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It's Go time(고우석의 시간이다)."
고우석(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만점 데뷔전을 치렀다. 적지 않은 우려가 따랐고 쟁쟁한 경쟁자로 인해 압박감을 느낄 법하지만 국내 최고 클로저는 데뷔전부터 빅리그에서도 자신이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시켜줬다.
고우석은 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의 호호캄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서 8회 구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일(한국시간) "고우석의 시간: 한국인 투수는 데뷔전에서 삼진 2개를 만들어냈다"고 전했다.
고우석은 국내 최고 마무리 투수 중 하나다. 2017년 데뷔해 5년 동안 LG의 주전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19승 26패 139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ERA) 3.18을 기록했다. 2022년엔 42세이브로 구원왕에도 등극했다.
빅리그 도전을 선언한 고우석은 한참 동안 새 둥지를 찾지 못하던 지난 1월 초 샌디에이고와 2+1년 최대 940만 달러에 계약했다.
다만 국내 최고 마무리 투수라는 이름값에 비해서는 다소 아쉬운 금액이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고우석은 갑작스레 빅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실력을 떠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1년 전부터 빅리그 진출 의사를 나타낸 것과 달리 MLB 구단들 입장에서도 충분한 데이터를 쌓기 어려웠다. 지난 시즌 부상과 부진까지 겹쳐 악재가 됐다.
프로에서 돈은 선수의 가치와 직결된다. 샌디에이고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고우석을 비롯해 일본인 투수 마쓰이 유키(5년 2800만 달러), 완디 페랄타(4년 1650만 달러)까지 영입했다. 고우석에 비해 모두 계약 규모가 크다. 험난한 주전경쟁이 예상됐다.
지난달 23일 먼저 데뷔전을 치른 마쓰이는 세 타자를 연속 삼진 아웃시키며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그러나 고우석도 결코 밀리지 않았다. 이날 등판한 고우석은 15구를 뿌렸고 그 중 스트라이크 비율은 60%(9/16)였다. 타자 4명을 상대하며 볼넷은 없었다.
팀이 5-3으로 앞선 8회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은 첫 타자 타일러 소더스트롬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강력한 패스트볼을 초구로 택한 고우석은 이후 슬라이더에 이어 커브로 타이밍을 빼앗으며 삼진을 이끌어냈다.
두 번째 타자는 초청선수 신분으로 오클랜드 스프링캠프에 참여한 박효준(28)이었다. 3-1로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으나 고우석은 박효준을 2루수 땅볼로 잡아냈고 쿠퍼 보먼에겐 좌전 안타를 맞았으나 이후 맥스 슈먼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동안 라이브피칭과 자체 연습경기에서 빅리그 적응에 매진하던 고우석은 첫 등판 경기부터 마이크 쉴트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고우석에게 매우 긴장되는 경기였다. MLB닷컴은 "고우석이 데뷔전을 앞두고 '매우 긴장된다'고 말했으나 그것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고우석은 "나는 이 세 가지 구종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이것이 내가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분명히 더 높은 수준의 리그이지만 계속해서 나의 무기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내용이었다. 고우석은 "가장 기분 좋은 건 패스트볼에 대한 스윙과 헛스윙이었다"며 "해야 할 일이 많다. 개막을 앞두고 건강함을 유지하고 강해져야 한다"고 다짐했다.
샌디에이고는 오는 20일과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LA 다저스와 MLB 개막시리즈를 치른다. 고우석은 서울시리즈에 동행한다. 샌디에이고는 지난달 29일 "3월 13일 애리조나를 출발해 한국으로 향한다"며 "김하성과 고우석이 모두 한국으로 향한다"고 밝혔다.
이번 서울 시리즈는 샌디에이고의 김하성, 고우석,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미니 한일전' 구도로 더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메인은 선발로 예고된 야마모토와 김하성의 맞대결이지만 구원투수로 등판 가능성이 있느 고우석과 오타니의 대결 성사 가능성도 충분하다. 고우석이 이날 호투를 펼치며 개막 시리즈 등판 확률을 더 키웠다.
고우석은 이에 대해 "메이저리거로서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고 내 고향 마운드에 오르는 건 특별할 것"이라며 "야구선수로서 늘 신나지만 개막전을 앞두고 있다는 건 정말 긴장되는 일"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고우석의 투구에 쉴트 감독은 "나는 바디랭귀지와 자기 주장을 좋아한다"며 "모든 것이 좋았다. 스핀도 좋았고 그 공은 그가 던지려고 하는 곳으로 가고 있었다. 정말 대단한 데뷔전이었다"고 호평했다.
고우석은 자신에게 충분한 적응의 시간을 준 팀에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팀이 내게 첫 경기에서 강한 몸으로 잘 던질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준 것에 감사하다"며 "나의 역할에 대해 생각지 않는다. 난 단지 투수일 뿐이다. 나가서 내 일을 하면 된다.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 게 내 임무"라고 말했다.
팀 동료 김하성은 이날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박효준은 6회초 수비 때 교체 출전해 1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며 최근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박효준의 시범경기에서 타율은 0.500을 기록 중이다.
뉴욕 메츠 스프링캠프 초청선수 최지만(32)도 활약을 이어갔다.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캑티 파크 오브 더 팜 비치스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방문경기에서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최지만은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지난달 26일 휴스턴전 2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침묵했던 최지만은 28일 마이애미 말린스전 홈런포와 함께 2타수 1안타 1볼넷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이날 안타로 시범경기 타율은 0.333(6타수 2안타)로 올랐다.
2회초 첫 타석에서 휴스턴 우투수 오넬 블랑코에게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날렸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2루 땅볼로 아웃된 그는 5회말 수비를 앞두고 교체됐다.
