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2000명 만원 관중 앞 '빠던' 신고식, 한화가 찾은 '흥부자' 페라자…외인 타자 잔혹사 끝낸다
입력 : 2024.03.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최규한 기자] 한화 페라자. 2024.03.09 / dreamer@osen.co.kr[OSEN=대전, 최규한 기자] 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시범경기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4회말 1사 3루 상황 한화 페라자가 달아나는 우월 투런포를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2024.03.09 / dreamer@osen.co.kr

[OSEN=대전, 이상학 기자] 번개 같은 배트 스피드로 전광석화 같은 홈런을 폭발했다. 1만2000명 만원 관중을 열광시킨 요나단 페라자(26)의 홈런 한 방에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잔혹사도 씻겨나갈 기세다. 

지난 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삼성의 2024 KBO리그 프로야구 시범경기 개막전은 경기 시작 19분 전인 오후 12시41분에 1만2000석 전 좌석이 매진됐다. 주말 유료 입장이었지만 ‘돌아온 괴물’ 류현진 효과 속에 한화에 대한 기대감이 폭발했고, 암표까지 거래될 만큼 팬들의 관심도가 대단했다. 한화의 시범경기 매진은 김성근 감독 부임 첫 해로 폭발적인 이슈 몰이를 한 2015년 3월 7~8일 LG 트윈스전 이후 무려 9년 만이었다. 

1만2000석 만원 관중이 가장 크게 들썩인 순간은 4회말. 2-2 동점 상황에서 1사 3루에 들어선 페라자가 삼성 선발 이호성의 5구째 가운데 높게 들어온 142km 직구를 받아쳤다. 오른발 뒤꿈치를 살짝 든 토탭으로 타이밍을 맞춘 뒤 간결한 스윙에 강력한 몸통 회전으로 타구에 힘을 실었다. 비거리 115m를 날아간 타구는 우측 담장 밖을 넘어갔다. 한화의 6-2 승리를 이끈 결승 투런포.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했는지 타석에서 잠시 타구를 응시한 페라자는 1루 홈 덕아웃을 본 뒤 왼손으로 배트를 던졌다. 무표정으로 ‘시크한’ 배트 플립을 선보이고 베이스를 돈 페라자는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면서 홈 덕아웃에 들어왔다. 팀 동료들의 ‘침묵 세리머니’에 혼자 방방 뛰며 두 팔을 들고 만세를 불러 웃음을 자아냈다. 

[OSEN=최규한 기자] 한화 페라자. 2024.03.09 / dreamer@osen.co.kr[OSEN=대전, 최규한 기자] 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시범경기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4회말 1사 3루 상황 한화 페라자가 달아나는 우월 투런포를 날리고 홈을 밟은 뒤 노시환과 기뻐하고 있다. 2024.03.09 / dreamer@osen.co.kr

1회 첫 타석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이호성의 4구째 몸쪽 직구를 받아쳐 2루 쪽으로 강습 타구를 날렸다. 땅볼이었지만 타구 속도가 빨랐고, 삼성 2루수 류지혁을 맞고 우측 빠지는 안타가 됐다. 3회에는 중견수 뜬공 아웃됐지만 우중간으로 날카로운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날리더니 4회 결국 홈런을 터뜨렸다.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성공적인 신고식. 

경기 후 페라자는 “1분1초 경기의 매 순간을 즐겼다. 팬들 앞에서 경기를 할 수 있어 기쁘고 영광이었다. 이렇게 많은 관중들 앞에서 처음 경기를 했기에 더욱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힌 뒤 홈런 상황에 대해 “딱히 기다렸던 공은 없었고, 앞선 타석에서 투수의 공을 계속 봤다. 직구가 올 거라 생각했고, 와서 잘 맞았다”는 설명을 했다. 

페라자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때 7경기 타율 2할6푼3리(19타수 5안타) 1홈런 2타점 무볼넷 2삼진을 기록했다. 연습경기 초반에는 잠잠했지만 오키나와 2차 캠프 막판이었던 지난 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첫 홈런을 신고하더니 시범경기 첫 날부터 결승포를 폭발하면서 장타력을 보여줬다. 최원호 한화 감독도 “페라자가 홈런으로 장타 생산 능력이 있음을 확인시켜줬다”고 반색했다. 

[OSEN=대전, 최규한 기자] 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시범경기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4회말 1사 3루 상황 한화 페라자가 달아나는 우월 투런포를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며 기뻐하고 있다. 2024.03.09 / dreamer@osen.co.kr[OSEN=최규한 기자] 한화 페라자. 2024.03.09 / dreamer@osen.co.kr[OSEN=최규한 기자] 한화 요나단 페라자. 2024.03.07 / dreamer@osen.co.kr

불안 요소로 지적된 외야 수비도 현재까지 나쁘지 않다. 최원호 감독은 “공을 따라다니는 모습이 괜찮다. 송구도 중간 이상은 된다. 수비가 안 좋은 편이 아니다. 미국에선 오버 플레이를 많이 했다고 하는데 그런 부분은 코치들이 자제시키면 된다”며 페라자를 중견수로도 테스트하고 있다. 내야수 출신인 페라자는 “2020년부터 외야수로 뛰기 시작했는데 꾸준히 열심히 훈련하며 적응했다. 중견수로는 거의 뛰어본 적이 없지만 훈련 때 연습을 많이 했다. 조금 어렵지만 잘 적응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페라자의 남다른 에너지. 매 순간 흥이 넘치는 모습으로 분위기 메이커 역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극도의 부진 끝에 조기 방출된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는 내성적인 성격으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고, 덕아웃 분위기마저 가라앉게 했다. 대체 선수로 합류한 닉 윌리엄스도 얌전한 성격이라 분위기를 크게 끌어올리진 못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출신 페라자는 남미 선수 특유의 흥이 넘치는 스타일. 남들보다 활발한 에너지로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때로는 에너지가 너무 지나쳐 오버를 할 때도 있지만 이런 페라자의 성향 자체를 한화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는 “새로운 환경에서 팀의 에너지가 되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조금씩 배우면서 에너지 조절도 하겠다”며 배트 플립에 대해서도 “홈런이 나올 때마다 기회가 되면 계속하겠다”며 앞으로 화끈한 쇼맨십까지 예고했다.

[OSEN=대전, 최규한 기자] 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시범경기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4회말 1사 3루 상황 한화 페라자가 달아나는 우월 투런포를 날리고 홈을 밟은 뒤 더그아웃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2024.03.09 / dreamer@osen.co.kr[OSEN=대전, 최규한 기자] ‘돌아온 괴물’ 류현진 효과로 9년 만에 시범경기 매진을 이룬 한화 이글스가 1만2000명 만원 관중들에게 승리를 선사했다. 한화는 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6-2로 꺾었다. 경기를 마치고 한화 최원호 감독과 페라자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4.03.09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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