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포스트 오승환’으로 불리는 KT 위즈 뉴 클로저 박영현(21)이 알고 보니 6살 어린 투수 유망주 동생이 있었다. 동생 박지현까지 향후 프로의 꿈을 이루면 박정현 3형제의 KBO리그 맞대결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
KT 위즈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7일 1차 스프링캠프지인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 박영현의 가족이 깜짝 방문했다. 박영현의 아버지, 어머니, 남동생이 아들과 형을 응원하기 위해 멀리 기장까지 발걸음을 했다. KT 관계자는 “박영현 부모님은 계속 그라운드 위의 아들 훈련 모습을 지켜보며 응원 메시지를 전달했다”라고 전했다.
박영현의 남동생 박지현은 부천중학교에 재학 중인 야구 유망주로, 투수와 내야수를 병행 중이다. 현재는 투수 포지션에 주력하고 있다고. 부천중학교가 때마침 기장 근처 양산시에서 리그를 진행 중이었고, 깜짝 만남이 성사됐다. 박영현의 엑스트라 훈련이 모두 종료된 뒤 가족 상봉이 이뤄졌다.
가족을 만난 박영현은 “동생이 양산에서 한창 리그 중이다. 동생이 나와 같은 포지션이라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라며 “아직 나보다 한참 어린 동생처럼 느껴져 때로는 힘들 수 있지만 투수로서 더 힘내서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이에 동생 박지현은 “형처럼 등번호 1번을 달고 뛰고 있다. 등번호가 무거운 만큼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라며 “형이 평소 체인지업 그립이나 마운드 위에 오른 투수의 마음가짐에 대해 많이 알려준다. 나도 최선을 다할 테니 형도 건강하게 스프링캠프를 잘 마치고 시즌에 들어갔으면 좋겠다”라고 형을 향한 진심을 전했다.
유신고를 나와 2022년 신인드래프트서 KT 1차 지명된 박영현은 데뷔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던 마무리 유망주다. 첫 시즌 인상은 강렬했다. 제2의 오승환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정규시즌 52경기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66으로 호투했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포스트시즌 최연소 세이브 신기록(만 19세 6일)을 수립했다.
박영현은 2년차를 맞아 한층 업그레이드 된 구위를 앞세워 68경기(75⅓이닝) 3승 3패 4세이브 32홀드 평균자책점 2.75를 기록했다. 베테랑 노경은(SSG)을 2개 차이로 따돌리고 KBO 최연소 홀드왕을 차지했고, 노경은, 임기영(KIA), 김명신(두산)에 이어 불펜 최다 이닝 4위에 오르는 투혼을 뽐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박영현은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해 한국 마운드의 뒷문을 든든히 지키며 포스트 오승환의 탄생을 알렸다. 금메달의 주역으로 우뚝 선 그는 20세의 어린 나이에 병역 특례 혜택을 받으며 스스로 커리어의 꽃길을 열었다.
박영현은 이에 힘입어 2024시즌 연봉 계약에서 구단 최고 인상률 및 최고 인상액의 주인공이 됐다. 2023시즌 연봉 6100만 원에서 162.3% 인상된 1억 6000만 원에 사인하며 단숨에 억대 연봉자 반열에 올라섰다.
박영현은 2024시즌 삼성 라이온즈로 떠난 김재윤의 뒤를 이어 KT 마무리 보직을 맡을 전망이다.
박영현의 형 박정현 또한 현역 프로야구 선수다. 동생들과 달리 내야수인 박정현은 유신고를 나와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 이글스의 2차 8라운드 78순위 지명을 받았다. 1군 통산 기록은 197경기 타율 2할2푼4리 6홈런 41타점이며, 지난해 12월 상무로 입대해 병역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
한편 부천중학교 출신인 강백호와 안치영도 이날 엑스트라 훈련을 마치고 모교 후배들을 만나 깜짝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