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친다, 손찬익 기자] 지난해 최종 순위 9위로 마감한 한화는 겨우내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전력을 보강했다. 젊고 가능성이 풍부한 선수들의 좋은 본보기가 될 만한 베테랑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으나 경험과 실력을 고루 갖춘 김강민(외야수), 이재원(포수), 안치홍(내야수)을 영입하며 신구 조화를 이뤘다.
한화의 전력 보강을 위한 화룡점정은 류현진의 복귀였다. 2006년 프로 데뷔 후 2012년까지 한화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잔류 대신 국내 무대 복귀를 택했다. 계약 조건은 8년간 최대 총액 170억 원. KBO리그 역대 최고 대우를 새롭게 작성했다.
류현진은 계약 후 “KBO리그 최고 대우로 돌아올 수 있게 해준 구단에 감사드린다”면서 "한화는 지금의 내가 있게 해준 고마운 구단이다. 메이저리그 진출 때부터 꼭 한화로 돌아와 보답하겠다고 생각했고 미국에서도 해마다 한화를 지켜보며 언젠가 합류할 그 날을 꿈꿨다, 그리고 지금 그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전력 보강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우리 팀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면서 "팬 여러분께 올 시즌에는 최대한 길게 야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동료들과 함께 열심히 뛰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위를 차지하며 3년 연속 최하위의 마침표를 찍은 한화는 올 시즌 5강 후보로 급부상했다. 최원호 감독은 류현진의 복귀를 환영하면서도 아직 만족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22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야구장에서 만난 최원호 감독은 “류현진이 온다면 어떻게 하겠다는 가상 인터뷰를 며칠째 했었는데 이제는 진짜 인터뷰를 하게 됐다.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을 거 같다. 왜냐하면 계속 복귀한다는 기사만 나오고 확정된 게 아니니까. 이제 공식 발표가 나왔으니 기분 좋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23일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최원호 감독은 “류현진이 오는대로 몸상태가 어떤지 확인해야 하고 정규 시즌에 맞춰 등판이 가능한지 봐야 한다. 가능하다면 게임 플랜을 들어봐야 한다. 아무래도 유망주와 달리 메이저리그에서 해왔던 게임 플랜이 있으니 들어봐야 한다”고 했다.
한화는 류현진을 비롯해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와 리카르도 산체스 그리고 국가대표 에이스 문동주 등 4선발까지 확실히 구축했다. 이쯤 되면 10개 구단 최상급 선발진이라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닐 듯.
이에 최원호 감독은 “베테랑 감독님께 여쭤보면 결국 외국인 선발과 국내 상위 선발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 시즌 운영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더라. 이들이 부상 없이 로테이션을 소화하면 안정적인 시즌 운영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또 “호주 1차 캠프 때 외국인 투수들과 식사를 했는데 ‘결과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부상 없이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류현진과 문동주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최근 몇 년간 약체로 분류됐던 한화는 올 시즌 무조건 5강에 갈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최원호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사실 우리 팀이 타 구단에 비해 평균치를 낼 수 있는 선수들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노시환이 지난해 30홈런 100타점을 달성했지만 올 시즌 부상만 없다면 지난해만큼 한다고 예측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면서 “지난해 가능성을 보여줬던 선수들이 지난해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류현진 복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했다.
최원호 감독은 이어 “지난해 가능성을 보여줬던 젊은 선수들이 작년보다 못하면 새롭게 가세한 선수들의 효과를 못 보게 된다. 선수들도 많이 준비하고 있고 코칭스태프에서도 변수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어찌 됐든 선수들 모두 기대감을 가지고 올 시즌을 맞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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