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길준영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가 어린시절 우상인 스즈키 이치로(51)를 만났다.
이정후는 지난 1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시범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KBO리그 통산 884경기 타율 3할4푼(3476타수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OPS .898을 기록한 이정후는 한국 최고의 타자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이목을 끌었다. 2022년 142경기 타율 3할4푼9리(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OPS .996을 기록하고 타격 5관왕(타율, 출루율, 장타율, 타점, 최다안타)과 리그 MVP를 휩쓸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지난해에는 발목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했지만 86경기 타율 3할1푼8리(330타수 105안타) 6홈런 45타점 OPS .861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485억원)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두고 있는 이정후는 스프링 트레이닝 시범경기에서 7경기 타율 3할6푼8리(19타수 7안타) 1홈런 3타점 3득점 1도루 OPS 1.008로 활약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매체 MLB.com은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어린 시절 우상인 이치로를 생각하며 등번호 51번을 달았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마침내 어린시절 우상을 만날 기회를 얻었다. 밥 멜빈 감독이 이날 경기에 앞서 두 유명 외야수가 만날 자리를 마련했다”라고 이정후와 이치로의 만남을 조명했다.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통산 19시즌 2653경기 타율 3할1푼1리(9934타수 3089안타) 117홈런 780타점 1420득점 509도루 OPS .757을 기록한 전설적인 일본인 메이저리그 선수다.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2001년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골드글러브, 실버슬러거, 신인상, MVP를 석권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2004년에는 메이저리그 역대 단일시즌 최다안타 신기록(262안타)를 달성했고 올스타 10회, 골드글러브 10회, 실버슬러거 3회, 타격 타이틀 2회, 신인상, MVP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남겼다.
이치로가 시애틀에서 뛰었던 2003년과 2004년 시애틀 감독을 맡았던 멜빈 감독은 이정후와 이치로의 만남을 주선하며 “정말 멋졌다. 우리는 잠시 두 사람이 만날 수 있도록 준비를 했다. 이치로는 이곳에 찾아와 이정후와 만나줄 정도로 친절했다. 그는 환상적인 사람이다”라며 이치로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정후가 이치로를 만나면 할 말이 있었는데 잊어버렸다고 하더라”라며 웃은 멜빈 감독은 “이정후는 경기 준비 과정, 51번에 대한 자부심, 그밖에 다른 모든 것들에 대해 물어본 것 같다. 정말로 좋은 순간이다. 이정후에게도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정후는 “이치로에게 경기는 어떻게 준비를 하는지, 야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좋은 답변을 많이 들었고 이렇게 소소한 이야기를 나눈 것만으로도 정말 좋았다”라고 이치로와의 만남을 돌아봤다.
이치로는 현역시절 빼어난 타격능력과 안타생산능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정후 역시 KBO리그 시절 보여준 타격능력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멜빈 감독은 “이정후는 이치로와 비슷한 스타일이다. 51번을 달고, 리드오프로 나가고, 외야수로 뛴다. 그가 가장 많이 봐온 선수이고 그가 되기를 원했던 스타일의 선수다”라고 이정후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서 “그의 타격을 보면 생각보다 훨씬 파워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이치로와 비슷한 스타일이지만 뒷다리를 꽤나 잘 유지하고 강한 타구를 종종 만들어낸다. 얼마전 봤듯이 그는 시속 109마일(175.4km)짜리 타구를 날렸다. 나는 그가 우리가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이정후의 파워를 강조했다. /fpdlsl72556@osen.co.kr