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기장, 이후광 기자] KT 위즈가 올해도 2군에서 원석을 발굴해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시키는 빅또리투어를 실시했다. 좌완투수 성재헌(27), 내야수 윤준혁(23), 외야수 황의준(22)이 그 주인공이다.
KT 구단은 1차 스프링캠프 마지막 턴인 19일부터 21일까지 김태한 퓨처스 감독, 스카우팀 이충무 팀장, 육성팀 윤정우 팀장 등이 1차 스프링캠프지인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 집결했다.
KT 관계자는 “1군과 퓨처스, 그리고 유관부서의 협의를 통한 팀의 육성 방향성 정립 및 1군 콜업 대비 적응력 강화를 위해 1군 캠프에 퓨처스 감독 및 프런트 각 부서 팀장들이 모였다”라고 설명했다.
KT는 육성 정책의 일환으로 스프링캠프 첫 빅또리투어를 진행했다. 빅또리투어는 익산 퓨처스캠프에서 기량, 훈련 태도가 뛰어나고, 향후 콜업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위해 이들을 1군 캠프로 승격시키는 KT만의 육성 특화 프로그램이다. 이번에는 좌완투수 성재헌, 내야 유틸리티 윤준혁, 거포 외야수 황의준이 좋은 평가를 받아 익산에서 기장으로 이동했다.
KT 나도현 단장은 “1차 캠프가 마감되는 시점 1, 2군 캠프 성과와 중간 점검을 포함한 신인, 외국인선수 점검 등 1군 방향성을 서로 소통을 통해 공유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시행했다”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현장의 만족도는 높았다. KT 이강철 감독은 “팀의 중장기적인 방안으로 좌완투수, 외야 거포, 내야수 등 육성이 필요한 포지션에 대해 캠프 막판 새로운 얼굴들을 합류시켰다. 선배들을 보며 많이 배우기를 기대한다. 지속적으로 선수단에 동기부여를 주면서 유능한 선수 수급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KT 퓨처스팀 김태한 감독은 “이강철 감독님을 비롯해 각 부서 팀장들과의 협의를 통해 오키나와에 가지는 못해도 퓨처스 캠프가 기장에서 시행되기 전 몇몇 선수들이 스타플레이어들과 훈련하며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기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회의를 통해 진행시켜주신 1군 감독님께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성재헌은 성남고-연세대를 나와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G 2차 8라운드 73순위로 뽑혔다. 느린 구속을 정교한 제구력으로 보완한 그는 아마추어 시절 ‘성남고 유희관’으로 불렸고, 프로 입단 이후 퓨처스리그에서 차근차근 선발 준비를 하며 당시 류중일 LG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성재헌은 데뷔 첫해부터 1군 무대에 올라 불펜으로 4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4.15(4⅓이닝 2자책)를 기록했다.
그러나 성재헌은 2020년 9월 4일 NC전을 끝으로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2020년 9월 10일 입대가 결정되면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했고, 소집해제 이후 퓨처스리그를 전전하며 콜업 기회를 잡지 못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2022년 2경기 평균자책점 6.75, 2023년 17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6.13으로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성재헌은 결국 지난해 11월 LG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고 무소속이 됐다.
성재헌은 작년 11월 말 모교 성남고에서 제춘모 투수코치, 장재중 배터리코치가 보는 가운데 입단테스트를 봤다. 조현우의 이른 은퇴로 좌완투수 보강이 절실해진 KT는 성재헌의 투구를 유심히 관찰했고, 제춘모, 장재중 코치 모두 그의 기량에 합격점을 부여했다. KT 구단은 “구속은 높지 않지만 제구와 변화구에 강점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성재헌은 “퓨처스 캠프에서 김태한 감독님께서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아니니 구속에 압박 받지 말고,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라'고 여러 번 말씀해주셨다. 새로운 팀에 들어온 만큼 잘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는데 코치님들께서 그런 강박을 갖지 않도록 멘탈 관리를 신경써주셨다”리며 “KT의 특징은 편한 분위기다. 덕분에 새 팀이지만 적응을 잘하고 있다”라고 순조로운 적응을 알렸다.
빅또리투어에 참가한 소감도 들을 수 있었다. 성재헌은 “들어오자마자 기회를 받게 돼 영광이다. 남은 캠프 기간 내 장점인 제구와 변화구를 다듬어 목표치까지 올리고 시즌을 시작하고 싶다. 앞으로 열심히 해서 수원에서 팬분들과 만나고 싶다”라고 밝혔다.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T 2차 4라운드 32순위로 입단한 윤준혁은 익산 캠프에서 가장 평가가 좋았던 선수다. KT 관계자는 “윤준혁은 퓨처스 주장 양승혁과 함께 퓨처스 코칭스태프 사이에서 훈련 및 생활 태도가 가장 모범적인 선수로 꼽힌다”라고 설명했다.
윤준혁은 “군 제대 후 오랜만에 1군 선배들과 스프링캠프 훈련을 하게 돼 상기된 마음으로 기장에 왔다. 최고참 선배들과 같은 조에서 훈련을 하게 됐는데 김상수 선배님께서 '어깨가 좋다'고 수비 칭찬을 해주셨고, 박병호 선배님은 '방망이가 좋다'며 타격 칭찬을 해주셨다”라며 “베테랑 선배들의 격려 속에서 훈련을 하니 확실히 동기부여가 된다. 적극적인 추천으로 기회를 주신 김태한 감독님과 구단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T 8라운드 80순위로 뽑힌 황의준은 2년차를 맞아 위즈파크 담장을 넘길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황의준은 “"빅또리 투어에 참가하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얼떨떨했다. 빅또리 투어에 참가하고 싶어 하는 선수들이 많다. 프로그램 참여 여부에 따라 1군 적응에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구단에서 기회를 주신만큼 꼭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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