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식비 50만원 미니캠프→버블티 200잔' 김광현 변함없는 후배사랑, 퓨처스팀도 직접 챙겼다 [대만 현장]
입력 : 2024.02.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자이(대만)=김동윤 기자]
김광현(왼쪽). /사진=SSG 랜더스
김광현(왼쪽). /사진=SSG 랜더스
SSG 퓨처스 선수들이 28일 김광현이 제공한 버블티와 함께 미소짓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SSG 퓨처스 선수들이 28일 김광현이 제공한 버블티와 함께 미소짓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SSG 랜더스 프랜차이즈 스타 김광현(36)이 또 한 번 동료들을 위해 지갑을 열었다.

SSG는 28일 대만 타이난시립야구장에서 열린 퉁이 라이온스와 연습경기에서 12-3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서 김광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김광현은 이건욱, 송영진, 백승건, 최민준, 조병현, 이로운, 로버트 더거, 로에니스 엘리아스와 함께 퓨처스팀이 훈련 중인 대만 자이현 달링향에 위치한 난화대학야구장으로 향했다. 3월 1일 푸방 가디언스전에서 등판 예정인 김광현은 이날 퓨처스 선수들과 어울리며 간단한 훈련과 함께 몸 상태를 점검했다.

바람도 불고 선선했던 전날과 달리 유독 날이 더웠던 28일, 퓨처스 선수들은 시원한 버블티로 더위를 조금 식힐 수 있었다. 김광현이 전날 1군 선수단과 코치진 그리고 구단을 도와주는 관계자들에게 버블티 100잔 돌린 것에 이어 이날 퓨처스팀에서도 똑같이 버블티 100잔을 돌렸기 때문.

선수들의 반응은 당연히 좋았다. 1군 선수단이 경기를 치른 경기장은 타이난시 중심가에 있어 비교적 먹을 곳이 있었지만, 퓨처스 선수단이 머문 경기장은 한적한 곳에 있어 간식을 조달하긴 어려웠다. 덕분에 SSG는 1군과 퓨처스팀이 조화를 이루며 시범경기 2연승을 달렸다. 두 번의 연습 경기를 통해 이숭용 SSG 감독은 "시차 때문에 선수들 컨디션을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 움직였다. 특히 퓨처스 선수들이 준비를 잘 했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다. 손시헌 감독을 비롯한 퓨처스 코치진에서 잘 준비해 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퓨처스팀과 협업과 소통하는 시스템이 지금처럼 잘 정착되고 유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2007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SK(현 SSG)에 지명된 이후 한국에서는 쭉 SSG에서만 뛰어온 프랜차이즈 스타다. 몇 년간 투수조 막내였던 그는 어느덧 따르는 후배들이 많은 고참 선수가 돼 선수단을 두루두루 살피고 있다.

김광현의 후배 사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1월 오원석, 이로운, 신헌민, 백승건, 이기순 등 후배들을 데리고 일본 오키나와로 미니 캠프를 떠났다. 구단에 요청해 유재민 트레이닝 코치도 함께하면서 훈련의 질을 높였고, 숙박과 식사 등 현지 체류비 일체를 김광현이 부담했다. 오원석에 따르면 하루 식비만 50만 원이 나올 정도로 후배들이 맘껏 먹고 운동할 수 있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신헌민(왼쪽)과 최민준이 27일 김광현이 제공한 버블티와 함께 미소짓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신헌민(왼쪽)과 최민준이 27일 김광현이 제공한 버블티와 함께 미소짓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김광현이 선수단에 제공한 버블티 일부. /사진=SSG 랜더스
김광현이 선수단에 제공한 버블티 일부. /사진=SSG 랜더스

미니 캠프 구성원은 김광현의 의사와 전혀 상관이 없었다. 김광현은 "내가 같이 갈 선수들을 직접 뽑아 데려간 것처럼 알려져 있던데 사실이 아니다. 후배들에게 내가 불편하지 않고 서로 마음 맞는 애들끼리 오라고 했고, 본인들이 갈 사람들을 뽑아서 온 것이다. 나를 불편해 하면 나도 불편하고 눈치가 더 많이 보인다. 그래서 차라리 나는 혼자가 돼도 좋으니 본인들끼리는 마음이 맞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참가한 후배들은 연습 경기를 통해 호투를 펼치며 캠프 내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로운은 플로리다 1차 캠프 투수조 MVP에 뽑힌 것에 이어 27일 연습경기에서도 위기 상황에 등판해 1⅓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를 매조지었다. 신헌민과 백승건 역시 28일 연습경기에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오원석은 28일 경기에서 투구 수 50개가 예정돼 있었음에도 공 30개 만에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최고 시속 147㎞의 공을 뿌리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고 SSG는 더 볼 필요가 없다는 판단하에 오원석을 일찍 내렸다. SSG 관계자는 "오원석이 캠프 때부터 많은 공을 던지기도 했고, 몸을 잘 만들어왔다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아마 대만서 더 던질 일은 없을 것이다. 시범경기가 시작되면 그때 오원석이 등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선배로서 김광현은 후배들에게 흐뭇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광현은 "밥값이 엄청 나가긴 했다"고 앓는 소리를 하면서도 "(오)원석이가 잘하고 있다. 성적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공이 예년에 비해 좋아졌다. 힘도 좋아지고 지난해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를 다녀온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국제대회가 (성장하는 데 있어) 선수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우리 팀에서 국가대표 선수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최)지훈이도 지난해 3개 대회나 나가다 보니 힘들었지만, 더 좋아질 테고 (박)성한이도 마찬가지다. 퓨처스에서도 좋은 투수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기대된다.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박대온(왼쪽)과 신범수가 27일 김광현이 제공한 버블티와 함께 미소짓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박대온(왼쪽)과 신범수가 27일 김광현이 제공한 버블티와 함께 미소짓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김민준(왼쪽)과 정준재가 27일 김광현이 제공한 버블티와 함께 미소짓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김민준(왼쪽)과 정준재가 27일 김광현이 제공한 버블티와 함께 미소짓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김광현. /사진=SSG 랜더스
김광현. /사진=SSG 랜더스



자이(대만)=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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