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명해서 돌아오겠습니다''...수비 장인의 애제자, 2군 통보에도 좌절은 없다 [오!쎈 괌]
입력 : 2024.02.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롯데 자이언츠 제공

[OSEN=괌(미국), 조형래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괌 스프링캠프 마지막 자체 청백전이 우천으로 취소됐다. 그리고 2차 오키나와 캠프에 함께하지 못하는 선수들을 통보했다. 이 중 2년차 내야수 정대선(20)은 2군 통보에도 좌절하지 않았다.

롯데는 19일 괌 데데도 스포츠컴플렉스에서 두 번째 자체 청백전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럽게 내린 강한 스콜로 취소됐다. 청백전 이후 결정하려고 했던 1차 캠프 탈락자들도 조기에 통보를 했다. 

투수 중에는 지난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막바지 재활 중인 이민석만 부산으로 넘어간다. 이민석의 경우 온화한 괌에서 막바지 재활을 한 뒤 2군으로 이동해 불펜 피칭과 라이브 피칭 등의 단계를 이어나갈 예정이었다. 19일까지 3번의 불펜 피칭을 펼친 이민석이 오키나와로 넘어가지 않는 것은 일찌감치 확정된 사안이었다. 

야수진에서 3명의 탈락자가 추가로 나왔다. 내야진에서는 정대선, 외야진에서 이정훈 장두성이 오키나와행 티켓을 얻지 못했다. 이날 훈련이 끝나고 코칭스태프가 탈락자들에게 직접 해당 선수들에게 통보를 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는 20일 하프 훈련으로 괌 1차 스프링캠프를 마무리하고 21일 일본 오니카와로 이동해 지바 롯데와의 그룹 교류전 2경기를 비롯해 KBO리그 구단들과 총 7번의 실전 연습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모든 선수들을 테스트 할 수는 없는 상황. 결국 일부 명단은 오키나와로 함께 넘어가지 못한 채 2군으로 이동하게 됐다. 

2년차 내야수 정대선의 탈락은 다소 의외로 느껴질 수 있다. '수비 장인' 김민호 수비 코치가 공들였던 자원이다. 김민호 코치와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함께 하면서 칭찬도 많이 했고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던 선수였다. 유격수는 물론, 2루, 3루 등 모든 포지션에서 착실하게 훈련을 소화하면서 1군 스프링캠프까지 합류, 눈도장을 받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로도 많은 성장세가 이뤄지면서 깜짝 스타의 탄생을 알리는 듯 했다. 김태형 감독도 "가진 재능은 좋다"라면서 정대선에에 이따금씩 눈길을 주곤 했다.

그러나 결국 쟁쟁한 1군 선배들이 버티고 있는 내야진의 틈을 결국 뚫지 못했다. FA로 안치홍이 이탈했지만 FA 사인 앤 트레이드로 김민성이 합류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서도 오선진과 최항이 보강됐다. 기존 노진혁 박승욱 이학주 내야자원에 2루수로 다시 복귀한 고승민, 지난해 현역 제대 이후 김태형 감독의 눈에 들어온 이주찬 등도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많은 선수들을 활용할 수는 없기에 아직 젊고 기회도 많이 남은 정대선이 잔류 기회를 얻지 못했다. 컷오프 명단이 확정된 이후 만난 정대선은 시원섭섭한 표정이었다. 그는 "많이 아쉽다. 오키나와 캠프까지 욕심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라면서 "그래도 오키나와에 갔으면 선배님들도 많아서 경기도 많이 못 뛰었을 것이다. 2군에서 경기력을 많이 올린 다음에 시범경기 때 다시 올라와서 잘 보여주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라고 아쉬움을 털고 말했다. 

김민호 코치를 만나고 많은 부분들이 달라졌다. 2년차 선수로서 완연한 프로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그는 "저 스스로는 잘 모르갰다. 하지만 주위에서 선배님들이나 코치님들 말씀이 마무리캠프 때보다 확실히 좋아진 게 보인다고 하셔서 그런 생각을 하고 지냈다"라며 "김민호 코치님께서 마무리캠프부터 스프링캠프까지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고 가르쳐주셨다"라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체격도 꽤나 좋아졌다. 그는 "지난해 78kg 정도였는데 지금은 88kg까지 체중을 늘렸다. 작년에 트레이닝 코치님들께서 체지방이 많이 없다고 하셔서 체지방도 늘리고 근육량도 늘렸다. 작년에는 공을 밀어치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공을 말 그대로 때린다는 느낌이 든다"라고 설명했다.

OSEN DB

아쉬운 것은 코칭스태프 역시 마찬가지. 정대선은 "훈련 직후라서 김민호 코치님에게는 따로 말씀을 못 들었다. 김광수 코치님께서 '가서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기회가 올 것일라고, 아직 젊다'라고 말해주셔서 마음의 위로가 됐다"라고 말했다.

지금의 탈락이 영원한 후보로 이어지는 게 아니다. 정대선은 패기있게 각오를 다지면서 곧 1군 무대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코치님 말씀대로 저는 아직 젊다. 지금 당장은 제가 보기에도 섣부르다. 앞으로 10년, 20년 가까이 더 야구를 해야 하니까 제가 잘 준비하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라면서 "2군에서 다시 증명하고 돌아오겠습니다"라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이민석, 정대선, 이정훈, 장두성 등 오키나와행 티켓을 얻지 못한 4명은 20일 새벽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OSEN DB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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