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천적도 아찔해 한 '괴물'의 복귀 ''한화가 두려워졌다, 안 만나는 게 제일 좋아'' [인천공항 인터뷰]
입력 : 2024.02.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인천국제공항=김동윤 기자]
최정이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SSG 대만 스프링캠프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최정이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SSG 대만 스프링캠프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류현진(오른쪽)이 22일 박찬혁 한화 이글스 대표와 계약을 맺고 한화 유니폼을 입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류현진(오른쪽)이 22일 박찬혁 한화 이글스 대표와 계약을 맺고 한화 유니폼을 입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류)현진이를 누가 (상대로) 만나고 싶겠어요. 안 만나는 게 제일 좋죠."

'괴물'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의 KBO리그 복귀가 아찔한 건 천적도 마찬가지였다. 최정(37·SSG 랜더스)이 류현진의 복귀에 경계심을 나타냈다.

최정은 2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2024년 SSG 대만 2차 스프링캠프 출국에 앞서 류현진과 맞대결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딱히 드릴 말은 없다. 그냥 조금 두렵다"고 짧게 답했다.

지난 22일 류현진이 친정팀 한화를 통해 KBO리그에 복귀했다. 한화 구단은 류현진과 8년 총액 170억 원에 계약했으며, 단 세부 옵트아웃(선수가 남은 계약을 파기한 뒤 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조항) 내용은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2013년 LA 다저스와 6년 3600만 달러(약 482억 원)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로 떠난 지 12년 만이다.

한국 최고 투수의 복귀에 각 팀의 반응은 뜨거웠다. 소속팀 한화가 가장 반겼다. 한화 복귀가 발표되자 류현진은 곧장 선수단 메신저 단체방에 초대돼 환영받았다. 노시환(24)은 "King is back(왕이 돌아왔다)"이라며 짧고 굵게 소감을 남겼다. 지난해 우승팀 LG 트윈스의 캡틴 오지환(34)은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돌아오셔서 그냥 감사하다. 한국 야구를 위해서 (류)현진이 형이 다시 돌아온다고 하니까, 난 그것밖에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며 "경기장에 들어서면 또 똑같이 열심히 할 것이다. 저희는 무조건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환영한 바 있다.

메이저리그 선배이자 3년 전 먼저 KBO리그로 복귀한 추신수(42·SSG)는 "메이저리그에서 오랜 시간 활약한 점에 '고생이 많았다'고 말해주고 싶다. 타지에서 생활하며 다른 문화권에서 활동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좋은 성적을 보여주며 활약한 (류)현진이가 대단하다"고 전했다.

류현진의 복귀에 대한 반응이 제일 궁금했던 선수가 있다면 최정이다. 최정은 KBO리그 시절 류현진을 상대로 타율 0.362(58타수 21안타) 4홈런으로 매우 강했다. 류현진이 직접 한 방송 매체에 출연해 제일 만나기 싫은 타자로 최정을 꼽을 만큼 천적으로 이미지가 확고하다.

류현진.
류현진.
최정. /사진=SSG 랜더스
최정. /사진=SSG 랜더스

이날 만난 최정은 복귀 자체는 반기면서도 메이저리그 경험을 쌓고 돌아온 류현진이 한화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을 경계했다. 최정은 "(류)현진이가 돌아온다는 소식에 확 느껴진 건 한화가 많이 무서워졌다는 점이다. 원래도 좋은 팀이었는데 현진이가 와서 더 두려움의 대상이 된 것 같다. 시즌에 들어가면 최선을 다해 이기려 하겠지만, 일단 한화라는 팀이 두려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최정의 경계가 괜한 건 아니다. 이름을 지워놓고 보면 무려 사이영상 톱3에 2년 연속 들었던 현역 투수의 KBO리그행이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11년간 186경기 78승 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 1055⅓이닝 236볼넷 934탈삼진을 기록했다. 2019년 29경기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 182⅔이닝 163탈삼진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위에 올랐다. 2020년에는 12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 67이닝 72탈삼진으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3위에 랭크됐다.

지난해에는 커리어 두 번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에서 돌아와 11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그 덕에 이번 겨울 꾸준히 메이저리그 팀의 관심을 받았다.

한화로서는 사실상 외국인 선수 3명을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연스레 한화에 대한 경계도 높아졌다. LG의 29년 만에 우승을 이끈 염경엽 감독 역시 "우리가 계산한 것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다. 류현진이 합류하면서 한화는 4강은 물론, 우승 후보로도 볼 수 있다. 우리와 KT, KIA, 그리고 한화까지 네 팀 중 변수들을 잘 해결하면서 나가는 팀이 1등을 할 것이다. 페넌트레이스에서는 전체적인 구성을 무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즌을 치르면서 어떤 부상이나 슬럼프 등의 변수를 잘 헤쳐 나가는 팀이 1등을 차지할 것이다. 야구는 모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정은 "개인적으로 상대 전적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최선을 다할 뿐이다. 내가 (류)현진이 상대로 잘하던 걸 계속 이어나가면 팀을 위해서 더 좋을 거라 생각한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KBO리그 시절 상대하던 때와) 차원이 다르게 공이 더 좋아졌을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잘했던 선수니까 어떻게 달라졌을지 궁금한 것도 있다"면서도 "제일 좋은 건 안 만나는 것이다. 솔직히 만나기 싫다. (잘하는 투수를) 누가 만나고 싶어 하겠나"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인천국제공항=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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