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반해도 제재가 없다니...' KBO 10개 구단 암묵적 '다 같이 지키자' 합의할까
입력 : 2024.03.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양재동=김우종 기자]
KBO(한국야구위원회)가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에서 ABS에 관한 미디어 설명회를 열었다. /사진=KBO 제공
KBO(한국야구위원회)가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에서 ABS에 관한 미디어 설명회를 열었다. /사진=KBO 제공
메이저리그 피치 클락을 시행하는 모습.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 피치 클락을 시행하는 모습. /AFPBBNews=뉴스1
올해 KBO 리그에서 가장 크게 바뀌는 부분은 아무래도 세계 최초로 도입한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 이른바 '로봇 심판'일 것이다. 또 시범적으로 운영되는 게 있으니 바로 피치 클락이다.

KBO는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에서 ABS에 관한 미디어 설명회를 열고 KBO 피치 클락 규정 및 규칙 변경 사항 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KBO가 야심 차게 세계 최초 로봇 심판을 도입하는 가운데, 피치클락은 일단 전반기에는 시범적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자칫 많은 변화를 한꺼번에 줄 경우, 자칫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는 상황. 이에 일단 ABS만 오는 9일 열리는 시범경기 개막전부터 도입한다.

다만 피치클락 규정 도입도 시간 문제라 할 수 있다. 경기 스피드를 끌어 올리기 위한 피치클락 규정은 사실상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인 흐름이다. 이미 메이저리그는 2023시즌부터 피치 클락을 사용하고 있다.

투수들은 주자가 없을 때 15초, 주자가 있을 때는 20초 안에 공을 던져야 한다. 또 타자들은 8초 이전엔 타석에 들어와야 한다. 효과는 확실하다. 메이저리그 9이닝 평균 경기 시간이 종전 3시간 4분에서 2시간 40분으로 약 20분 이상 단축됐다.

KBO는 메이저리그와 조금 다르다. 투구 간 시간제한은 주자가 누상에 없을 시 18초, 있을 시 23초를 각각 적용한다. 메이저리그보다 투수와 타자 모두에게 3초의 여유가 더 있는 셈이다.

또 타자와 타자 사이(타석 간)에는 30초 이내에 투구해야 하며, 포수는 피치클락의 잔여 시간이 9초가 남은 시점까지 포수석에 위치해야 한다. 타자는 8초가 남았을 때까지 타격 준비를 완료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시 수비 측에는 볼, 공격 측에는 스트라이크가 선언된다. 피치클락 규정의 적용을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타자의 타임 횟수는 타석당 1회로 제한된다.

KBO(한국야구위원회)가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에서 ABS에 관한 미디어 설명회를 열었다. /사진=KBO 제공
KBO(한국야구위원회)가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에서 ABS에 관한 미디어 설명회를 열었다. /사진=KBO 제공
지난해 12월 심판위원회의 1차 동계훈련 모습. /사진=KBO 제공
지난해 12월 심판위원회의 1차 동계훈련 모습. /사진=KBO 제공
KBO는 피치클락에 관해 '위반에 따른 제재를 적용하지 않고 구두 경고를 부여한다'고 밝혔다. 만약 위반하더라도 사실상 특별한 제재가 없는 셈이다. 그렇다면 비록 제재가 없더라도 KBO 리그 10개 구단 구성원들은 모두 피치클락 규정을 철저하게 준수할까.

이 부분은 사실 알 수 없다. 제재가 없기에, 위반을 하더라도 페널티를 부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따라서 결정적인 상황에서는 위반을 감수하고라도 플레이를 펼치는 팀이 나올 수도 있다. 또 그럴 때마다 심판은 구두 경고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자칫 경기 시간이 늘어질 수도 있다. KBO 관계자도 이 점을 인정했다. KBO 관계자는 "제재보다 전반기 시범 운영은 선수들의 적응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구성원들이 이를 지키지 않는다면, 그때마다 심판이 구두 경고를 하면서 경기 시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결국 어떤 팀은 철저하게 지키고, 어떤 팀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식이라면 곤란할 수밖에 없다. 최선은 10개 구단이 감독자 회의 등을 통해 '제재는 없다고 하지만, 우리끼리 서로 꼭 지킵시다'라는 암묵적인 합의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설사 누군가 불가피하게 피치 클락 규정을 위반하더라도, 불필요한 오해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어차피 언젠가는 모두가 적응해야 할 제도다. KBO 관계자의 설명대로 전반기는 '적응'의 시간이다. 벌칙이 없더라도 모두가 규정을 잘 준수해 경기 시간을 단축한다면, 팬들은 또 다른 의미의 큰 박수를 보낼 것이다.
KBO 피치클락 규정. /표=KBO 제공
KBO 피치클락 규정. /표=KBO 제공
KBO 피치클락 규정. /표=KBO 제공
KBO 피치클락 규정. /표=KBO 제공
KBO(한국야구위원회)가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에서 ABS에 관한 미디어 설명회를 열었다. /사진=KBO 제공
KBO(한국야구위원회)가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에서 ABS에 관한 미디어 설명회를 열었다. /사진=KBO 제공




양재동=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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