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 ‘7억 달러의 사나이’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30)가 깜짝 결혼 발표를 했다.
오타니는 29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결혼을 발표했다. 깜짝 발표다.
오타니는 일본어 버전과 영어 버전으로 결혼 소식을 전했다. 오타니는 “언제나 따뜻한 응원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즌도 다가오고 있는데 오늘은 여러분에게 제가 결혼을 했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팀과 새로운 환경에서 시작이 될 것이지만 2명이 힘을 합쳐 서로 지지하고 팬 여러분과 함께 걸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미숙한 점도 많이 있겠지만 따뜻하게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새로운 소속팀에서의 출발, 그리고 가정을 이끄는 가장으로서의 다짐을 전했다.
오타니의 배우자는 일본인 여성이다. 오타니는 일본 취재진을 겨냥한 듯 당부의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오타니는 “상대는 일본인 여성입니다. 내일(3월1일) 밀착 취재로 대응을 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양가 가족들을 포함해
허락 없는 취재는 삼가해주셨으면 합니다”라면서 배우자와 관련된 무분별한 취재와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다.
일본 최고의 스타이자 메이저리그에서도 슈퍼스타로 등극한 오타니의 깜짝 결혼 발표에 모두가 놀란 눈치다. 어떠한 징후도 없었다. 일본 매체들도 오타니의 SNS 게시글이 업로드된 이후 일제히 속보로 오타니의 결혼 소식을 타진했다.
지난 2018년 LA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오타니는 투타겸업으로 메이저리그의 역사를 모조리 새롭게 쓰고 있다. 타자로 통산 716경기 타율 2할7푼4리(2483타수 681안타) 171홈런 437타점 OPS .922, 투수 86경기(481⅔이닝)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했다. 시도만 했을 뿐 모두가 성공하지 못했던 투타겸업을 실제로 성공했다. 만화 야구를 펼치는 '만찢남'의 면모를 보여줬다.
2021년 타자로 155경기 타율 2할5푼7리(537타수 138안타) 46홈런 100타점 OPS .965, 투수로 23경기(130⅓이닝)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며 개인 첫 MVP를 수상했다. 그리고 지난해 개인 통산 두 번째 MVP를 거머쥐었다. 지난해 타자로 135경기 타율 3할4리(497타수 151안타) 44홈런 95타점 OPS 1.066, 투수로 23경기(132이닝)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며 MVP의 주인공이 됐다.
놀라운 것은 오타니의 2차례 MVP 모두 만장일치 MVP라는 것. 이는 모두 메이저리그 최초다. 하지만 LA 에인절스에서 영광의 시절을 보냈지만 정적 팀은 언더독을 전전했다. 6년 동안 월드시리즈는 커녕 포스트시즌 무대조차 한 번도 밟지 못한 오타니는 승리와 우승에 대한 갈증을 표현했다.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오타니는 LA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323억원) 계약을 맺었다.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의 12년 4억2650만 달러(약 5690억원) 연장 계약은 물론 리오넬 메시(마이애미)가 바르셀로나와 맺었던 6억7400만 달러(약 8991억원) 계약을 넘어서는 전 0계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대 계약이다.
아울리 7억 달러 중 계약기간 10년 동안 단 2000만 달러만 받는 디퍼(지불 유예) 계약을 맺으면서 승리에 대한 열망과 의지를 표현하기도 했다. 오타니의 디퍼 계약으로 다저스는 야마모토 요시노부, 타일러 글래스노우,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제임스 팩스턴 등 전력을 대거 보강하면서 월드시리즈 우승에 다가서려고 한다.
다만, 오타니는 다저스 이적 첫 시즌인 올해 투타겸업을 펼칠 수 없다. 지난해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여전히 재활 중이다. 올해 투수 등판은 불가능하다.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게 더뎌지는 듯 했지만 28일,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호쾌한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른 오타니는 다저스맨으로 확실한 신고식을 했다. 5회말 타석에서 홈런이 나왔다. 1사 후 호세 라모스가 3루수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베츠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 2사 1루가 됐지만 오타니는 우완 투수 도미닉 레온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95마일(약 153km) 직구를 밀어쳐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오타니의 정규시즌 다저스 데뷔전은 미국도 아니고 일본도 아닌, 한국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 다저스는 오는 3월20~2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개막시리즈를 갖는다. MLB 월드투어의 일환으로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 호주에 이어 역대 3번째로 열리는 메이저리그 개막 시리즈다. 일본 도쿄에서 2000년, 2004년, 2008년, 2012년, 2019년 메이저리그 경기가 열렸고, 2014년 호주 시드니에서 개막 시리즈가 열렸다. 한국에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경기가 열리는 것은 역대 최초다.
오타니는 서울 개막전이라는 역사적인 순간에도 함께할 전망이다. "개막전에 출전한다. 재활 과정이 순조롭고, 개막전 출장에 맞추는 건 문제 없을 것이다"고 서울 개막전 출전을 자신했다. 단, 품절남의 신분으로 참가한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