최지만에겐 시범경기 성적이 매우 중요하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메츠와 1년짜리 스플릿 계약을 맺었는데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다면 연봉 350만 달러를 받고 어느 정도 기회가 보장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험난한 길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피츠버그 파이리츠 소속 배지환은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시범경기에 결장했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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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투수 고우석.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투수 고우석. |
고우석(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만점 데뷔전을 치렀다. 적지 않은 우려가 따랐고 쟁쟁한 경쟁자로 인해 압박감을 느낄 법하지만 국내 최고 클로저는 데뷔전부터 빅리그에서도 자신이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시켜줬다.
고우석은 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의 호호캄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서 8회 구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일(한국시간) "고우석의 시간: 한국인 투수는 데뷔전에서 삼진 2개를 만들어냈다"고 전했다.
고우석은 국내 최고 마무리 투수 중 하나다. 2017년 데뷔해 5년 동안 LG의 주전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19승 26패 139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ERA) 3.18을 기록했다. 2022년엔 42세이브로 구원왕에도 등극했다.
빅리그 도전을 선언한 고우석은 한참 동안 새 둥지를 찾지 못하던 지난 1월 초 샌디에이고와 2+1년 최대 940만 달러에 계약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투수 고우석.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투수 고우석이 미국 출국을 앞두고 인천국제공항에서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프로에서 돈은 선수의 가치와 직결된다. 샌디에이고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고우석을 비롯해 일본인 투수 마쓰이 유키(5년 2800만 달러), 완디 페랄타(4년 1650만 달러)까지 영입했다. 고우석에 비해 모두 계약 규모가 크다. 험난한 주전경쟁이 예상됐다.
지난달 23일 먼저 데뷔전을 치른 마쓰이는 세 타자를 연속 삼진 아웃시키며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그러나 고우석도 결코 밀리지 않았다. 이날 등판한 고우석은 15구를 뿌렸고 그 중 스트라이크 비율은 60%(9/16)였다. 타자 4명을 상대하며 볼넷은 없었다.
팀이 5-3으로 앞선 8회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은 첫 타자 타일러 소더스트롬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강력한 패스트볼을 초구로 택한 고우석은 이후 슬라이더에 이어 커브로 타이밍을 빼앗으며 삼진을 이끌어냈다.
두 번째 타자는 초청선수 신분으로 오클랜드 스프링캠프에 참여한 박효준(28)이었다. 3-1로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으나 고우석은 박효준을 2루수 땅볼로 잡아냈고 쿠퍼 보먼에겐 좌전 안타를 맞았으나 이후 맥스 슈먼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투수 고우석.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투수 고우석. |
고우석에게 매우 긴장되는 경기였다. MLB닷컴은 "고우석이 데뷔전을 앞두고 '매우 긴장된다'고 말했으나 그것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고우석은 "나는 이 세 가지 구종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이것이 내가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분명히 더 높은 수준의 리그이지만 계속해서 나의 무기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내용이었다. 고우석은 "가장 기분 좋은 건 패스트볼에 대한 스윙과 헛스윙이었다"며 "해야 할 일이 많다. 개막을 앞두고 건강함을 유지하고 강해져야 한다"고 다짐했다.
샌디에이고는 오는 20일과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LA 다저스와 MLB 개막시리즈를 치른다. 고우석은 서울시리즈에 동행한다. 샌디에이고는 지난달 29일 "3월 13일 애리조나를 출발해 한국으로 향한다"며 "김하성과 고우석이 모두 한국으로 향한다"고 밝혔다.
이번 서울 시리즈는 샌디에이고의 김하성, 고우석,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미니 한일전' 구도로 더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메인은 선발로 예고된 야마모토와 김하성의 맞대결이지만 구원투수로 등판 가능성이 있느 고우석과 오타니의 대결 성사 가능성도 충분하다. 고우석이 이날 호투를 펼치며 개막 시리즈 등판 확률을 더 키웠다.
고우석은 이에 대해 "메이저리거로서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고 내 고향 마운드에 오르는 건 특별할 것"이라며 "야구선수로서 늘 신나지만 개막전을 앞두고 있다는 건 정말 긴장되는 일"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투수 고우석(왼쪽).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투수 고우석(오른쪽). |
고우석은 자신에게 충분한 적응의 시간을 준 팀에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팀이 내게 첫 경기에서 강한 몸으로 잘 던질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준 것에 감사하다"며 "나의 역할에 대해 생각지 않는다. 난 단지 투수일 뿐이다. 나가서 내 일을 하면 된다.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 게 내 임무"라고 말했다.
팀 동료 김하성은 이날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박효준은 6회초 수비 때 교체 출전해 1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며 최근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박효준의 시범경기에서 타율은 0.500을 기록 중이다.
뉴욕 메츠 스프링캠프 초청선수 최지만(32)도 활약을 이어갔다.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캑티 파크 오브 더 팜 비치스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방문경기에서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최지만은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지난달 26일 휴스턴전 2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침묵했던 최지만은 28일 마이애미 말린스전 홈런포와 함께 2타수 1안타 1볼넷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이날 안타로 시범경기 타율은 0.333(6타수 2안타)로 올랐다.
2회초 첫 타석에서 휴스턴 우투수 오넬 블랑코에게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날렸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2루 땅볼로 아웃된 그는 5회말 수비를 앞두고 교체됐다.
최지만에겐 시범경기 성적이 매우 중요하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메츠와 1년짜리 스플릿 계약을 맺었는데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다면 연봉 350만 달러를 받고 어느 정도 기회가 보장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험난한 길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피츠버그 파이리츠 소속 배지환은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시범경기에 결장했다.
뉴욕 메츠 스프링캠프 초청선수로 참가 중인 최지만. |
뉴욕 메츠 스프링캠프 초청선수로 참가 중인 최지만(오른쪽). |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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