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오키나와(일본), 이후광 기자] ‘돌아온 MVP’ 멜 로하스 주니어(34·KT 위즈)가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에서 단 한 명의 팬을 위한 뜻깊은 팬미팅을 열었다.
지난 28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오후 1시 연습경기 개시 후 구장 3루 측 관중석에 로하스 주니어의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 유니폼을 착용한 일본 팬이 눈길을 끌었다. 등번호 24에 ‘ROJAS JR.’ 영문명이 새겨진 로하스의 한신 시절 홈 유니폼이었다.
KT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팬은 오사카에 거주 중인 한신 팬 키타노(KITANO) 씨로, 로하스가 한신에 합류한 2021시즌부터 그의 팬이 됐다. 키타노 씨는 29일 오사카 이동에 앞서 로하스가 한화와 연습경기를 한다는 소식을 접했고, 이에 직접 고친다구장을 찾아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로하스 유니폼을 무려 5벌이나 보유한 키타노 씨는 “나는 로하스의 광팬이다. 오사카로 내일(29일) 돌아가는데 가기 전에 내가 응원하는 로하스가 온다고 해서 직접 찾았다”라며 “한신 시절 로하스의 장타에 너무 기뻐 관중석에서 피자 한 판을 엎었던 기억이 있다. 당시 로하스가 SNS를 통해 피자를 사준다는 댓글을 달았다. 즐거운 기억이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가서도 열심히 응원할 테니 로하스가 팀에서 다치지 않고 활약했으면 한다. 나처럼 많은 사람들이 로하스의 플레이를 보고 기뻐서 피자를 엎는 상황을 만들어주면 좋겠다. 다음 달 대전 원정경기 때도 직접 찾아가 응원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키타노 씨는 로하스 주니어도 알고 있는 팬이었다. 로하스 주니어는 “고시엔에서 매일 보던 팬이다. 일본프로야구 시절에도 경기 때마다 봤는데 이렇게 또 보게 돼 반갑다”라며 “일본에 있을 때는 코로나19 시절이라 팬들을 많이 못 만났다. 그럼에도 키타노 씨처럼 열정적인 팬들이 찾아주셔서 그 인연이 이어질 수 있는 것 같다. 진심으로 고맙고, 기회가 되면 피자를 사준다는 약속을 꼭 이행하고 싶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로하스 주니어는 지난해 12월 7일 총액 90만 달러(약 12억 원)에 KT와 계약하며 4년 만에 KBO리그 무대에 복귀했다. KT는 2022년부터 2년 동안 함께한 앤서니 알포드를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하며 새 외국인타자 영입에 착수했고, 도미니카 윈터리그에 참가 중이었던 4년 전 MVP에게 다시 러브콜을 보냈다.
로하스 주니어는 지난 2017시즌 KT의 대체 외국인타자로 합류해 2020시즌까지 4시즌 통산 타율 3할2푼1리 633안타 132홈런 409타점 350득점으로 활약했다. 커리어하이는 2020시즌으로, 홈런(47개), 타점(135개), 득점(116점), 장타율(.680) 등 4관왕에 오르며 정규시즌 MVP의 주인공이 됐다.
로하스 주니어는 KBO리그 성공을 발판 삼아 한신과 2년 계약했지만 일본 투수 적응에 철저히 실패하며 좌절의 시간을 보냈다. 첫해부터 코로나19로 취업비자 발급이 제한되며 4월에서야 일본 입국이 이뤄졌고, 5월 뒤늦은 데뷔와 함께 21타석 연속 무안타 불명예를 비롯해 60경기 타율 2할1푼7리 8홈런 21타점을 기록했다. 2022년 또한 89경기 타율 2할2푼4리 9홈런 27타점으로 큰 반전을 이뤄내지 못했다.
그러나 일본 생활이 마냥 실패는 아니었다. 세월이 흘렀음에도 유니폼을 무려 5벌이나 보유한 일본 시절 팬을 만나 2024시즌을 힘차게 시작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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