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오키나와, 손찬익 기자] “한 마디로 말하자면 놀라웠다”.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 이론 전문가로 평가받는 양상문 SPOTV 해설위원은 류현진(한화)의 두 번째 불펜 피칭을 지켜본 뒤 이같이 말했다.
류현진은 26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볼파크에서 손혁 단장, 최원호 감독, 박승민 투수 코치, 장세홍 개인 트레이너, 양상문 해설위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20개씩 3세트를 소화했다. 직구, 컷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던졌다.
포수 미트에 공이 꽂히는 소리가 불펜 전체에 울려 퍼질 정도로 직구의 힘은 여전히 위력적이었고 다양한 구종을 원하는 코스에 꽂아 넣었다. 이재원은 “나이스 볼”을 외치며 류현진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양상문 해설위원은 “정규 시즌 개막(3월 23일)까지 한 달 정도 남은 이 시점에 포수가 원하는 대로 정확하게 던질 수 있는 능력은 물론 준비 과정이 너무 잘 이뤄지는 거 같다”면서 “지금껏 각 구단의 스프링캠프를 다니면서 류현진만큼 잘 준비된 선수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예전보다 구속이 떨어졌지만 속구의 위력은 전성기 못지않다는 게 양상문 해설위원의 설명. “구속이 떨어져 걱정을 했는데 오늘 던지는 걸 보니까 여전히 빠른 공의 위력은 뛰어나다. 140km 중후반은 충분히 나오고 무브먼트도 뛰어나다. 게다가 노련미까지 갖췄다”고 했다.
이날 류현진이 던진 다양한 구종 가운데 체인지업과 컷패스트볼의 위력이 가장 뛰어나다고 했다. 양상문 해설위원은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위력이 너무 좋았다. 잘 알려진 대로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원래 좋았는데 오늘 포수 뒤에서 보니까 ‘저렇게 던지니까 못 치는구나’ 싶었다”고 평가했다.
또 “우타자 몸쪽 높게 들어가는 컷패스트볼은 예술이었다. 국내에서 그렇게 던질 수 있는 투수는 없다. 던지는 대로 다 들어간다. 체인지업과 컷패스트볼은 역시 최고다. 레벨이 다른 선수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고 덧붙였다.
양상문 해설위원은 지난해 NC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다승(20), 평균자책점(2.00), 탈삼진(209) 등 3개 부문 1위로 정규 시즌 MVP를 수상한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 대신 KBO리그 넘버 원 에이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늘 불펜 피칭을 못 봤으면 구속 저하로 걱정을 했을 텐디 던지는 걸 보니까 페디가 떠난 자리를 충분히 메울 것 같다. 역시 KBO리그 최고 투수답다”고 했다.
한편 최원호 감독은 류현진의 두 번째 불펜 피칭을 지켜본 뒤 “첫 불펜 피칭보다 더 좋다”고 흡족한 반응을 보인 최원호 감독은 “전력으로 던지면 어떨까 상상하니 좋을 거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류현진은 내달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와의 정규 시즌 개막전 선발로 나설 예정. 이에 최원호 감독은 “현재로서 개막전 선발이 가능한 상태”라고 했다.
류현진이 자체 평가전 또는 시범경기 때 몸 상태 또는 날씨 영향으로 등판을 거르게 되면 개막전 등판 일정을 조정할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
최원호 감독은 류현진 복귀 효과에 대해 “선수들이 밝아진 모습이다.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야수의 경우 선발 매치업에 따라 경기 승패를 어느 정도 예측하는데 탑클래스 투수가 와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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