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괌(미국), 조형래 기자] “누구를 빼야할지 고민이다.”
롯데 자이언츠의 괌 스프링캠프도 어느덧 막바지다. 김태형 감독에게도 고민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괌 스프링캠프는 20일을 마지막으로 끝난다. 그리고 21일 인천공항을 경유해서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한다. 오키나와에서는 실전 연습경기 위주의 일정이 이어진다. 22일부터 25일까지는 ‘자매구단’인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와 합동훈련과 교류전 2경기가 잡혀있다. 특히 25일 교류전에는’165km’를 뿌리는 일본 프로야구 최고 유망주 사사키 로키가 출격을 예고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7일부터는 삼성, KIA(2경기), KT, 한화 등 국내 구단들과 5차례 연습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43명의 괌 스프링캠프 선수단 가운데 오키나와가 아닌 한국 귀국이 일찌감치 확정된 선수는 투수 이민석 1명 뿐이었다. 20일 국군체육부대(상무) 체력측정을 치러야 하는 한동희는 한국으로 일시 귀국했지만 체력측정이 끝나면 오키나와 캠프로 재합류한다. 지난해 우측 팔꿈치 토미존 수술을 받았던 이민석은 따뜻한 괌에서 막바지 재활 단계를 밟았고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 실전 투입 준비를 한다. 수술 이후 이제 막 불펜피칭 3번을 끝냈고 국내에서 재활을 거친 뒤 3월 말, 실전 경기에 투입된다.
그러나 이민석 외에도 추가로 오키나와행 티켓을 얻지 못하는 선수가 나올 가능성이 높았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해 부임 이후 마무리캠프부터 스프링캠프까지 지켜보면서 선수들의 능력치를 파악했다. 그러면서 “누구를 빼야할지 고민이다”라고 말하는 김태형 감독이다. 그만큼 선수단 면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정리가 필요한 선수단에 미안한 감정을 전하기도 했다.
지금의 컷오프가 결국 올해 1군 선수단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있기에 선수단도 컷오프 명단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결국 야수진에서 오키나와행 티켓을 얻지 못한 3명의 선수가 추가적으로 나왔다.
19일 자체 청백전 이후 탈락 명단을 발표하려고 했지만 강한 스콜로 청백전이 취소되면서 빠르게 통보가 됐다. 내야수 정대선, 외야수 장두성과 이정훈이 오키나와가 아닌 한국으로 들어온다. 이들은 오는 20일 새벽 비행기로 귀국한다.
안치홍(한화)의 FA 이탈로 고민거리가 된 내야진의 경우 외부 영입생들이 견고한 실력을 보여줬다. 기존 선수들도 분전하면서 고민이 심화되고 있는 포지션이다. 스프링캠프 직전 FA 계약에 이은 사인 앤 트레이드로 합류한 김민성은 주전 2루수로 낙점을 받은 상황. 2차 드래프트로 합류한 오선진도 안정적인 모습으로 내야 전포지션이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의 모습을 과시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2루수로 다시 포지션을 전향한 고승민 역시 이전보다 확연히 달라진 수비력으로 코칭스태프를 행복하게 하고 있다.
지난해 현역 군 복무를 마치고 합류한 이주찬은 내야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수비력은 원래 인정을 받았던 선수인데 군 복무 이후 타격에서 자신감까지 얻으면서 김태형 감독의 눈도장을 받고 있다. 기존의 노진혁 박승욱 이학주 등도 경쟁의 소용돌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구슬땀을 흘려야 하는 실정이다.
2년차 내야수 정대선은 김민호 수비코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무럭무럭 성장했다. 그러나 1군에서 경험이 많고 쟁쟁한 선수들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실전 경기 위주로 치러질 오키나와 캠프에서 기회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다. 결국 정대선은 미래를 기약해야 했다.
외야진의 경우 중견수 빅터 레이예스를 기준으로 좌익수 김민석, 우익수 윤동희가 베스트 라인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까지 경쟁이 펼쳐질 예정이지만 외야진 정리는 불가피했다. 결국 타격에서 강점은 있지만 수비 포지션이 확실하지 않은 이정훈이 오키나와로 가지 못한다. 또한 발 빠른 외야진 가운데 황성빈, 장두성이 비슷한 위치에서 경쟁을 펼쳤지만 장두성이 경쟁에서 뒤처졌다. 오키나와가 아닌 2군에서 시즌을 준비한다.
투수진은 이민석을 제외하고는 모두 생존해 오키나와에서 경쟁을 이어간다. 현재 캠프 명단에서 이민석을 제외한 19명의 투수들 가운데 12~13명 가량이 1군 로스터에 포함된다. 개인 훈련으로 몸을 만들고 있는 외국인 에이스 찰리 반즈가 추후 더해진다면 1군의 문은 더욱 좁아진다. 이들 모두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마지막 눈도장을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쓸 전망이다. 선발진과 불펜진의 윤곽은 어느 정도 그려놓은 김태형 감독이지만 이 윤곽의 마지막에 포함될 선수가 누가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