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타이난, 길준영 기자] SSG 랜더스 추신수(42)가 후배 하재훈(34)이 자신을 대신할 강타자로 성장하기를 응원했다.
추신수는 지난 27일 대만 타이난시 시립야구장에서 열린 대만프로야구 퉁이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서 2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2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첫 타석 안타와 두 번째 타석 2루타를 날리며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했고 세 번째 타석에서는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렸다.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1차 스프링캠프 훈련을 마치고 지난 25일 대만에 도착한 추신수는 지난 26일 대만 자이시 시립야구장에서 열린 대만 스프링캠프 훈련 후 인터뷰에서 “올해는 후배들이 정말 잘 준비를 해온 것 같다. 감독님도 굉장히 만족하셨다. 어린 선수들도 굉장히 준비를 잘해왔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도 선배로서, 팀 동료로서 후배들에게 고맙다고 이야기를 했다. 잘한 건 잘했다고 표현을 해야한다. 정말 잘했다”라고 미국 플로리다 캠프를 마치고 대만 캠프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메이저리그 통산 1652경기 타율 2할7푼5리(6087타수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 OPS .824를 기록한 추신수는 KBO리그에서도 361경기 타율 2할6푼(1252타수 325안타) 49홈런 168타점 226득점 46도루 OPS .819으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그렇지만 이제는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었고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이제는 야구를 할만큼 했다는 생각밖에 없다”라며 웃은 추신수는 “할만큼 한 것 같다. 사람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기가 쉽지 않은데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많은 것을 얻었고 팬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나는 참 운이 좋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라고 마지막 시즌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을 이야기했다.
“올해 특별히 더 준비한 것은 없다”라고 말한 추신수는 “실제로 시즌에 들어가면 어떨지 모르겠다. 시즌이 거의 끝날 때가 다가오면 어떤 변화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냥 똑같은 한 시즌을 치르는 것 같다. 그래도 1차 캠프 때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느낀 적이 한두번 있었다. 선수들이 캠프가 힘들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때 ‘나는 이렇게 하는 것도 마지막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현역 커리어의 끝이 다가오는 것에 대해 말했다.
이숭용 감독은 올 시즌 베테랑 선수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부여하며 시즌을 마지막까지 좋은 컨디션으로 완주하는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추신수는 “나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무조건 수비를 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 욕심이기는 하지만 일주일에 1~2번, 3경기에 1번 정도는 꼭 나갔으면 좋겠다”라고 수비 욕심을 내비쳤다.
SSG는 올 시즌 최지훈, 기예르모 에레디아, 한유섬이 주전 외야수 라인업을 구성한다. 추신수, 하재훈 등이 뒤에서 외야진을 받친다. 추신수는 “우리 팀에 외야수가 많기 때문에 팀 사정상 내가 많이 나가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팀의 결정에 따를 것이다. 하재훈도 정말 좋은 선수인데 나 때문에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것도 미안하다. 나는 항상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가는 것이 우선이다. 마지막 시즌이라고 꼭 뛰어야된다는 생각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하재훈은 추신수가 가장 아끼는 후배 중 한 명이다. 추신수와 하재훈은 함께 미국으로 넘어가 시즌을 준비하기도 했다. 추신수처럼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미국에 도전했고 트리플A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7시즌 동안 627경기 타율 2할6푼5리(2311타수 613안타) 38홈런 288타점 OPS .690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결국 메이저리그 데뷔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2019 신인 드래프트 2타 2라운드(16순위) 지명으로 SK(현 SSG)에 입단한 하재훈은 입단 첫 3년 동안에는 투수로 활약했다. 2019년에는 61경기(59이닝) 5승 3패 3홀드 36세이브 평균자책점 1.98을 기록하며 세이브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후 부진에 빠졌고 결국 2022년 타자로 다시 전향했다.
하재훈은 타자 전향 2년차를 맞은 지난해 77경기 타율 3할3리(201타수 61안타) 7홈런 35타점 35득점 11도루 OPS .842로 활약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올 시즌에는 타선에서 역할이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 27일 퉁이와의 연습경기에서도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리며 강력한 파워를 자랑했다.
추신수는 “아무리 옆에서 좋은 이이야기를 해도 본인이 스스로 느껴야 하고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메시지를 주는 것이 의미가 있다. (하)재훈이는 비록 부상 때문에 메이저리그에 올라가지는 못했지만 트리플A까지 올라간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미국에 도전을 해보지 못한 선수가 99%가 넘는데 그런 도전을 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공감대가 있었고 내가 마음을 열자 재훈이도 뭔가를 느끼고 좀 더 해야겠다는 의욕을 보여준 것 같다”라며 하재훈의 도전정신을 높게 평가했다.
“솔직히 내가 은퇴를 하고 누군가에게 내 자리를 줄 수 있다면 나는 재훈이가 괜찮을 것 같다”라고 말한 추신수는 “재훈이가 실력은 있지만 운이 참 따르지 않았다. 야구가 참 그렇다. 많은 스포츠가 그렇지만 실력도 중요하고 운도 중요하고 시기도 중요하다. 그런 것들이 다 맞아떨어져야 한다”라며 하재훈이 빛을 보지 못한 것에 아쉬워했다.
이숭용 감독 역시 하재훈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하재훈의 나이를 알고 깜짝 놀랐다”라고 말한 이숭용 감독은 “나는 하재훈이 20대 초중반 선수인줄 알았다. 그만큼 플레이에 에너지가 넘친다. 몸이 정말 좋고 너무 단단해서 부상을 당할 때도 많지만 또 금방 회복해서 돌아온다. 정말 매력적인 선수”라고 칭찬했다.
올해로 타자 전향 3년차 시즌을 치르는 하재훈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이숭용 감독과 대선배 추신수의 기대가 정말 크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