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한때 KBO리그를 대표할 파이어볼러로 주목받았던 한승혁(31·한화)의 나이도 어느덧 31살이 됐다. 2011년 프로 입단 후 10년이 넘도록 미완의 투수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닌 그가 트레이드 성공신화를 쓰려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까.
한승혁은 지난 2022년 11월 2대1 트레이드를 통해 정든 KIA 타이거즈를 떠나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다. 당시 한화는 거포 내야수 변우혁을 KIA에 내주고 반대급부로 한승혁, 장지수를 받는 트레이드에 전격 합의했다.
한승혁은 덕수고를 나와 201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IA 1라운드 8순위 지명된 우완 파이어볼러 기대주였다. 빠른 구속은 물론 묵직한 구위를 뽐내며 커리어 초창기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KBO리그 파이어볼러가 그렇듯 제구 난조와 기복 탓에 날개를 펴는 데 늘 애를 먹었다. 매년 패턴이 비슷했다. 스프링캠프에서 빠른 구속과 안정된 제구력을 뽐내며 기대주로 불리다가 시즌이 개막한 뒤 1군과 2군을 자주 오갔다. 겨울과 봄 ‘혹시나’ 했던 마음이 여름과 가을이 되면서 ‘역시나’로 바뀌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트레이드를 전환점으로 삼으려 한 한승혁은 한화 이적 첫해인 지난해 21경기 승리 없이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6.44로 또 부진했다. 1군 무대에서 98일 동안 생존했지만 서산에서 이보다 많은 101일을 머무르며 트레이드가 실패라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변우혁의 기록 또한 KIA 첫해 83경기 타율 2할2푼5리 7홈런 24타점에 그쳤다.
무엇이 문제일까. 호주 멜버른에서 만난 한화 최원호 감독은 “한승혁의 경우 연습 때는 전혀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 퓨처스리그에서도 큰 문제가 없는데 이상하게 1군만 오면 기량이 나오지 않는다. KIA 시절에도 보면 연습과정은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런데 공식경기만 들어가면 흔들린다. 이는 기량이 아닌 멘탈 문제라고 본다”라고 진단했다.
한승혁은 이번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에서 또 다시 이글스의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또 같은 패턴이다. 불펜피칭과 연습경기에서 감독의 눈길을 끄는 구위를 선보이며 필승조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한승혁은 18일 멜버른 볼파크에서 열린 호주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 8회 구원 등판해 1이닝 1실점으로 감각을 조율하기도 했다.
최 감독은 “골프로 따지면 연습 때 엄청 잘하다가 대회만 나가면 컷오프 탈락하는 셈이다. 자꾸 볼을 던지면 전략을 세울 수 없다”라고 쓴소리하며 “올해도 불펜 경쟁을 시켜보고 안 되면 롱릴리프로 준비시킬 생각이다. 전반기 더블헤더가 있어서 그런 부분또한 대비해야 한다”라고 한승혁 기용 플랜을 전했다.
2011년 프로에 입단해 어느덧 13년차가 된 한승혁. 트레이드 이적 2년차를 맞아 제구 되는 강속구를 뽐내며 한화의 트레이드 복덩이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승혁에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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