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소속 선수들의 비위 행위에 대해 비교적 빠르고 단호하게 결단을 내렸다.
지난 2020년, 미성년자와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포수 지시완(개명 전 지성준)에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를 선제적으로 내렸다. 미성년자로 추정된 인물이 개인 SNS 계정에 신체접촉을 암시하는 내용을 올렸고 구단은 지시완과 면담을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했다. KBO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하면서 KBO와 사법기간이 판단을 내리기 전까지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결과적으로 지시완의 사안은 사법기관까지 가지도 않았다. 미성년자가 엮인 불미스러운 일이었기에 사안이 엄중했지만 결과적으로 당시 경찰 조사 절차까지도 가지 않고 당사자들이 원만하게 협의를 했다. 사법기관의 판단을 받을 것도 없었다. 결과적으로 선제 조치는 과했다고 볼 수 있었지만 KBO는 당시 단순한 사생활로 치부하지 않고 미성년자가 엮인 구설을 엄중하게 바라봤다. 사법적인 판단이 없었지만 품위손상행위에 따라 72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
2023년 성 착취물 제작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은 서준원의 경우 구단이 뒷통수를 맞은 격이었다. 서준원은 2022년 8월, SNS 오픈채팅을 통해 알게된 미성년 피해자에게 60여 차례 성적인 메시지를 전송했고 동시에 A양의 주요 신체 부위를 노출한 사진을 전송 받아 성착취물을 제작하기도 했다. 또한 영상 통화를 통해서 음란행위를 하는 장면을 보여줄 것까지 요구했고 또 협박까지 했다.
해당 사건이 2022년 12월 경찰에 입건됐고 검찰에 송치되는 과정에서도 서준원은 이러한 사실을 일절 구단에 알리지 않았다. 서준원은 이 시점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 파견을 다녀왔고 스프링캠프까지 정상적으로 참가했다. 심지어 2023년 시범경기 등판을 마치고 구단에는 “사기 피해자로 검찰에 출석해야 한다”라고 말한 뒤 선수단을 떠났다. 그런데 이때 서준원은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황이었고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부산 구치소에 처분을 기다리고 있었다.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풀려났지만 구단 모두를 속였다.
구단은 서준원과 관련된 안 좋은 얘기들이 들려오자 수차례 본인 확인 과정을 거쳤지만 이 때마다 서준원은 해당 혐의를 루머로 치부하고 극구 부인했다. 결국 구단은 서준원이 불구속 기소가 된 이후 제대로 된 내막을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롯데는 서준원의 행위를 좌시하지 않았고 면담 이후 곧바로 퇴출을 시켰다.
2023년 11월에는 육성선수 출신 내야수 배영빈의 음주운전 적발 소식이 알려졌다. 마무리캠프를 앞둔 10월 서울 모처에서 음주 단속에 적발됐다. 하지만 배영빈은 이를 구단에 즉각 알리지 않은 채 마무리캠프에서 태연하게 훈련을 받았다. 결국 구단은 배영빈의 음주운전 적발 은폐를 두고보지 않았고 곧바로 퇴출 결정을 내렸다.
롯데는 그동안 소속 선수들의 비위행위를 확실하게 인지한 이후 만 하루도 되지 않는 시간에 자체적인 징계를 내렸다. 롯데는 빠르게 움직였다. 그리고 징계 수위는 높았고 단호했다.
현재 롯데는 또 다시 소속 선수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해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고 있고 올해 4선발로 일찌감치 낙점을 받은 나균안이 불륜과 가정 폭력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 2020년 12월, 나균안과 결혼한 부인 A씨가 나균안의 외도 사실을 폭로하면서 소식이 전해졌다. 나균안의 사진첩에서 외도 여성과 찍은 사진을 발견해서 외도 소식을 알게 됐다는 A씨는 외도의 여성이 유흥업소 출신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자신과 외도 여성을 동시에 경기장에 부른 적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A씨는 불륜 관계를 들키자 나균안이 이혼을 요구했고 또 폭력까지 행사하면서 경찰 및 구급차까지 출동했다고 덧붙였다. 나균안이 A씨를 밀쳐서 넘어졌고 머리를 부딪혀서 기절했다는 내용까지 폭로했다.
나균안은 A씨의 폭로 이후 구단을 통해 입장문을 전했다. 나균안은 “저의 개인적인 일로 시즌 직전에 우리 구단과 감독님, 선수들에게 죄송스럽고 무엇보다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입니다”라면서 “최근 알려진 일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며 허위사실 유포 등에 대해서는 법무적인 대응을 진행 중에 있다”라고 밝혔다. 나균안은 이혼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사실 외에 불륜 사실과 폭행 등 A씨의 폭로를 사실상 부인했다.
