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신인 김택연 '150㎞ 육박+KKK'-김민혁·김기연 '홈런 펑펑', 두산 첫 실전 소프트뱅크 2군에 9-1 대승... 25일 소뱅 1군과 격돌
입력 : 2024.02.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두산 신인 우투수 김택연이 24일 일본 미야자키 이키메 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 2군과 연습경기에서 9회 마운드에 올라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두산 신인 우투수 김택연이 24일 일본 미야자키 이키메 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 2군과 연습경기에서 9회 마운드에 올라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지난 가을부터 1차 시드니 캠프까지 치열하게 준비한 것을 증명한 경기였다."

두산 베어스가 호주 시드니에서 착실히 몸을 잘 만들어온 결과를 확인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도 첫 연습경기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두산은 24일 일본 미야자키 이키메 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 2군과 연습경기에서 9-1 대승을 챙겼다.

타선에선 홈런 2방(김민혁, 김기연) 포함 12안타, 마운드에선 선발 최원준(2이닝)을 비롯해 8명의 투수가 단 1실점으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통해 기분 좋은 승리를 이끌었다.

스토브리그에서 눈에 띄는 보강은 없어 눈길을 끌지는 못했지만 내부 자유계약선수(FA) 양석환과 홍건희를 붙잡으며 내실을 다졌다. 신인 전체 2순위 우투수 김택연이 무리하지 않도록 투구 시기를 최대한 늦췄고 최악의 한해를 보냈던 김재환은 마무리 훈련에 자청해 참가했고 '강정호 캠프'에 사비를 들여 떠나며 부활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두산은 1차 캠프지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호주 시드니를 택했다. 지난해 미국 애리조나의 이상기후로 인한 강추위에 고생했던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가 올해는 호주행을 택했으나 각각 멜버른과 캔버라로 두산과는 거리가 멀었다. 연습경기를 진행하는 게 쉽지 않았다.

호주 시드니 1차 전지 훈련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는 두산 선수들. /사진=두산 베어스
호주 시드니 1차 전지 훈련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는 두산 선수들. /사진=두산 베어스
베테랑들을 중심으로 적지 않은 선수들이 예정보다 빠르게 시드니로 향했다. 본격적인 팀 훈련을 앞두고 최적의 몸 상태를 만들어두겠다는 의지였다. 지난해 5위로 가을야구에 오르고도 '두산답지 않은 야구'로 많은 실망을 안겼고 선수들도 절치부심했다.

호주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본격적인 실전 감각 향상을 위해 지난 21일 일본 미야자키로 이동했다. 당초 전날 오릭스 버팔로스와 연습경기가 예정돼 있었지만 비로 인해 취소됐다. 그리고 이날 소프트뱅크 2군과 첫 실전을 맞았다.

두산은 정수빈(중견수)-헨리 라모스(우익수)-허경민(3루수)-양석환(지명타자)-강승호(2루수)-김민혁(1루수)-김대한(좌익수)-장승현(포수)-이유찬(유격수)로 타순을 꾸렸다.

가장 돋보인 건 김민혁이었다. 양석환이 지명타자로 출전해 기회를 잡은 김민혁은 2회말 투런 홈런 포함 4타수 4안타 4타점 2득점으로 돋보였다.

2015년 2차 2라운드 신인 김민혁은 두산의 거포 기대주다. 다만 아직까진 보여준 게 없다. 통산 타율은 0.228이고 지난해에도 21경기에서 타율 0.138로 부진했다.

7회 장승현을 대신해 대타로 나선 포수 김기연도 좌월 솔로 홈런을 날렸다. 볼넷 하나를 더해 멀티출루 경기를 펼쳤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2차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두산의 선택을 받은 그는 양의지의 백업 자리를 두고 장승현, 안승한과 함께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이날 홈런포로 백업 포수 경쟁 구도에 더욱 기름을 끼얹었다.

김민혁이 24일 일본 미야자키 이키메 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 2군과 연습경기에서 홈런을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김민혁이 24일 일본 미야자키 이키메 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 2군과 연습경기에서 홈런을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김재환과 양의지 등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주축 선수들이 기용됐다. 정수빈과 새 외국인 타자 라모스, 강승호가 안타를 신고했고 2019 1차 지명 신인 김대한도 좌전 안타와 볼넷 포함 멀티출루를 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밖에도 교체 출전한 홍성호와 박준영, 김인태도 나란히 안타를 만들어냈다.

투수쪽에선 최원준이 선발로 등판했다. 2이닝 동안 45구를 뿌리며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했다.

이후엔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7명의 투수가 차례로 1이닝씩을 틀어막았다. 김민규가 3회, 박신지가 4회 마운드에 올랐다. 1차 캠프에서 이승엽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가 뽑은 투수 최우수선수(MVP) 박신지는 탈삼진 하나 포함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단 7구만을 뿌렸다.

