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부활한 MVP’ 코디 벨린저(29)가 결국 뒤늦게 계약을 맺었다. 시카고 컵스에 잔류했다.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원했던 계약 조건은 아니다.
‘ESPN’의 제프 파산 기자는 25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서 ‘벨린저가 컵스와 3년 8000만 달러(약 1066억원) 계약에 합의했다’라고 긴급 보도했다.
구처적인 계약 조건으로 ‘첫 2년 동안 옵트아웃 조건을 보장 받았다. 올해 3000만 달러 연봉을 받고 옵트아웃을 선언하지 않으면 2025년 3000만 달러, 2차 옵트아웃도 실행하지 않으면 2026년 2000만 달러를 받는다’라고 부연했다.
벨린저는 2017년 LA 다저스에서 데뷔해 39홈런으로 내셔널리그 신인상을 수상했다. 스포트라이트와 함께 시작된 벨린저의 커리어는 2019년 156경기 타율 3할5리(558타수 170안타) 47홈런 115타점 OPS 1.035의 성적으로 데뷔 3년차에 내셔널리그 MVP까지 수상했다.
그러나 2020년 이후 벨린저의 커리어가 꺾였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에서 격한 홈런 세리머니를 펼치다가 오른쪽 어깨 탈구 부상을 받았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한 이후 수술을 했다. 몰락의 시작이었다. 2021년 정강이 햄스트링 갈비뼈 등 줄부상을 당하며 침체기가 시작됐다. 2022년에는 144경기 타율 2할1푼 19홈런 68타점 OPS .654로 부진했다. 특별한 부상은 없었다.
결국 2022시즌이 끝나고 논텐더로 방출됐고 시카고 컵스와 1년 1750만 달러(233억원) 계약을 맺었다. 부활을 노렸던 벨린저는 바람대로 부활했다. 130경기 타율 3할7리(499타수 153안타) 26홈런 97타점 OPS .881로 극적인 반등에 성공했다.
벨린저와 에이전트 보라스는 몸값으로 계약기간 7년 이상에 2억 달러(약 2665억원) 이상을 원했다. 하지만 그동안 벨린저의 침체기는 너무 길었고 또 깊었다. 현재 벨린저는 지난해를 플루크로 보는 인상이 짙다. 보라스는 협상 장기화 전략을 준비했다. 하지만 벨린저를 원하는 구단은 많지 않았다. 관심 정도만 보였을 뿐 실제로 계약조건을 제시한 구단은 전무했다.
지난 1월21일, MLB.com에 의하면 토론토 블루제이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애틀 매리너스를 포함한 여러 팀이 벨린저에게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오퍼는 없었다고 했다. LA 에인절스도 관심을 받았지만 관심 수준에 머물렀다. 벨린저의 2억 달러 몸값을 부담스러워했고 끝내 스프링캠프 시작에도 소속팀을 구하지 못했다.
결국 벨린저는 컵스에 잔류했다. 당초 원했던 계약 조건에서 반토막 수준이었다. 옵트아웃이라는 조건을 넣으면서 FA 재수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당초 예상보다는 현저히 낮은 가치에 계약을 맺었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6년 1억1300만 달러)가 잭팟을 터뜨렸지만 이후 보라스의 고객 대다수가 아직 행선지를 찾지 못했다. 벨린저가 겨우 컵스에 잔류했고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블레이크 스넬을 비롯해 조던 몽고메리, 내야수 맷 채프먼 등도 아직 미아 신분이다. 스넬은 9년 2억7000만 달러(3598억원)를 원하고 있지만 뉴욕 양키스는 6년 1억5000만 달러(2000억원)를 제안했다. 스넬과 보라스가 이 조건에 퇴짜를 놓았지만 다른 제안은 없는 상황이다. 보라스의 전략이 이대로 실패로 끝나는 것일까. 의문의 눈초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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