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오키나와(일본), 이후광 기자] 삼성 라이온즈에서 좋은 공을 갖고도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했던 문용익(29)이 KT 위즈 이적을 터닝포인트로 삼을 수 있을까.
문용익은 28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 구원 등판해 1⅓이닝 1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7타자를 상대한 가운데 투구수 29개를 기록했다.
등판 후 만난 문용익은 “초반 흐름은 좋았다. 연습하던 대로 던졌다. 그러나 주자가 나갔을 때는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라고 리뷰했다.
문용익은 이날 투구를 마치고 이강철 감독으로부터 원포인트 레슨을 받기도 했다. 문용익이 좋은 공을 갖고도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 흔들리자 선수에게 농담을 섞어 쓴소리를 한 것.
문용익은 “감독님께서 공이 좋은데 왜 주자만 나가면 공을 놓냐고 하셨다. 공이 진짜 좋으니 자신 있게 내 공을 던지라고 말씀해주셨다. 감독님이 내 몸으로 들어오시겠다고 하더라”라고 웃으며 “내가 노력해야 한다. 아직 더 보여드릴 게 많다. 확실하게 더 믿음을 드리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청원고를 나와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삼성 2차 6라운드 59순위 지명된 문용익은 라이온즈 시절 미완의 우완 파이어볼러였다. 긴 무명생활을 거쳐 2021년에서야 1군 데뷔가 이뤄졌고, 지난해까지 3시즌 통산 75경기 4승 2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3.84를 남겼다.
문용익은 작년 11월 4년 58억 원에 삼성으로 이적한 김재윤의 FA 보상선수로 지명되며 데뷔 첫 이적을 경험했다. 당시 KT 나도현 단장은 “문용익은 최고 150km대의 빠른 직구를 바탕으로 수준급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선수로, 내년 시즌 불펜 전력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문용익은 “솔직히 말하면 이적을 조금은 예상했다. 반반이었다. 나한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기분이 좋았다”라며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니 KT에 왔다는 게 실감났다. 이제 적응은 어느 정도 된 것 같다. 형들과 95년생 친구들이 먼저 다가와서 편하게 해준 덕분이다”라고 전했다.
문용익이 KT에 와서 가장 놀란 건 선수단의 자율적인 훈련 분위기였다. 그는 “이 팀은 분위기가 자유롭지만 선은 지켜져 있다. 각자 모두 자발적으로 열심히 하는 걸 보고 놀랐다”라며 “팀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내 운동을 많이 할 수 있는 것 같다. 팀 훈련 또한 양보다 질인데 개인적으로 연습을 많이 하니까 나도 열심히 하게 되더라”라고 설명했다.
문용익의 KT 첫 시즌 목표는 보상선수로 지명된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보상선수 성공신화로 이름을 날리는 것이다. 그는 “보상선수 성공신화를 쓰고 싶은 욕심이 있다. 욕심이 없으면 안 된다”라며 “내가 실력을 보여줘야만 보상선수 성공신화가 이뤄질 수 있다. 약점이 제구력인데 그것만 보완되면 잘할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오는 3월 시범경기 때 처음 만나게 될 수원 KT 팬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문용익은 “안정감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 팬들이 믿고 볼 수 있는 투수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던져 볼 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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