종 빌런이었던 석지성(김상중)이 천민으로 강등되는 최후를 맞았고, 조여화(이하늬), 박수호(이종원)가 과거의 아픔을 딛고 온전히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모습으로 해피엔딩을 맞았다. 뿐만 아니라 1년 뒤 여화와 수호가 다시 만나 설렘을 선사한 엔딩 장면은 22.4%까지 치솟았고, 채널 경쟁력을 가늠하는 지표인 2049 시청률 또한 3.8%로 화제성까지 모두 잡았다.
시작부터 용의 머리로 시작해, 끝까지 용의 꼬리였다. 스피디한 전개와 다채로운 에피소드로 안방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복면 과부의 이중생활이라는 파격적인 소재와 코믹한 연출,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져 ‘코믹 사극의 진수’라고 불렸다. 엔딩에서는 조여화와 박수호가 키스를 하려는 모습으로 마무리되면서 혹시 시즌2가 있는게 아니냐는 기대감을 더하기도 했다.
‘밤에 피는 꽃’의 용두용미 결말을 보며 ‘내 남편과 결혼해줘’(이하 내남결)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내 남편과 결혼해줘’도 시작은 용의 머리였다. 하지만 끝으로 향하는 현재, 뱀의 꼬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박민환과 정수민이 결혼에 골인하는 회차까지, 시청자들에게 도파민과 사이다를 선사했던 ‘내남결’은 오유라(보아)의 등장으로 고구마를 먹이기 시작했다. 오유라의 등장으로 사이다 길만 걷던 강지원의 복수도 멈칫했고, 러브라인도 주춤했다. 특히 덤프 트럭 사고로 위장해 강지원을 죽이려 한 부분은 ‘재벌집 막내아들’에 이어 트럭 트라우마를 줄 판이었다. 박민환, 정수민의 악행, 강지원의 사이다 복수로 촘촘히 쌓아 올린 서사는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오유라의 등장으로 금이 가기 시작했다.
말도 안되는 드라마틱한 전개도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끌어왔던 ‘내남결’은 막판에 거하게 헛발질을 하고 있다. 때문에 용두사미 결말을 맺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가 높다. tvN 월화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 2위에 오르고, 그 이상을 노려볼 수 있었던 ‘내남결’인 만큼 시청자들의 아쉬움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내남결’은 ‘밤에 피는 꽃’처럼 용두용미 결말을 낼 수 있을까. ‘내남결’은 이제 단 2회 만을 남겨두고 있다. 선공개 된 영상에서는 박민환과 오유라의 불륜을 목격한 정수민의 모습이 담겼는데, 송하윤의 연기력에 초점이 맞춰졌다. 극 후반부에 헛발질을 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기대를 떨칠 수 없는 이유는 배우들의 열연이 아까워서라도 ‘용두용미’가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