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한용섭 기자] LG 트윈스 신민재는 지난해 LG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데 숨은 공신이었다. 신민재는 지난해 대주자 역할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주전 2루수로 깜짝 발돋움하며 공수주에서 소금 같은 역할을 했다.
한국시리즈에서 LG에 패배한 KT 이강철 감독은 최근 스프링캠프에서 “신민재 때문에 LG가 우승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하며 “신민재가 들어가면서 쉬어갈 수 없는 타선이 됐고, (하위타순에서)신민재가 출루하면 도루를 계속 신경써야 했고, 상위 타순으로 찬스가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규 시즌에서 신민재 때문에 진 게임이 많았다. 공격, 수비 모두에서 신민재에게 많이 당했다”고 덧붙였다.
신민재는 지난해 122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7푼7리(282타수 78안타) 28타점 47득점 37도루 OPS .653를 기록했다. 시즌 후반까지 도루 1위를 달렸는데, 시즌 막판 잔부상으로 결장하면서 두산 정수빈(39도루)에게 역전 당하며 아쉽게 2위로 마쳤다.
2015년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해 1군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군대 입대했다. 2018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서 LG로 이적했고, 지난해까지 대주자, 대수비 요원으로 통산 195경기에 출장해 30안타 22도루를 기록했다.
지난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신민재는 입단 후 처음으로 억대 연봉자가 됐다. 지난해 연봉 4800만 원을 받았던 신민재는 139.6%가 오른 1억1500만 원에 계약했다. 지난해 깜짝 활약을 보상 받았다.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신민재는 “일단 억대 연봉 보다는 우승해서 그게 너무 좋았다. 급여를 좀 많이 받게 되는데, 내가 못하며 또 줄어들 수 있고, 야구를 하면서 스스로 책임감이 더 크다고 생각해서, 더 잘하면 더 받을 수 있고, 못하면 내려가는거니까 금액은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는 확실한 자리가 없는, 주전이 아닌 백업이었는데 올해는 입지가 다르다. 그는 “이전에는 시즌이 끝나면 3~4주는 쉬는데, 작년에는 2주만 쉬고, 운동을 시작했다. (캠프나 시즌 준비는) 작년과 똑같이 하려고 하고, 이전과는 달리 여유가 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공수 모두 신경을 써야 하는데, 일단 수비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캠프 오기 전부터 2루로 시작을 하지만, 못하면 계속 (주전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계속 잘 해야 한다. 시즌 개막부터 주전으로 뛰는 것은 처음 하게 된다. 시즌 시작에 맞춰서 잘 준비해야 한다. 시범경기까지 빨리 몸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신민재는 2루 베이스쪽 깊은 타구를 벤트레그 슬라이딩으로 역모션으로 잡아서 1루로 처리하는 플레이를 가끔 선보였다. 팀 동료 오지환의 시그니처 수비 플레이다. 신민재는 “지환이 형이 워낙 자주하는 것을 보니까, 송구는 자신있고, 또 2루는 송구 거리가 짧아서. 옆에서 많이 봐서, 그런 타구는 최선의 선택이 그것(벤트레그 슬라이딩) 밖에 없어서 한 번 해봤는데 잘 돼서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KBO는 올해부터 수비 시프트 제한을 둔다. 2루 베이스를 기준으로 양쪽으로 내야수 2명이 있어야 하고, 내야수 수비 위치는 외야 잔디로 나갈 수 없다.
신민재는 “안타성 타구를 잡기 위해서 외야 잔디로, 뒤로 물러났는데, 이제는 그게 안 된다. 이제 개개인의 수비 범위가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발이 빨라) 수비 범위는 일단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극단적으로 잡아당기는 좌타자 상대로 1~2루 사이의 수비에 변화가 있을 것이다. 종전에는 3루수나 유격수가 1루수와 2루수 사이로 와서 잡았지만, 이제는 2루수가 온전히 커버해야 한다.
신민재는 “1루쪽이든 정상적인 2루쪽이든 한 쪽은 포기를 해야 될 것이다. 선수마다 조금 차이가 있을 것이다. 살짝 빠질 타구를 잡는다는지, 그 차이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주전들의 성장을 강조했다. 신민재는 하위 타순에서 상위 타순으로 연결 역할을 곧잘 했다. 신민재는 “타격은 맞았다 안 맞았다 한다. 수비는 무조건 돼야 한다. 항상 안정적으로 하고, 실책을 최소한으로 줄여한다. 점수를 최대한 안 줘야 한다”고 수비를 재차 강조했다.
이어 “내야수로 풀타임을 뛰어 보니까. 체력적인 부분이 분명히 있더라. 우승 확정짓고 나서 도루 욕심도 있었고. 올해는 풀타임 시즌을 아프지 않고 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아쉽게 놓친 도루 타이틀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올해부터 베이스 확대로 1루와 2루 베이스 거리는 11cm 줄어든다. 신민재는 “기회만 된다면, 최대한 많이 뛰려고 한다. (베이스 확대) 도루에 분명 유리할 것 같은데, 크게 증가할 것은 아닐 것 같다. 도루 성공할 때는 누가 봐도 살 타이밍에 세이프 된다. 아웃될 때는 접전인 상황은 그리 많지 않았다. 37개 기록하면서, 간발의 아웃은 5개 정도 됐던 것 같다. 상대 배터리가 신경을 더 많이 쓸테니까 승부는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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