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일본프로야구 3개 구단의 제안을 거절하고 미국에 남은 최지만(33·뉴욕 메츠)의 선택이 신의 한 수가 될까.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가 뉴욕 메츠에서 메이저리그 재입성을 노리는 최지만을 메츠의 개막 로스터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다크호스로 꼽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6일(이하 한국시간) ‘리그 30개 구단 별 개막전 로스터에 포함될 수 있는 1명의 다크호스’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소속의 메츠는 3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1명이 아닌 2명이 언급됐다. 피트 알론소의 1루수 백업 및 선발 지명타자 자리를 노리는 최지만과 루크 보이트였다.
MLB.com은 “메츠는 스프링캠프 시작 직후 보이트, 최지만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해 경쟁 구도를 구축했다”라며 “최상의 시나리오대로라면 마크 비엔토스가 지명타자를 맡아야 한다. 하지만 비엔토스가 그러지 못하고, 베테랑 DJ 스튜어트가 작년 9월 그랬던 것처럼 시범경기에서 고전할 경우 메츠는 우타자 보이트 또는 좌타자 최지만을 선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엔토스는 202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우타 거포 유망주, 스튜어트는 빅리그 7년차를 맞이하는 좌타자다. 메츠는 두 선수로 선발 지명타자 및 백업 1루수 자리를 플래툰 운영할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 여기에 보이트, 최지만이라는 경력이 풍부한 자원을 더해 경쟁 체제를 구축했는데 MLB.com이 이들을 다크호스로 꼽았다.
최지만은 지난 17일 메츠와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스플릿 계약을 체결했다. 개막전 로스터 진입 시 퍼포먼스 보너스 포함 1년 총액 350만 달러(약 47억 원)를 받는 조건이다.
최지만 에이전시 GSM은 “최지만이 최근 샌디에이고와 재계약한 주릭슨 프로파 선수와 유사한 규모(1년 100만 달러)의 메이저리그 오퍼도 있었지만, 스프링캠프에서 건강한 모습만 보여주면 개막전 로스터 진입이 가능하기에 스플릿 계약을 수락했다”라며 “지난해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기 때문에 다수의 구단이 ‘건강한 모습’만 보여주면 된다는 조건으로 스플릿 계약을 원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지만은 일본프로야구 3개 구단의 영입 제안도 받았지만 “아직은 일본에서 뛸 때가 아니다”라고 판단, 거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메츠에는 최지만이 밀워키 브루어스 시절 단장이었던 데이비드 스턴스 야구운영부문 사장, 또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함께 뛰었던 브룩스 레일리 등이 있다. 이 같은 요인도 최지만의 스플릿계약에 영향을 미쳤다.
인천 동산고를 졸업한 최지만은 지난 2010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며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마이너리그에서 5년 넘게 눈물 젖은 빵을 먹었다.
최지만은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거쳐 2016년 LA 에인절스에서 마침내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54경기를 뛰었다. 이후 뉴욕 양키스, 밀워키 브루어스를 거쳐 탬파베이 레이스의 풀타임 주전 1루수로 성장했고, 한국인 야수 최초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는 영예까지 안았다.
최지만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탬파베이에서 5시즌 통산 414경기 타율 2할4푼5리 320안타 52홈런 203타점 163득점 OPS .783를 남기며 메이저리그 성공시대를 열었다.
최지만은 2023시즌을 앞두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트레이드 이적하면서 커리어가 급격히 기울었다.
문제는 부상이었다. 2022년 말에 받은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은 문제가 없었지만 4월 중순 왼쪽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더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 됐고, 이적 후 왼쪽 갈비뼈와 오른쪽 발등을 연이어 다치며 제 기량을 뽐내지 못했다. 예비 FA 시즌인데 39경기 타율 1할6푼3리 6홈런 13타점의 생산성 없는 한해를 보냈다.
최지만은 메이저리그 통산 525경기의 풍부한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지난해 내구성에서 큰 약점을 보였고, 데뷔 시즌을 제외하고 가장 저조한 기록을 남기며 빅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현재 건강하고,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는 최지만의 자신감이 빅리그 재입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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