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이정후가 한 팀에서 다시? 美 매체도 바랐다 ''키움 시절 절친, 트레이드는 충분히 현실적''
입력 : 2024.03.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김하성.
김하성.
김하성(왼쪽)과 이정후.
김하성(왼쪽)과 이정후.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두 사람이 메이저리그(ML)에서도 한 팀에서 뛰면 어떨까. 그 그림을 바란 건 한국의 야구팬만이 아니었다.

미국 매체 블리처리포트는 12일(한국시간) 2024시즌 보고 싶은 트레이드 8건을 소개했다.

김하성의 샌프란시스코 트레이드는 그중 3번째로 뽑혔다. 블리처리포트는 "김하성이 샌프란시스코로 향할 경우 얼마나 많은 친숙한 얼굴들에 둘러싸여 있을지가 재미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2년간 김하성을 맡았던 밥 멜빈 감독이 샌디에이고에서처럼 관리하길 바랐다. 또 샌프란시스코에는 김하성의 한국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시절 절친인 이정후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하성과 이정후는 키움 시절부터 각별히 챙기는 선후배 사이로 유명하다. 김하성은 2014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29순위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했다. 이정후는 2017년 1차 지명으로 합류해 김하성이 2021년 메이저리그로 떠나기 전까지 4년간 한솥밥을 먹었다. 키움의 핵심 선수로 성장한 두 사람은 3년 간격을 두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이정후가 지난해 12월 샌프란시스코와 체결한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85억 원) 계약의 배경에 김하성이 있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4년 2800만 달러(약 368억 원)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로 향한 김하성은 한국인 야수에 대한 편견을 깼다. 지난해 152경기 타율 0.260,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49로 리그 평균 이상의 타격 성적을 낸 데 이어 한국인 최초 골드글러브 수상으로 미국 전역에 이름을 알렸다.

이정후 역시 샌프란시스코와 귀국 후 인터뷰에서 "나도 (김)하성이 형이 지난해(2022년)부터 정말 잘해줘서 그 덕을 봤다. 형이 이렇게 잘해놓은 걸 내가 놓칠 수 없다. 더 열심히 해서 한국 야구 선수들에 대한 인식을 계속해서 좋게 남기고 싶다. 그래야 많은 선수들이 도전할 수 있는 길이 생긴다. 앞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려 한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김하성(오른쪽)과 고우석, 이정후가 3일(한국시간) 김하성의 집에 모여서 바비큐 파티를 했다. /사진=이정후 개인 SNS
김하성(오른쪽)과 고우석, 이정후가 3일(한국시간) 김하성의 집에 모여서 바비큐 파티를 했다. /사진=이정후 개인 SNS
왼쪽부터 김하성, 최병용, 장현석, 최현일, 이정후. /사진=서밋 매니지먼트 공식 SNS
왼쪽부터 김하성, 최병용, 장현석, 최현일, 이정후. /사진=서밋 매니지먼트 공식 SNS

두 사람의 우정은 미국에서도 계속됐다. 비교적 가까운 거리의 두 사람은 쉬는 날 키움 스프링캠프를 방문하는가 하면 틈날 때마다 식사 자리를 함께하며 우애를 다졌다. 가장 최근에는 미국 서부 지역에 있는 한국인 선수들을 집에 초대해 식사를 하기도 했다. 김하성의 국내 에이전시 '서밋 매니지먼트'는 11일 공식 SNS 계정에 "오늘 김하성 선수가 샌디에이고 최병용 선수, LA 다저스 장현석 선수와 최현일 선수,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선수를 집에 초대해 함께 저녁 만찬을 즐겼다"며 몇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김하성을 샌프란시스코로 트레이드하겠다는 제안이 마냥 두 사람의 투샷을 보기 위함은 아니었다. 블리처리포트는 "(김하성이 가세한) 내야 수비로 인해 얼마나 많은 땅볼이 나올지 상상해 보면 정말 기쁠 것"이라며 "샌프란시스코 내야 왼쪽에는 총 5개의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유격수) 김하성과 (3루수) 맷 채프먼이 있다. 2루에는 타이로 에스트라다가 있는데 그는 지난해 OAA(Outs Above Average) 19개로 메이저리그 전체 2뤼를 차지한 선수"라고 설명했다.

OAA는 평균치에 비해 얼마나 많은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에스트라다가 골드글러브급 2루 수비를 지녔다는 이야기다. 얼마 전 매년 옵트아웃 권리가 있는 3년 5400만 달러(약 710억 원) 계약을 체결한 채프먼은 골드글러브 4회 수상의 명품 수비를 지닌 3루수로 유명하다. 여기에 2022년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 3인에 2023년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부문 수상자인 김하성까지 가세한다면 그야말로 그물망 수비가 완성되는 셈.

김하성.
김하성.
샌프란시스코 유격수 마르코 루시아노. /AFPBBNews=뉴스1
샌프란시스코 유격수 마르코 루시아노. /AFPBBNews=뉴스1

더욱이 샌프란시스코 유격수 자리는 아직까지 그들이 해결하지 못한 곳으로 남아있어 설득력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2일 각 구단별 주목해야 할 포지션을 꼽으면서 샌프란시스코의 구멍으로 유격수를 선정했다. MLB.com은 "샌프란시스코는 마르코 루시아노가 이번 봄에 유격수로 뛰면서 그 역할을 해주길 바랐다. 하지만 타격에서 슬로우스타트 기질을 보이고 있으며 수비에 대한 의문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40인 로스터 외 초청 선수이자 골드글러브 2회 수상자 닉 아메드가 공·수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루시아노는 올해 더 이상 개막전 유격수 우선순위가 아닐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사실상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김하성의 상황도 트레이드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였다. 김하성은 2025년 1000만 달러(약 131억 원) 규모의 뮤추얼 옵션(구단과 선수 모두 합의하에 이뤄지는 조항)이 있다. 그러나 이미 1억 달러(약 1314억 원) 이상의 계약을 따낼 수 있을 거란 평가를 받고 있어 FA로 나갈 것이 유력하다.

블리처리포트는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트레이드하는 건 충분히 현실적이다. 그는 2025년 뮤추얼 옵션을 거절하고 시즌 후 FA가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만약 샌디에이고가 우승 경쟁을 한다면 그를 곁에 둘 이유가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하지만 같은 서부지구 라이벌 팀인 샌프란시스코에 트레이드할지는 의문이다. 또 샌프란시스코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샌디에이고와 별반 다를 것이 없어 트레이드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설지가 변수로 꼽혔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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