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돌아온 괴물’ 류현진 효과 속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시범경기 개막 2연전 모두 매진을 이뤘다. 경기는 패했지만 전체 1순위 신인 황준서의 성공적인 데뷔로 희망을 봤다.
1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범경기 개막 두 번째 경기가 오후 1시6분 전 좌석(1만2000석) 매진을 기록했다. 전날(9일) 시범경기 개막전에 이어 연이틀 만원 관중.
류현진 복귀로 한화에 대한 기대감이 폭발하면서 2015년 3월 7~8일 LG 트윈스전(당시 1만3000명) 이후 9년 만에 시범경기 연이틀 매진을 이룬 한화는 그러나 이날 경기를 삼성에 1-6으로 패했다.
삼성은 선발투수 이승민(3⅓이닝 무실점)을 비롯해 구원투수들까지 9이닝 무실점으로 투수들이 호투한 가운데 이적생 전병우의 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이어 9회에만 강민호의 솔로포, 김재혁의 투런포, 이성규의 솔로포로 홈런 3방이 터지며 전날 역전패(2-6)를 설욕했다.
한화는 비록 패했지만 특급 신인 황준서의 성공적인 데뷔로 큰 소득이었다. 2024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좌완 유망주 황준서는 이날 시범경기 데뷔전에서 3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을 안았지만 투구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1회 시작부터 좋았다. 삼성 1번타자 김현준을 상대로 초구 직구로 스트라이크 잡은 황준서는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주무기 스플리터를 몸쪽 낮게 떨어뜨려 헛스윙 삼진을 잡고 시작했다. 이어 김성윤도 스플리터로 2루 땅볼을 이끌어낸 황준서는 구자욱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데이비드 맥키넌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스플리터로 카운트를 잡더니 결정구로 헛스윙을 유도하며 강렬한 첫 이닝을 선보였다.
2회에는 첫 실점을 했다. 오재일을 우익수 뜬공 처리한 뒤 전병우에게 던진 2구째 스플리터가 높게 들어갔다. 좌익수 키 넘어 펜스를 맞는 큼지막한 2루타 허용하며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류지혁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이어진 1사 1,2루에서 김재성에게 2루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안타를 맞아 2루 주자 전병우가 홈에 들어왔다.
선취점을 내주며 이어진 1사 1,2루 위기를 추가 실점 없이 극복했다. 김영웅을 140km 바깥쪽 직구로 헛스윙 삼진 잡은 뒤 김현준을 스플리터로 또 헛스윙 삼진 요리했다. 볼카운트 2-2에서 피치 클락 위반으로 경고 받은 뒤 직구가 연이어 파울로 커트되자 7구째 스플리터를 결정구 삼아 이닝을 끝냈다.
3회에도 김성윤을 중견수 뜬공 처리한 뒤 구자욱에게 스리볼에게 던진 4구째 가운데 직구를 맞아 우측 2루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맥키넌을 유격수 땅볼, 오재일을 2루 땅볼 처리하며 득점권 위기를 정리했다. 4회 선두 전병우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장민재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4이닝 60구를 계획하고 마운드에 올랐는데 4회 첫 타자까지 57구로 프로 첫 공식 경기를 마쳤다.
총 투구수 57개로 스트라이크 34개, 볼 23개. 최고 146km, 평균 142km 직구(35개) 중심으로 스플리터(15개), 커브(7개) 등 3가지 구종 썼다. 제구가 좋은 투수답게 존을 크게 벗어나는 공이 없었고, 확실한 결정구 스플리터가 좌우 타자 가리지 않고 통했다. 평균 113km 느린 커브까지 섞으며 완급 조절을 하기도 했다. 전체 1순위 신인다운 잠재력을 보여주면서 5선발 경쟁을 이어갔다.
한화는 선발 황준서에 이어 4회 장민재가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뒤 5회에는 지난해 전체 1순위 신인 투수 김서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세트 포지션으로 일관된 투구 밸런스 유지에 집중한 김서현은 1이닝 1볼넷 무실점으로 안정감을 보였다. 김성윤을 2루 땅볼, 구자욱을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가볍게 투아웃을 잡은 김서현은 맥키넌에게 풀카운트에서 6구째 원바운드 직구로 볼넷을 내줬지만 오재일을 2루 땅볼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총 투구수 12개로 스트라이크와 볼 6개씩. 최고 152km, 평균 151km 직구(9개) 중심으로 체인지업(2개), 슬라이더(1개)를 던졌다.
