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한용섭 기자] LG 트윈스 문성주가 올해는 ‘9월 징크스’를 극복할 수 있을까.
문성주는 외야 주전으로 자리잡은 지난 2년간 여름까지는 3할이 넘는 고타율로 활약하다가 9월이 되면 급격히 부진에 빠졌다. 올해는 이를 극복해야 한다.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10라운드(전체 97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은 문성주는 ‘복덩이’다. 2018년 1군에서 5경기 3타수 1안타를 기록했고, 이후 군대 입대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그는 2022시즌부터 두터운 LG 외야진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2년 연속 3할 언저리 타율을 기록했지만, 시즌 막판 아쉬움이 많았다.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문성주는 9월 부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문성주는 2022시즌에는 8월말에 3할5푼대 타율로 ‘장외 타격왕’이었다. 부상으로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으나 뛰어난 타격감을 보였다. 그러나 9월 이후 급격한 슬럼프에 빠졌다. 시즌 최종전까지 24경기에서 타율 1할3푼2리(53타수 7안타)로 급락했다. 결국 규정 타석에 미달인 타율 3할3리로 시즌을 마쳤다.
문성주는 지난해도 8월말까지는 타율 3할1푼대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9월 이후로 34경기에서 타율 2할5푼6리(90타수 23안타)로 부진했다. 처음으로 규정 타석을 채운 시즌이었으나 타율 2할9푼4리로 마쳤다.
문성주는 캠프에서 “천천히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힘든 점은 없고, 감독님과 코치님이 배려를 많이 해 주신다”고 했다. 캠프 훈련 4번째 턴까지 야간 훈련이나 엑스트라 훈련에서 제외됐다고 한다.
염경엽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고참들과 중간층 그리고 신인이 포함된 신예들, 3그룹으로 나눠서 훈련 일정을 세분화시켰다.
문성주는 “이호준, 모창민 코치님과 2년째 같이 하면서, 코치님들이 저에 대해 잘 파악하시고, 시즌 때도 도와주셔서 좋은 성적이 났던 것 같다”고 지난 2년을 언급했다.
문성주는 아쉬웠던 시즌 막판 부진을 언급했다. 그는 “8월 마지막 주부터 타격감이 떨어졌다. 첫 해(2022년 9월) 떨어졌을 때는 뭐가 뭔지 잘 몰랐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계속 했던 것 같다”며 "작년에 또 떨어졌을 때는 이제 뭐가 좀 안되는지 스스로 느꼈다. 올해 또 만약 그렇게 된다면, 매년 막판에 떨어지면 안 되니까, 그것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문제점을 느꼈을까. 문성주는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9월에) 방망이가 초반보다는 확실히 안 돌았다. 안 돌다 보니까 오른쪽 어깨도 빨리 빠졌다. 그런 상황에서 더 세게 치려고 하다보니 정확도가 계속 떨어졌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그는 “가을야구까지 이어졌다면, 정말 체력적으로 기술적으로 안 되는구나 생각했을 건데, 가을야구 때 조금 살아났다. 달랐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안타를 못 쳤지만, 2차전과 3차전 안타 1개씩 쳤는데, 느낌이 완전 달랐다. 공이 잘 보이고 뭔가 칠 것 같다. 못 쳐도 4차전, 5차전에서 치면 된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언급했다.
이어 “2022년 시즌 막판 슬럼프 때는 ‘못칠 것 같다’는 느낌이 많았다. 시즌 초중반에는 안타가 나오든 안 나오든 평정심이 유지되는데, 마지막에는 ‘좀 이상하다. 안 되네’ 그런 느낌이 많았다. 작년 가을야구에서 그런 느낌이 좀 없어져서, 이렇게 하면 되겠다는 나름 생각을 갖게 해줬다. 가을야구가 그 느낌을 가져다줬다. 이겨낼 수 있게끔…”라고 말했다.
결국 심리적인 문제와 체력 소모가 복합적으로 보였다. 문성주는 “심리 문제라 하기에는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못 쳤기 때문에, 물론 체력적이나 심리적인 거 다 해당되겠지만, 근데 확실히 시즌 초반과는 다르게 몸 상태가 안 좋아 방망이가 안 돌았다. 안 돌 때 뭔가를 어떻게 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갖고, 가을야구를 안 했으면 그런 경험도 못 했을 텐데, 많이 느끼게 해줘서 경험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문성주는 9월 징크스와 함께 ‘좌투수 공략’을 언급했다. 그는 “2022년에는 좌투수 상대 타율이 괜찮았는데, 지난해 좌투수 타율이 떨어졌다. 작년에 후반기 때 좌투수 상대로 이상하리 만큼 공략이 안 됐다”며 “올해 시범경기부터 좌투수 상대 포인트를 찾아가야 할 것 같다. 작년에 좌투수 상대로 공이 왔다 싶은 것이 치면 파울이 되더라. 2022년에는 인플레이 타구가 됐는데, 2023년에는 파울이 많았다. 볼카운트 싸움이 안 되고, 그러면서 공략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문성주는 2022년 좌투수 타율은 3할4푼1리(85타수 29안타)로 높았다. 하지만 지난해 좌투수 타율이 2할3푼6리(157타수 37안타)로 떨어졌다. 1할 넘게 떨어진 것.
한편 트윈스는 오는 3월 중순 서울 고척돔에서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연습 경기를 갖는다. 메이저리그 스타들과 맞대결에 벌써 흥미롭고 관심이 모아진다. 샌디에이고와 맞붙게 된 소감을 묻자 문성주는 “아직 생각해 본 적 없다. (캠프에서) 할 것이 많고 바쁘다. 경기까지 아직 많이 남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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