롯데 구단은 지난 27일 이후 나균안과 면담을 했고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개인사이기 때문에 구단은 전적으로 선수의 증언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구단은 위와 같이 나균안의 입장을 정리해서 발표했다. 하지만 나균안의 입장문 발표 이후 A씨는 개인 SNS를 통해서 추가적인 외도 증거를 내놓으면서 진실 공방을 시작했다.
문제는 당장의 불륜 의혹 자체로는 롯데 구단이 징계를 내릴 근거가 마땅치 않다는 것. 서준원과 배영빈처럼 범법 행위를 저지른 건 아니다. 불륜이 사회적 도덕적으로 지탄 받는 행위지만 법적 처벌 근거는 없다. 2015년 간통죄가 폐지되면서 민사상의 절차를 밟을 수는 있지만 형사 처벌의 대상은 아니다. 구단으로서는 골치 아프지만 사법 처벌을 받지 않은 선수에게 징계를 내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과거 롯데가 지시완에게 선제적으로 내린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가 과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당시 사법 절차를 밟지 않았기 때문. 미성년과 엮인 사생활 문제에 무게를 두고 징계 수위가 결정됐다. KBO의 징계 역시 사법 처벌이 아닌 이 기준을 근거로 이뤄졌다.
다만, 나균안은 부인했지만 가정 폭력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또 반복적으로 행해졌다는 증거까지 나올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형사 처벌 대상이다. 이럴 경우 구단도, 그리고 KBO도 나균안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사법 기관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
우선 나균안은 법무대리인 측을 통해서 추가 입장문을 발표하고 A씨의 주장과 폭로를 반박했다.
나균안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우리의 박성우 변호사는 “의뢰인은 최근 사생활과 관련하여 사실과 다른 내용들이 무차별적으로 배포되고 있어 부득이하게 법률대리인을 통하여 입장을 설명드리게 되었습니다”라면서 “그 설명을 드리기에 앞서 먼저 야구 팬들과 동료 선수들 및 롯데자이언츠 구단 관계자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하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라고 했다.
폭행 의혹과 관련해서 입장을 우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의뢰인은 2020년에 결혼한 이후 단 한 번도 배우자를 폭행한 사실이 없습니다. 지난 2023년 10월에 의뢰인이 배우자를 폭행하였다거나 배우자가 머리부터 떨어져 호흡곤란이 와서 경찰과 119 구급대원이 함께 왔다는 취지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라며 “오히려 배우자가 망치로 문을 부수고, 칼을 들고 자해를 시도하며 의뢰인을 협박하고, 의뢰 인에게 달려들어 폭행하여 의뢰인의 신고로 경찰과 구급대원이 출동한 것이 당시의 실제 사실관계입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A씨와 내연관계로 폭로된 여성을 경기장에 동시에 초대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의뢰인이 지인들과 함께 한 자리에 여성 분이 동석하였고, 그 분과 몇 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있기는 하지만 그 이상의 관계는 아닙니다. 의뢰인이 그 분을 경기장에 초대한 사실 자체가 없고, 당연히 배우자와 같은 날 경기장에 초대한 사실도 없습니다. 대리인 측은 해당 여성이 경기관람을 위하여 직접 티켓을 구매하고 돈을 이체한 내역까지 확인하였습니다”라고 밝히면서 “배우자가 오해하고 불편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든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는 점에 깊이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처신을 바르게 하겠습니다. 관련하여 온라인 상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들이 더 이상 무분별하 게 유포되지 않도록 당부드립니다”라고 했다.
양육비를 거부했다는 폭로에 대해서도 답했다. 박 변호사는 “혼인기간 동안 배우자는 의뢰인이 구단으로부터 받는 돈이 입금되는 계좌를 관리하고 그 계좌에 연결된 카드를 사용해왔는 바, 의뢰인은 가족에 대한 부양의무를 소홀히 한 사실도 없습니다. 비시즌 기간인 12월과 1월에는 구단에서 지급되는 수입이 없고 의뢰 인은 야구 외에 일체의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데, 시즌기간 중 지급받은 수입을 모두 소비한 이유로 잔고가 부족하게 되는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의뢰인은 별거중이던 배우자의 허락을 받고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하원시켜 장난감을 사주러 가는 길에 배우자가 경찰에 신고한 일이 있을 뿐 아이를 몰래 데려간 사실도 결코 없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혼 강요에 대해서도 “이 외에도 의뢰인이 배우자에게 ‘인생 망하기 싫으면 입닫고 이혼서류에 도장찍어라’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도 당연히 없습니다. 평소 배우자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말투와 표현을 보면 의뢰인이 폭언이나 욕설, 막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의뢰인은 현재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하여 가족의 도움을 받아 배우자와의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 바, 더 이상 야구팬들과 롯데 자이언츠 구단 관계자 분들 및 주변 분들께 불편함을 드리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야구 외적인 부분에서 많은 분들께 불편함을 드리게 된 점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입장문을 갈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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