이어 또 다른 5선발 후보인 4년차 좌완 김기중도 6회 올라와 2⅔이닝 3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다. 6회 2사 2루에서 김영웅을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끝낸 김기중은 7회 2사 2루에서 맥키넌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1실점했지만 8회 2사까지 추가 실점 없이 막았다.
총 투구수 43개로 스트라이크 26개, 볼 17개. 최고 144km, 평균 141km 직구(23개)에 커브(10개), 슬라이더(8개), 체인지업(2개)을 섞어 던졌다. 황준서에 이어 김기중까지 안정감을 보여주면서 유력 후보 김민우를 비롯해 한화의 5선발 경쟁 구도가 더욱 치열해졌다.
그러나 한화는 산발 3안타에 그친 타선 침묵 속에 1-6으로 패했다. 9회 황영묵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영봉패를 면했다. 잘 맞은 타구들이 삼성 호수비에 계속 걸리며 공격 흐름이 막혔다. 전날(9일) 결승 투런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한 스위치히터 페라자는 이날 우타석에 3번 들어서 3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한화 투수들도 잘 던졌지만 삼성 투수들이 더 잘 던졌다. 5선발 후보 중 한 명인 삼성 좌완 이승민이 3⅓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삼진은 하나도 잡지 못했지만 안정된 제구와 빠른 투구 템포로 맞혀 잡는 투구를 선보였다. 최고 142km, 평균 139km 직구(28개) 외에 슬라이더(8개), 커브(7개)를 구사하며 존재감을 보여줬다.
이어 장필준(1이닝 무실점), 이상민(1이닝 무실점), 이재익(1이닝 2탈삼진 무실점), 양현(⅔이닝 1볼넷 무실점), 김태훈(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우완 이승현(1이닝 1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이어진 구원투수 6명이 5⅔이닝 1실점을 합작하며 리드를 지켰다.
삼성 타선도 2회 전병우의 좌월 2루타, 류지혁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2루에서 김재성의 2루수 오른쪽에 빠지는 1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낸 뒤 7회 추가점을 올렸다. 1사 후 김성윤이 유격수 내야 안타에 이어 2루 도루를 했고, 맥키넌이 좌전 적시타를 치면서 2-0으로 달아났다.
9회에는 한화 좌완 필승조 김범수에게 홈런 3방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대타로 나온 강민호가 김범수의 초구 가운데 높게 들어온 146km 직구를 받아쳐 비거리 120m 좌월 솔로포로 장식했다. 이어 2루수 정은원의 송구 실책에 이어 김재혁의 좌월 투런포가 터졌다. 김범수의 2구째 몸쪽 낮은 132km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0m. 이에 그치지 않고 다음 타자 이성규도 좌월 솔로포로 백투백 홈런 만들었다. 김범수의 2구째 143km 직구가 가운데 몰리자 번개 같은 스윙으로 비거리 120m 홈런으로 연결했다. 김범수는 ⅔이닝 3피안타(3피홈런) 1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고전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키움 히어로즈에서 건너온 전병우가 2루타 1개 포함 5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주전 3루수 경쟁에서 앞서나갔다. 구자욱이 3타수 2안타, 김재성이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삼성 수비도 빛났다. 2루수로 선발출장한 류지혁은 3회 최재훈의 강습 타구에 뒤로 물러서며 바운드 캐치한 뒤 1루 송구로 아웃을 잡아냈다. 6회에는 1루 라인선상에 붙어 이도윤의 타구를 땅볼로 처리했다. 중견수 김성윤도 5회 문현빈의 우중간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하더니 임종찬의 정면 라인드라이브 타구도 침착하게 잡아냈다. 3루수 전병우도 5회 채은성의 안타성 타구를 잡고 한 바퀴 돌아 송구까지 깔끔하게 연결했다. 교체로 중견수 자리에 들어온 김지찬도 8회 하주석의 안타성 타구에 몸을 날려 다이빙 캐치하면서 호수비 퍼레이드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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