당시 "2년 연속 호주 캠프 MVP에 선정됐는데 사실 지난해에는 좋은 결과로 연결하지 못했다. 올해는 반드시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는데 첫 실전에서도 좋은 투구를 펼쳤다.

지난해 두산 1라운드 신인인 우투수 최준호는 4타자를 상대하며 18구를 뿌려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을 기록했다. 속구는 최고 시속146㎞를 기록했고 슬라이더는 132~133㎞를 오갔다. 최준호는 이날 승리투수가 됐다.

두산 최원준이 24일 일본 미야자키 이키메 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 2군과 연습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해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두산 최원준이 24일 일본 미야자키 이키메 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 2군과 연습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해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최종인과 박소준, 박정수도 큰 위기 없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9회에 마운드에 오른 고졸루키 김택연은 단 13구를 뿌리며 KKK로 경기를 매조졌다. 속구 최고 시속은 149㎞를 찍었고 커브(120㎞)와 슬라이더(130㎞)를 섞어던지며 상대 타자들을 제압했다.

경기 후 이승엽 감독은 구단을 통해 "스프링캠프 첫 연습경기였는데 투수, 야수 구분 없이 모두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우리 선수들이 지난 가을부터 1차 시드니 캠프까지 치열하게 준비한 것을 증명한 경기였다. 결과보다 과정과 내용이 더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선발 최원준부터 마지막에 등판한 김택연까지 투수들 모두 고른 활약을 했다"며 "야수들 가운데는 좋은 스윙으로 홈런을 기록한 김민혁과 김기연을 칭찬하고 싶다. 남은 연습경기도 잘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홈런을 날린 김민혁은 "첫 경기부터 결과가 좋아 만족스럽다. 호주 시드니 캠프에서부터 감독님께서 히팅 포인트를 앞으로 두는 것을 강조하셨다"며 "'헛스윙이나 삼진을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감을 가져라'고 말씀해주시면서 확실히 부담이 덜해진 것 같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지금 좋은 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더 많이 훈련할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김민혁이 24일 일본 미야자키 이키메 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 2군과 연습경기에서 타석에 들어서기 전 연습 스윙을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김민혁이 24일 일본 미야자키 이키메 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 2군과 연습경기에서 타석에 들어서기 전 연습 스윙을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1차 캠프에서도 투수 수훈선수로 뽑혔던 김택연은 벌써부터 놀라운 투구를 펼치고 있다. 두산의 뒷문을 책임질 것이라는 김택연은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첫 연습경기였다. 마운드 위에서 도망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나를 믿고 자신 있는 투구를 하고 싶었다"며 "너무 잘하려고 하지 않고 그동안 해왔던 걸 이어가는 데만 초점을 맞췄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투구였다. "내 공이 통하는지 궁금했기 때문에 속구 위주의 투구를 했는데 결과가 좋아 만족스럽다"는 김택연은 "비공식 첫 경기였기 때문에 들뜰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성실히 준비해 시즌 시작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 투수 조장을 맡은 최원준은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준비한대로 잘 되고 있는 느낌이다. 오늘은 시드니에서 중점적으로 연습한 것을 실험하는 기회로 삼았다"며 "체인지업으로 헛스윙과 범타를 유도한 점이 만족스럽다. 일본에서 타자들을 상대하며 확실히 정립한 뒤 시범경기부터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소프트뱅크 2군과 연습경기 일정을 시작한 두산은 25일엔 소프트뱅크의 1군과 격돌한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NPB 재팬시리즈 4연패를 차지한 명가로서 자존심을 걸고 나설 소프트뱅크를 상대로 비시즌 만든 몸 상태와 새로운 무기 등을 제대로 테스트해볼 기회다.

소프트뱅크도 두산과 연습경기에 진심이다. 소프트뱅크는 다음달 3일 열리는 두산과 스페셜 매치에 4만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후쿠오카 페이페이(PayPay)돔을 개방한다. 두산도 특별관람 패키지를 출시했는데 많은 관중이 들어찰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은 국내 팀들이 아닌 NPB 팀들을 선택해 오키나와가 아닌 미야자키에 캠프를 차렸다. 오는 27일과 29일엔 세이부 라이온즈, 지바 롯데와 구춘대회 경기를 치르고 다음달 3일엔 소프트뱅크와 다시 격돌한 뒤 5일엔 독립리그 팀과 만나고 6일 귀국해 짧은 휴식 후 9일부터 시범경기 일정에 돌입할 계획이다.

김택연(왼쪽)이 24일 일본 미야자키 이키메 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 2군과 연습경기에서 경기를 마무리하며 포수 김기연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김택연(왼쪽)이 24일 일본 미야자키 이키메 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 2군과 연습경기에서 경기를 마무리하며 포수 김기연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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