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불륜’은 이미 법적 처벌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이를 둘러싼 파문이 만천하에 공개되고 대중들이 집중하고 있다. 그렇기에 안절부절할 수밖에 없다.
김태형 감독, 박준혁 단장을 선임하면서 새로운 각오와 의지로 2024년을 맞이하려는 롯데 자이언츠에 풍파와 마주했다. 4선발로 일찌감치 낙점 받은 1군 멤버인 나균안이 불륜 논란에 희말렸다.
지난 26일 나균안의 아내로 알려진 A씨는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나균안의 외도를 폭로했다. 나균안의 사진첩에서 외도 여성과 찍은 사진을 발견해서 외도 소식을 알게 됐다는 A씨는 외도의 여성이 유흥업소 출신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자신과 외도 여성을 동시에 경기장에 부른 적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A씨는 불륜 관계를 들키자 나균안이 이혼을 요구했고 또 폭력까지 행사하면서 경찰 및 구급차까지 출동했다고 덧붙였다. 나균안이 A씨를 밀쳐서 넘어졌고 머리를 부딪혀서 기절했다는 내용까지 폭로했다.
나균안은 A씨의 폭로 이후 구단을 통해 입장문을 전했다. 나균안은 “저의 개인적인 일로 시즌 직전에 우리 구단과 감독님, 선수들에게 죄송스럽고 무엇보다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입니다”라면서 “최근 알려진 일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며 허위사실 유포 등에 대해서는 법무적인 대응을 진행 중에 있다”라고 밝혔다. 나균안은 이혼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사실 외에 불륜 사실과 폭행 등 A씨의 폭로를 사실상 부인했다.
롯데 구단은 지난 27일 이후 나균안과 면담을 했고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개인사이기 때문에 구단은 전적으로 선수의 증언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구단은 위와 같이 나균안의 입장을 정리해서 발표했다. 하지만 나균안의 입장문 발표 이후 A씨는 개인 SNS를 통해서 추가적인 외도 증거를 내놓으면서 진실 공방을 시작했다.
나균안의 불륜설을 개인사의 영역이다. 도덕적으로 지탄을 받는 행위이지만 2015년 간통죄가 폐지됐다. 민사 소송(상간자 소송)으로 귀책사유가 있는 배우자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는 있지만 형사 처벌 대상은 아니다.
롯데는 나균안과 스프링캠프 완주를 계획하고 있다. A씨의 폭로가 터진 뒤 나균안은 27일 삼성과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나균안은 혼돈의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공을 던졌다.
나균안이 범법행위를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고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다.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는 프로야구 선수이기에 나균안의 외도와 폭행 의혹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지속적으로 소비되고 있다. 온라인의 여론이 오프라인으로 넘어오는 것은 순식간이다.
롯데 구단은 안절부절일 수밖에 없다. 나균안이 직접 구단에 외도와 폭행 의혹을 부인했고 이런 내용을 담은 입장문까지 발표했다. A씨의 폭로만으로, 그리고 사법처벌 대상이 아닌 개인사의 문제로 무작정 철퇴를 내릴 수는 없다.
구단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없다. 나균안의 가정폭력 행사가 상습적이었다면 구단은 이를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불륜과 가정폭력은 또 다른 문제다. 만약 상습적인 가정폭력의 증거가 있다면 사법 처벌 절차를 밟을 것이고 구단도 이에 걸맞는 조치를 취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불륜설 만으로 구단이 할 수 있는 것은 부부 사이의 법적 절차를 지켜보는 것 뿐이다.
다만, 나균안을 향한 부정적인 여론과 비난이 그라운드와 덕아웃으로 넘어오면 선수단 분위기가 뒤숭숭해질 수밖에 없다. 김태형 감독은 “집안 문제다. 잘 알아서 합의하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개인의 가정사가 선수단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다.
최근 롯데는 선수단의 비위행위에 대해 신속하고 빠르게 대응했다. 사실 확인 절차가 오래 걸릴 지언정 사실이 확인되면 곧바로 결단을 내렸다. 지난 2020년 지시완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다는 의혹을 받자, 곧바로 무기한 출장정지라는 내부 징계를 했다. 경찰 적발 단계까지도 아니었고 당사자 간에 원만하게 합의를 했지만 미성년자라는 사실에 초점을 뒀다. 이후 KBO의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가 내려지자 구단은 무기한 출장정지 징계를 해제했다.
그리고 지난 2023년 시범경기를 앞두고 롯데는 1차지명 투수 서준원의 비위 행위와 마주했다. 서준원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 착취물을 요구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롯데는 서준원의 불구소 기소 처분이 이뤄지자 곧장 서준원을 퇴출시켰다. 재판 절차를 밟기도 전에 결정을 했다. 이후 서준원은아동 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마무리 캠프 기간에는 육성선수 출신 내야수 배영빈의 음주운전 적발이 알려졌다. 음주운전 적발 소식을 구단에 숨기면서 파장이 커졌다. 배영빈에게도 퇴단 조치를 했다.
나균안 관련 논란과 진실공방을 롯데는 언제까지 이를 지켜봐야할까. 정규시즌 개막 직전까지 롯데와 나균안을 둘러싼 논란은 잠잠해지지 않을 듯 하다. ‘나균안 리스크’가 롯데의 2024년을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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