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타이난, 길준영 기자] SSG 랜더스 주전 2루수 자리를 노리는 안상현(27)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좋은 출발을 했다.
안상현은 27일 대만 타이난시 시립야구장에서 열린 대만프로야구 퉁이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서 7번 2루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으로 활약했다. SSG는 5-3으로 승리하며 첫 연습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이숭용 감독의 비공식 첫 승리다.
2016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26순위) 지명으로 SK(현 SSG)에 입단한 안상현은 대형 내야수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지만 그동안 기대만큼 성장을 하지 못했다. KBO리그 통산 207경기 타율 2할3푼(239타수 55안타) 3홈런 16타점 46득점 15도루 OPS .578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 시즌에는 적지 않은 기회를 받았지만 58경기 타율 2할4푼1리(58타수 14안타) 2타점 10득점 3도루 OPS .595를 기록해 아쉬움을 남겼다.
올 시즌 선수단 세대교체를 노리고 있는 이숭용은 안상현을 주전 2루수로 중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회는 충분히 주겠지만 좋은 성과를 내고 기회를 잡는 것은 선수의 몫이다. 이숭용 감독은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안상현은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열린 1차 스프링캠프에서 야수 MVP에 선정됐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 올해 가장 달라진 선수로 안상현을 뽑았다. 이숭용 감독은 “나는 올해 처음 같이 야구를 하기 때문에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선수들과 코치들에게 이야기를 들으니 안상현이 훈련 태도부터 야구에 임하는 자세까지 완전히 달라졌다고 하더라”라며 안상현의 긍정적인 변화에 주목했다.
1차 스프링캠프를 하면서 선수들과 직접 면담을 하며 올 시즌 방향성을 잡아준 이숭용 감독은 “안상현과 면담을 하면서 매일 스윙 100개씩 하기로 약속을 했다. 그런데 정말로 쉬는 날까지 빠지지 않고 스윙 연습을 했다. 하루는 쉬는 날에 우연히 지나가다가 훈련을 하고 돌아가는 안상현을 만났다. 내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연출을 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정말 열심히 준비를 했다”라며 웃었다.
스프링캠프에서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숭용 감독의 신임을 얻은 안상현은 주변 동료들에게 ‘이상현’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그만큼 이숭용 감독의 믿음이 두텁다는 의미다.
“1차 캠프 MVP를 받게 돼서 기쁘다”라며 웃은 안상현은 “작년도 그렇고 재작년도 그렇고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이 시간이 너무 그냥 흘러가는 것 같았다. 이렇게 허송세월을 보내기는 싫어서 마음을 다잡고 준비를 했다. 나 스스로도 점점 나이를 먹고 좋은 신인선수들이 들어오면서 결과를 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올해 스프링캠프를 독하게 준비한 이유를 이야기했다.
매일 스윙 100번씩을 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안상현은 “약속을 했는데 안하면 내 스스로에게 미안한 느낌이 들어서 쉬는 날에도 계속해서 스윙을 했다. 여러가지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면서 집중해서 스윙을 했다. 올해 캠프는 스스로 뭔가 많이 준비한 것 같고 좋아진 것도 느꼈다. 만족스럽게 캠프를 보냈다”라고 말했다.
안상현은 올해 주전 2루수로 도약할 최고의 기회를 맞이했다. 하지만 기회를 살리는 것은 스스로에게 달려있다. 베테랑 김성현이 언제든지 안상현을 대신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결국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모처럼 찾아온 기회가 허무하게 사라질 수도 있다.
“올해는 끝까지 1군에서 쭉 하고 싶다”라고 말한 안상현은 “지금까지 노력한 것이 아깝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